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늘 신세를 지는군요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저승사자와 사신은 25㎝ 간격으로 우리를 스쳐 지나간다.” 고속도로에서 다른 버스와의 아슬아슬한 곡예운전이 무섭다는 변우량 교수님의 강의내용이다.

변 교수님은 또 “깊은 산속 높은 교량에서 사고가 나서 아슬아슬하게 걸쳐있는 모습을 같은 회사 다음 버스안에서 바라보아야만 했다.”고도 했다.

 

 

변 교수는 출장지에서 돌아오기 위해 버스정류장에서 줄을 서 있는데 조금 앞에서 어느 청년이 새치기를 하는 것을 목격했다. 하지만 참 바쁜 일이 있으려니 하면서 눈감아 주었고 순서대로 타다 보니 교수님 앞에서 정원이 마감되고 다음 버스를 타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 새치기 청년까지 태운 앞 버스가 저렇게 교량 난간에 대롱대롱 위태로운 지경을 맞이한 것이다.

어떤 대학교수가 조금 빨리 보직교수가 되었는데 거기에는 약간의 개인적인 청탁이 있던 것으로 대부분 알고 있었다고 한다. 보직교수가 된 지 몇 주 만에 전국 대학 회의가 열렸고 보직교수로서 참석하게 되었는데 그가 탑승한 헬기가 안개 속에서 무리하게 운행하다가 산 중턱에 충돌하여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다고 한다.

 

1981년에 창문너머로 들은 이야기인데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는 이유는 당시에 교수님의 강의내용이 창밖의 젊은이의 가슴에 강하게 와 박히는 명언이고 공감되는 말씀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사람들 모두는 남녀노수 할 것 없이 3억의 경쟁 속에 태어난 것이다.

태어나서는 수 십년 동안 수 만번 차 길을 건너고 물가를 지난다. 교수님 말씀대로 죽음의 그림자가 늘 우리 주변에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도 빠르다는 지구의 공전과 자전, 우주속의 운석과 태양의 흑점활동 등에 의한 자외선을 평생 받으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즉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길에는 수없이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물론 행운도 많아서 행복하게 살아가겠지만 인간은 어쩌면 불행을 쉽게 느끼고 행복은 나중에 알게 되는 원죄를 가지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많은 이들의 도움을 받는지 알아야 한다. 하루를 지내면서 돌이켜 생각해 보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전기불을 켜는 것은 밤새워 전력을 생산하고 공급하는 사람들과 설비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새벽 4시에 신문을 가져오는 청년 학생(요즘은 아파트 부녀회원)이 있고 가스 회사에서는 한밤중에도 도시가스를 가가호호에 공급해 준다.

밤을 새워 우리를 지켜준 경찰, 소방관, 전후방의 장병들도 생각해야 한다. 비가 오지 않아 가뭄을 걱정하는 농민, 상인, 공무원, 수공 관계자도 있다. 국무총리께서 화성시 논에서 양수기로 물을 대는 것을 TV를 통해 보면서 농민들은 우리가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을 것이다.

 

우리는 인간으로부터, 자연으로부터 평생 신세만 지고 산다. 늘 감사해야 할 대상이 이렇게 많다. 여기서 언급하지 못한 ‘감사해야 할 일’이 얼마나 많을까?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 세상의 모든 일에 감사합니다. 이번 주 KBS-2TV 게그콘서트 감사합니다 코너는 무슨 주제로 할 것인지 궁금하다.

그리고 지금도 변 교수님의 행복강연이 어디에선가 계속되고 있기를 소망해 본다. 참으로 구성진 목소리의 강연을 다시한번 듣고 싶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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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