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시청을 떠나며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존경하는 곽상욱 시장님과 사랑하는 600명 동료 공무원 여러분의 사랑과 관심을 듬뿍 받으며 함께 일한 것이 얼마 전 같은데 어느새 1년 일곱 달이 지나갔습니다.

 

공직에서 1년은 참으로 귀중한 근무단위라고 생각합니다. 1년 7개월이면 결코 짧지 않은 소중한 나날이라 할 것 입니다. 그런데 저에게 있어서 우리 시에서의 공직 기간은 불과 수개월처럼 참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저는 이제 좀 다른 곳에서 색다른 업무를 하게 되었습니다만 우리시 오산시에 근무하면서 만난 모든 분들은 제 평생 내내 행복하게 기억할 것입니다.

 

 

젊은 도시, 교육도시, 활기찬 변화 행복도시 오산에서 제 마음이 젊어지고 정신이 맑아지고 행동까지 어려진 것 같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근무하면서 작은 변화를 하고자 이런저런 노력을 해 보았습니다. 회의실을 편리하게 개선하고 주차장에 지름길 동선을 만들고 여러분이 근무하시는 사무실에 가서 함께 대화를 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現答(현답)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뜻으로 쓰여 집니다. 사무실에서 페이퍼만 보아서는 현장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지도상으로 본 ‘서울대병원부지’는 그냥 땅으로 보였습니다만, 현장에 가본 ‘외삼미동 시유지’는 참으로 좋은 자리를 잡고 있는 우리 시의 자산임을 알게 됩니다.

꿈두레 도서관에 들어가지 않고서 도서관에 대하여 논할 수 없으며, 환경사업소 에코타워에 올라서야 오산천의 진면목을 볼 수 수 있습니다.

 

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오산의 역사에 대해 아는 체를 했습니다. 역사적으로 청동기 시대에 만들어진 수준 높은 고인돌이 외삼미동과 세교지구에 있습니다. 과거부터 우리시는 살기 좋은 고장이었다는 증거입니다.

백제시대에 축성된 독산성은 조선시대에 석성으로 개축되었고 임진왜란을 맞아 권율장군의 지혜로 ‘세마대’라는 역사의 현장으로 탄생합니다. 권율장군은 다음해에 행주산성에서 행주대첩을 승전으로 이끌었습니다. 진주대첩, 한산도대첩과 함께 임진왜란 3대첩입니다.

궐리사는 정조대왕과 인연을 맺어 賜額懸板(사액현판)을 받았고 현재까지 예의와 충효를 가르치는 왕립학교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궐리사와 함께해온 400살 은행나무는 앞으로도 오산시의 미래를 지켜주는 수호신이 될 것입니다.

 

1950년 7월5일 오산 죽미령전투는 ‘UN군 초전지’이고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켜낸 성지입니다. 시민 모두의 자긍심을 바탕으로 더욱 발전시켜 자유, 평화, 민주주의를 이어가는 세계적인 명소가 되도록 우리 공직자 모두가 시민과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지난 1년 반을 회상해 보면 참으로 자랑스러운 일이 많았습니다. 우리는 올해 경기도에서 유일하게 평생학습 도시로 선정 되었습니다. 지방자치단체의 장이신 곽상욱 시장님께서 직접 브리핑을 하시고 전면에 나서신 결과 입니다.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평가에서 2년 연속 최우수를 받았고 여러분의 노력 덕분에 중앙단위 강사로 초빙되었고 양평군과 원주시에서 ‘600여 오산시 공직자가 함께 이룩한’ 청렴을 전달했습니다. 그리고 참으로 의미있는 일은 우리시 공무원 모두가 자신감, 자존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일입니다.

생각보따리, 신규공무원 연구모임, 시정의 미래에 대한 여러분의 제언, 각종 시책에 대한 수준급의 제안 등으로 오산시의 행정이 날로 달로 업그레이드되었다는 사실 입니다.

 

스스로 일을 찾아내고 만들어서 추진하는 사례는 무수히 많습니다. 쉽지 않을 듯한 일에도 일단 도전하는 여러분의 모습이 자랑스럽습니다.

우리 공무원은 슈퍼맨입니다. 영화주인공 슈퍼맨은 위기 때마다 어디에선가 나타납니다.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면 곧장 사라지니 칭찬할 겨를도 없습니다.

 

다행히 진정기미를 보이고 서서히 잡혀가는 메르스 상황에서 공직자 여러분이 살신성인 하시는 모습은 시민들에게 큰 감명을 주었습니다. 자택 격리자를 담당하는 인원차출 시에 주무팀장 전원이 자원하여 참여한 것은 큰 자랑이며 후배 공직자에게 큰 귀감이 될 것입니다.

또한 지난 5월28일부터 부터 현재까지 흔들림 없이 상황에 임하는 공무원 여러분과 보건소 동료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평일은 물론 토요일, 일요일에도 늘 그 자리를 지키고 시민을 위해 자신을 내려놓은 모습이 감동을 줍니다.

 

존경하는 오산시 600명 가족 여러분! 우리는 더 큰 도시, 살기 좋은 고장으로 오산시를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사명을 안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수도권 남부의 거점 오산시, 대한민국의 중심지가 되도록 조금 더 고민하고 노력하고 힘을 모아야 하는 임무가 있습니다.

이 과업을 달성해야 하는 역사적 소명을 받은 우리에게 조직은 소통과 협력과 양보를 요구합니다. 작은 일이든 큰 사업이든 창의적인 생각으로 구상하고 적극적인 자세로 실천하고 집행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문영근 의장님과 여섯 분 시의원님의 지원을 받아 시정은 더욱 발전할 것입니다. 늘 현장에서 시민들과 호흡을 함께 하시는 의원님들의 指導鞭撻(지도편달)은 바로 ‘현장에 있는 답’(現答)이라고 우리 모두는 생각합니다.

또한 각 부서에서 함께 모시고 일하는 사회단체장님과 회원님들의 소중한 의견을 적극 수렴하여 시정에 반영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몇 차례 말씀 드렸습니다만 각 과에서 처리한 일이 과의 입장에서는 빈틈이 없이 처리하였을 것이지만 局(국) 단위로 판단하고 시정 전반으로 나가면 잘잘한 틈새와 2% 부족함이 보이게 마련입니다. 이 틈새 부분을 채우고 부드럽게 마감하는 역량을 보여주는 행정적 소프트가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크든 작든 부서 간에 소통하고 간부들이 상호 논의하는 대화의 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매주 금요일 간부회의도 이런 컨셉(concept)으로 운영되면 보다 효율적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오산시 가족 여러분! 저는 다른 부서에 가서 일하게 되었습니다만, 공직기간은 물론 퇴직 이후에도 우리시 오산시에서 근무한 나날들을 기억하고 오산시 발전을 위한 작은 노력을 지속하고자 합니다.

여러분의 공직 생활의 발전을 기원합니다. 가족과 함께 건강한 가정을 이끌어 가시기 바랍니다. 여러분과 함께 해서 참으로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2015. 7월에 인사드립니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프로필 사진
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