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편성과 집행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예산업무에 종사하다 보니 새로운 용어, 중요한 규정에 접하게 되었고 이를 모아보니 작은 책자가 되었습니다. 이른바 예산용어집을 만들었습니다. 정말 바쁘게 일하다 보니 1권 보존을 했어야 하는데 지금 집어디에도 그 자료집이 보이지 않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만 이 자료집을 보고 참고하여 공부하고 도움을 받았다는 동료, 후배 공무원들의 격려를 조금 들은 바 있습니다.

 

 

그 내용을 회고해 보면 예산의 구분, 계속비, 명시이월, 사고이월, 예비비 등에 대한 설명입니다. 예산안의 편성, 심의, 의결, 집행의 과정을 설명하였습니다.

예비비란 예측하지 못한 지출 수요에 충당하기 위하여 일반회계 예산의 1% 범위내에서 정하도록 한 예산입니다. 예비비 지출은 집행부에서 하고 차기 의회에 보고하여 승인을 받도록 하였습니다.

 

지방재정법 제43조(예비비) ①지방자치단체는 예측할 수 없는 예산 외의 지출 또는 예산 초과 지출에 충당하기 위하여 일반회계 예산 총액의 100분의 1 범위 내의 금액을 예비비로 예산에 계상하여야 한다.

명시이월과 사고이월은 논의, 논쟁사항이었습니다. 예산을 편성하였는데 당해연도에 원인행위를 하지 못한 사업을 예산서에 표기하여 이월하는 것을 명시이월로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사고이월은 올해예산으로서 계약하여 집행하고자 하는데 아직 납품등 집행처리를 완료하지 못한 경우 다음 해에 그 과정을 마무리하는 이월예산이라고 설명합니다.

행정사정, 기타 대내외적 사유로 집행을 못한 것을 다음 회계연도로 이월하여 마무리하도록 하는 예산 회계연도 독립의 원칙을 벗어난 예외규정입니다.

 

계속비는 5년이내 장기공사 사업을 미리 지방의회의 의결을 받아 집행하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대형공사, 도로, 청사건립, 문화예술회관을 지으려면 최소 3년에서 5년이 소요되므로 그 재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예산서에 계속비로 의결해 두는 것입니다.

실제로 시군지역에 대형 도로 건설공사가 수년째 중단된 것은 예비비로 하지 못하였거나 정부의 건설사업비 지원이 끊어진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더구나 국회의원 임기는 4년인데 5년짜리 공사를 이어가려면 재선을 해야 하나 다음 선거에서 낙선하여 추진동력을 잃은 경우라 보겠습니다.

또는 정부예산 사업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므로 공사가 중단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수원시내 지하철 공사가 지연되면서 택시 사장님들 사이에서는 정부에 대한 이런저런 비판이 있었습니다.

지하철 공사로 길이 좁아져서 택시영업에 차질이 있고 동시에 이 공사가 완료되면 택시손님이 줄것이라는 양면적 걱정을 하면서 정부를 비판하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

 

예산은 삭감하면 다른 곳에 투자액이 늘겠지만 그 자금의 이동경로를 알 수는 없는 일이니 예산확보는 투쟁의 산물이라 했습니다.

로비를 통해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행정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되었습니다. 그 당시의 이야기입니다. 요즘에는 예산확보를 하려는 노력이 전과같지 않고 오히려 예산 적은 부서를 선호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예산을 확보하고 시군에 사업비를 교부하고 출장가서 현장지도를 하던 그시절 용맹스런 공무원의 모습을 최근에는 보기 어렵다고 합니다.

 

예산없고 골치아픈 민원없는 부서에서 차분히 한해 두해를 보내려는 안전위주의 근무자가 많다고 하므로 안타까운 마음을 적어 둡니다. 구체적으로 어떠하다 하는 것은 아니고 그냥 전체적은 흐름과 세대가 그러하다고 합니다.

정말로 7급 공무원이 도정업무를 들고 흔들던 모습이 기억나는데 요듬 경기도청에서는 과장도 국장도 바쁘게 회의가고 의회가서 설명하느라 1995년 당시 경기도청 과장, 국장, 사무관의 용맹스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과장이 도의원과 논쟁하고 계장이 도의원에게 사업의 필요성을 역설하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요즘에는 도의원이 젊어지고 전문성이 높아졌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조금 준비해서는 5마디에서 논리의 패배를 당합니다.

 

그래서 공무원이 공보를 해야하고 자신의 업무에 연구를 보강해야 합니다. 자주 인사발령으로 전문성이 떨어지는 문제도 고민해야 합니다. 의원님들을 만나보면 1년만에 자신의 상임위 전문가가 되어 있습니다.

예산부서 근무자는 예산의 전문가가 되어야 하고 다른 부서에서는 자신의 업무에 달통해야 합니다. 그래야 의원에게 설명하고 의회 상임위를 설득하여 통과하고 소속의 공기관 직원들을 리드할 수 있습니다.

규제만이 능사가 아니라 주변의 인적 자원과 조직을 잘 활용하고 상호 균형있게 이끄는 전문공무원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프로필 사진
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