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평화통일의 시금석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 남북평화통일의 試金石(시금석) ▨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을 맺으면서 파주시 점동면에서 강원도 고성군 명호리까지 248㎞를 군사분계선으로 정하고 각각 2㎞씩 물러나면서 북방한계선과 남방한계선을 그어 놓았지만 아마도 통일의 밀알처럼 정전협정 부칙에 의해 2개의 마을을 비무장지대 안에 뒀다.

 

 

최근 개성공단 근로자들의 숙소로 이용되는 기정동 마을과 대성동마을이 ‘자유의 마을’로 마주하고 있는 것이다. 기정동마을은 레이건 대통령 방문 시 ‘촬영장 영화세트 같다’는 말을 들었으나 2003년으로 마무리되고 이제는 실생활에 이용되는가 보다.

 

그런데 70년의 세월이 이렇게 속절없이 흐르고 보니 국토를 가로 지른 DMZ(Demilitarized Zone)는 없어져야 할 대상이면서 또 지켜내야 할 대상이 됐다. 살아있는 냉전사의 현장이자 자연생태계의 보고인 이곳이 미국 타임지에서 ‘아시아에서 가 볼 만한 곳 25개소’로 선정돼 세계인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Joint Security Area)로도 유명한 현장도 이곳에 있다.

 

하지만 이곳에 북한 도발의 현장인 제3땅굴이 있다. 휴전 이후 북한의 도발이 제4땅굴까지 이어지고 남침용 땅굴이 더 있을 수 있다는 추론도 가능하단다.

그리고 오후 2시께 도라전망대에서 바라보니 우리 측 기업인, 근로자의 행렬로 보이는 차량이 한 줄로 내려온다. 임진강 양쪽 뚝을 막고 있는 철책과 초소가 촘촘하게 가슴을 메운다.

 

행정자치부가 주관한 통일마인드 제고를 위한 1박 2일 행사가 적기에 마련돼서 다행이고, 참가한 일원으로서 큰 보람을 느꼈다. 통일에 대한 필요성과 그 방법에 대해 전문가의 강연을 들었다.

평화통일의 필요성은 물론 우리가 겪고 있는 고령화, 자원 문제에 대한 해법을 이해했다. 특히 분단으로 인한 국제사회에서의 디스카운트 문제도 명확히 알게 됐다.

 

정재근 행자부 차관님의 명강의도 멋졌다. 칭찬하는 공직을 강조하시고, 작곡가의 음악을 더 깊이 이해하고 멋지게 연주하는 연주자가 바로 공직자임을 설명해 주셨다. 법령을 집행하는 공무원들의 유연한 판단은 참으로 중요해 보인다.

젊은 병사들이 이끌어 간 나라사랑 콘서트는 조국과 민족, 애국·애족의 기운을 다시 북돋아 주는 참으로 좋은 기회였다. 천안함 폭침으로 전사한 병사의 어머니가 써 주신 글에 곡을 붙여서 병사들이 노래한다.

 

군가를 함께 부르고 한국전 이후 보병 제1사단의 전통을 이어간다는 젊은 병사들의 다짐이 대견하기만 하다.

우리 사회의 젊은이들이 통일에 대한 관심이 낮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병사들의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 우리의 젊은이들이 조국과 민족, 그리고 대한민국의 통일을 향한 열정이 크게 올라갈 것을 확신하게 됐다.

 

영화 ‘국제시장’을 뒤늦게 본 것도 특별 보너스였다. 보도를 통해 들은 것보다 2시간 풀타임을 감상하면서 이번 프로그램에 이 영화가 선정된 이유를 확실히 이해했다.

흥남 철수 당시 미군 지휘관의 고민, 생사를 가르는 이별, 부산 국제시장에서의 생활, 서독 광부와 간호사의 검은 컬러와 흰색이 겹치면서 가슴속 뭉클함을 끌어냈다.

 

특히 흥남에서 잃어버린 여동생이 TV 이산가족 찾기 프로그램에 나와서 영어로 말하며 피난 당시 한쪽 팔뚝이 끊어져 나간 저고리를 펴는 순간 참아왔던 눈물이 나고 말았다.

금요일에 시작해 토요일 점심에 마무리하는 일정도 절묘하고 1박 2일 동안 애써 주신 관계 공무원, 운전기사님, 급식을 해 주신 분들에게 감사말씀을 드린다. 경기관광공사가 리모델링한 캠프 그리브스 체육관의 유스호스텔도 이색적인 숙소였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이처럼 밝고 희망차며, 이 힘을 바탕으로 평화적인 남북통일이라는 역사적 대업에 이 시대 젊은이를 포함한 국민 모두가 참여할 것을 제언한다. 우리 모두가 남북통일의 시금석이 돼야 하는 것이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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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