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와 소음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 앉아서 생각하면 글이 나오는 것은 아니라 하고 그래도 글을 쓴다고 자부한다면 자신의 존재가치를 위해서도 글쓰기가 어렵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글을 쓰는 일은 힘든 것은 아니지만 쉽지도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사실 써놓고도 세상에 내놓기가 어려울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이 글을 나의 생각을 쓴 것이요 하면서 사람들에게 보인다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젊은 시절 언론사와 수시로 연결하면서 글을 써서 신문에 기고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참으로 겁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얕은 생각과 부족한 지식으로 수많은 독자들이 보게 되고 후대에 자자손손 역사에 남을 신문인데 설익은 생각과 척박한 의견을 제시한 것이 송구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글쓰기가 겁이 나는 것을 보니 조금 나이가 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른바 철이 든다는 말은 계절을 알지 못하는 '철부지'가 아니라 시와 때를 아는 '철을 안다'는 의미로 생각합니다.

정말로 철부지 시절에는 세상의 모든 것이 청춘을 위해 존재하는 듯 생각했습니다만 돌이켜 곱씹어 보니 이 세상은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에서 연결되어 3.1정신과 8.15와 6.25와 근세의 수많은 격동의 역사로 이어져 온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2017년 현재의 혼란도 그 역사 속에서 보면 있을 수 있는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역사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미래만을 내다볼 것이 아니라 역사의 흐름과 현재의 모습, 그리고 미래에 우리가 나갈 방향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생각하고 연구하고 그 결집된 의견을 바탕으로 실천하는 국민적 화합과 존경과 사랑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고난은 발전의 토양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힘들게 자란 묘목이 산 정상부근의 힘든 땅, 척박한 토양에서도 잘 자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우리의 역사와 삶과 인생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고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 이곳, 나만의 공간에서 떠오르는 생각과 상상의 나라를 여행하는 들뜬 봄날의 아침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 세상을 살면서 누군가의 잔소리를 듣기 싫으실 것입니다. 그런데 그 잔소리가 그리워질 날이 있다고 합니다. 남편의 코고는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드는 아내는 출장 간 남편 덕에 편안히 잠을 자는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 달라진 환경으로 인해 잠을 못 이룬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점심을 먹는데 200명은 넘는 손님들이 주문하고 배식 받고 빈 그릇을 반납하는 소음 속에서 음식이 나왔다는 메시지로 생각되는 알림음이 5초마다 울립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오신 분들은 차를 타고 어디를 가시는 분들이니 부족한 시간을 쪼개어 점심을 먹으로 왔으므로 자신의 번호표를 들고 주문한 음식코너 전광판에 내 번호가 나오기를 간절히 소원하며 기다리고 있는데 굳이 소음에 가까운 알람을 울릴 필요가 있을까 생각합니다.

 

더구나 6개가 넘는 음식코너에서 각각 울리는 알림음이 손님들의 배식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요. 5분에 한번 정도 울리는 알람이라면 몰라도 5초마다 여기 저기에서 음식 나왔다고 울려대는 의미없는 알람은 음식이 나왔다고 반갑게 알려주는 희망의 메시지가 아니라 식사중인 손님, 대기 손님 모두에게 불필요한 알람이고 오히려 스트레스를 주는 소음이 되고 있습니다.

버스에 승차하면서 카드를 찍고 내릴 때 또 한번 찍어야 추가요금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는 참으로 중요합니다. 그런데 내리면서 한번 찍고 혹시나 해서 한 번 더 카드를 찍는 경우에 나오는 메시지는 '이미 처리 되었습니다'라면서 약간은 따지는 듯 한 기계음이 나옵니다.

이 또한 처음 내린다는 카드체크 시에 '삑'한 것처럼 혹시나 해서 확인사살 개념으로 한 번 더 찍더라도 역시나 '삑'하고 알려주었으면 합니다.

 

학생 청소년은 '삑삐'로 알려줍니다. 성인과 청소년 카드가 다르기에 다르게 나는 효과음입니다. 이는 필요한 일이겠지만 내릴 때 한번 두 번 세 번을 찍어도 역시나 기계음은 '삐'로 통일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하나 더 있습니다. 마트에 가면 작은 스피커로 생선, 고기를 판다는 광고를 합니다. 그냥 오신 손님과의 대화가 라이브로 생중계됩니다. 특별한 권력이 있는 코너인지 주인이어서 특별히 마이크를 써서 판촉을 하시는 것인지, 아니면 코너별로 돌아가면서 확성기 쓰는 시간이 정해져 있는가는 모르겠으나 손님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불편한 소음입니다.

평온하고 조용하게 쇼핑을 하고 싶은 권리를 빼앗지 마시고 공정거래를 하시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우리의 삶속에 불필요한 음향이 있다면 서로서로 양보하고 조절해서 다수가 평온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데 동참하고 힘을 모아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프로필 사진
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