공자님을 모시는 궐리사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화성궐리사지(華城闕里祠誌) 연혁에 보면 오산시 궐동에 소재한 ‘화성궐리사’는 정조 16년 (1792년) 칙령으로 창건된 공자의 사당입니다.

 

정조가 왕권강화책으로 신도시를 화성에 추진하는 시기에 수원지역의 고적을 탐사하던 중 중종대에 경기감사와 대사헌을 역임한 공서린 선생이 낙향하여 후학을 양성하던 서원임이 확인되었습니다.

 

이 같은 역사를 확인한 정조는 수원부사에게 명하여 사당을 건립하게 하고 공자의 유상을 보내 봉안하도록 하였으며 ‘궐리사(闕里祠)’라는 이름을 하사하였습니다.

 

 

봄가을에는 국왕의 이름으로 제사를 올리고 국왕이 친히 축문과 이름을 써서 지방관에게 주어 초헌하도록 명하였고 공씨 후손 중에 행실이 높은 자를 아헌, 종헌으로 삼았습니다.

 

궐리사는 書院(서원)입니다. 闕(궐)이란 중국 곡부(산둥성)의 지명으로 공자의 고향을 일컫는 말입니다. 일반 서원이 사립학교라면 궐리사는 왕립(국립)학교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요즈음의 공립 중고등학교라 할 수 있습니다.

 

십수년 전부터 궐리사에서는 교육사업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서예, 경전, 민요, 다도, 우리 춤, 사군자, 대금반이 요일별로 운영됩니다. 학생교육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여름과 겨울방학에는 60명 내외의 학생들이 다양한 예절과 시서화를 배우고 있습니다.

 

공서린 선생과 생사의 인연을 간직한 은행나무는 공자상 쪽에서 바라볼 때 더더욱 우람합니다. 그 옆 은행나무는 수령 500년까지 추정한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로 오랜 세월 풍상을 견디며 궐리사를 지켜왔습니다. 공자상은 중국 곡부市에서 기증하였는데 높이 3m40㎝이고 무게는 8t입니다.

 

공부자성적도(孔夫子聖蹟圖)는 성모 안씨의 니구산 기도에서 시작하여 공자님께서 영면하실 때까지의 행적을 골라 뽑아 그림으로 설명한 책입니다. 이 자료를 52폭 병풍(26m)으로 제작하여 보관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기록인 기네스북에 올려볼 만한 명품이라 생각됩니다.

 

지난 5월 초에 춘기석전(春期釋奠)이 궐리사에서 열렸습니다. 국내 사정으로 행사는 축소되었지만, 오산, 화성, 안성 지역에서 유림이 참석하시고 도유사, 부도유사, 총무도유사들이 석전대제를 진행했습니다.

 

이는 공자가 남기신 인의도덕의 이상을 근본 삼아 효제충신(孝悌忠信)의 실천, 수제치평(修齊治平)의 도리를 천명함이 목적이라 합니다. 참석하신 분들 모두가 자부심이 높아 보였습니다. 경건하고 겸허하게 절하며 예를 올렸습니다.

 

오산시궐리사는 논산의 노성궐리사(시도기념물)와 함께 국내에 단 2곳뿐이라고 합니다. 오산시 궐리사는 소중한 문헌, 역사적인 그림과 사료들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긴 세월 역사 속에서 이만큼 보존되고 관리되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이처럼 소중하고 희소성이 높은 문화재가 ‘지방문화재’로 관리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국가가 관리하고 국가사적에 등록(편입) 되었으면 하는 개인적 바람입니다. 특히 ‘문화재채권’을 발행해서라도 반듯하고 안전하게 화성궐리사와 논산시 소재 노성궐리사를 온 국민이 함께 힘을 모아 보존해야 할 것입니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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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