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하길 다행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살다보면 ‘그만하길 다행이다’라는 말을 듣는다. 어떤 일을 거기까지만 진행한 것이 잘된 일이라는 이의미로도 들리지만 대부분은 더 나쁜 상태까지 갈 수도 있었는데 그쯤에서 멈춘 것이 다행이라는 의미로 많이 쓰인다. 예를 들어 교통사고가 낫지만 접촉사고 수준인 경우에 쓰일 수 있다.

 

 

또는 교통사고로 찰과상을 입었다면 팔이 부러지지 않아 다행, 왼팔이 부러졌다면 오른팔은 성하니 일상생활에 불편이 덜하다고 할 것이고 다리는 성하여 걸어 다닐 수 있어 ‘그만하길 다행’이라 할 것이다.

더 나아가서 다리가 부러졌다면 단순골절, 복잡골절을 말할 것이고 허리가 성하니 다리 아픈 것은 시간만 지나면 될 일 아니냐면서 위로를 한다.

그런데 이 같은 경우 우리는 두 가지 생각을 할 수 있다. 먼저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하여 긍정적인 생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에서는 편리하고 필요하다. 돌이킬 수 없는 일에 대하여는 후회하고 원망하고 따지는 일이 무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이나 다른 이에게 발생하는 일과 사건들을 운명적으로만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운명을 타개해 나가려는 의지는 사라지고 매사에 맹종하게 되는 문제가 나타날 것이다.

따라서 이 정도로는 안 되겠다든지 이보다 더 높은 수준의 작품을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도전하고 노력하고 운명에 대항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특종이니 세상에 이런 일이니 하는 제목으로 TV에 나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면 10년, 20년, 그 이상을 매일매일 노력한 결과가 대부분이다. 범인들의 생각에는 도저히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해낸 것이다. 돌을 모아 성을 쌓고 성냥개비로 거북선을 만든다.

뿐만 아니라 심각한 장애를 극복하고 인간승리를 이끌어낸 사례를 우리는 자주 보게된다. 평범한 아빠가 장애아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 철인3종경기에 도전하고 두팔다리가 없는 선천장애를 극복하고 수영을 하고 강연을 하고 아름다운 아내를 맞이한 외국사례도 있다.

 

우리는 사지가 충분하면서도 오체불만족에 미달하기도 한다. 역설적으로 팔다리 성한 것이 너 자신을 게으르게 하는 것은 아닐는지 반성해 볼 일이다.

오늘 아침 스스로 정해놓은 운동계획에 대하여 마음속으로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있다면 휠체어 타고 집 밖으로 나오는 데만 1시간이 걸리는 저 중증장애인의 운동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아야 한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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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