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집에서 만난 행복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참으로 오랜만에 돌집풍경을 보았습니다. 요즘에는 디지털 카메라가 일반화되었고 사진을 인화지에 뽑지 않고 파일로 관리하면서 영상을 만들어 손님들에게 보여줍니다.

물론 돌잔치 장소인 뷔페장 주변에 아기의 사진과 소품을 별도로 진열하였더라구요. 참 부러웠습니다. 아기의 1년 동영상을 보고 한번 더 행복했습니다.

 

 

우리 부부의 젊은 시절이 떠올라 더욱 기분이 좋았습니다. 지금은 세월이 흘러 대학생이 된 아이들 어려서 목욕시키고 재우고 옷 갈아입히던 기억이 새록 새록합니다. 정말 그때가 행복한 시절이었음을 미리 알았으면 더더욱 행복스럽게 그 순간들을 만끽하였을 것입니다.

 

우리가 숲에 가서 이 공기가 몸에 더 좋다는 것을 알기에 여러 번의 심호흡을 합니다. 어느 순간이 나에게 더할 나위없이 행복한 순간임을 그때 바로바로 알아야 하는데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흐른 뒤에야 ‘아! 그때가 행복이었구나!’하고 알게 됩니다. 세월이 흐른 뒤에 약간 김이 빠진 듯한 행복을 느끼게 되는는 것은 참 야속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런 행복이 나에게도 있었다고 느끼는 것 또한 행복한 일입니다. 그전의 힘들었던 기억을 씻은 듯이 잊어버리는 것입니다. 식사 중에 옷에 물방울이 튀어서 마음이 조금 불편했었는데 집에 오는 길에 소나기를 만나 온몸이 젖어버린 후에는 식사중 물방울이 튄 것은 일도 아니었습니다.

 

과거 아이들을 4남4녀 낳던 시절의 어머니는 매번 출산의 고통이 달라지지 않고 똑같다는데 둘째, 셋째....... 여덟째를 낳으시고도 늘 행복해 하십니다. 열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없다는 말씀은 둘을 더하여 5남5녀를 낳으시겠다는 의지이신가봐요.

 

오늘 돌잔치를 둘러보니 친구의 득남과 돌잔치를 축하하러 온 동료 여성들 중에 미혼이 몇 명 있더군요. 이런저런 사정이야 있으시겠지만 돌잡이가 국회의원, 지방의원, 판사, 아니면 최소한 위원장은 되겠다고 의사봉을 들고 끝까지 놓지 않고 손님사이를 오가며 자랑을 할 때 많이 부러우셨겠습니다. 나도 저 아기처럼 예쁘고 자랑스러운 아기를 낳아야 하는데 하고 말입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돌집을 오게 되어서 기쁩니다. 정치인을 비롯한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우리 사회의 힘이 출산이라는 사실을 많이 강조하십니다만 정작 아기를 낳을 젊은이들의 공감을 얻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저출산 고령화를 걱정하시는 분은 출산과는 무관하시고 곧 고령화되실 분들 뿐입니다.

 

그래서 방송에 대학생 부부 아기 키우기 좌충우돌이 방영됩니다. 드라마에서는 출산과 직장생활이 어떻게 연결되어야 하는지 하는 고민과 함께 그 문제점을 이 사회에 던져줍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젊은이들이 더 많은 예쁜 아기를 많이 낳아서 기성세대들이 토요일 점심에 돌집에 모이는 행복의 기회를 더 많이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돌집, 백일집에 가는 것이 참 행복한 일이 되는 사회적 프로젝트를 누군가가 만들어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프로필 사진
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