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원 장기교육

지방행정연수원(혁신인력개발원)에 다시 들어왔습니다. 동두천시청에 7개월 근무한 후에 장기교육 대상자를 선발하는데 적임자로 평가되어 1년간 교육파견되어 연수생이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참 보람찬 기간이었습니다. 일단은 신세계에 들어선 것이고 그 내용이 참으로 소중한 교육과정이었습니다. 사실은 입교전에 열심히 배워보자면서 등산과 헬스등 운동을 하였습니다.

체중조절이 되고 피부관리가 잘 되었습니다. 늘어나는 체중을 콘트롤하기 위해 식사량을 줄였습니다. 2007년 고급리더반 1년 연수때 금연을 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당시 금연은 어려웠지만 단칼에 해냈습니다.

 

 

그당시에는 흡연자가 많아서 더더욱 힘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장기교육은 10개월간인데 참으로 다양한 교과과정이 편성됩니다. 그래서 평생 접하기 어려운 다양한 현장에 가서 체험하고 느끼고 감동을 받았습니다. 영화, 연극, 건강체험, 해외여행, 지방여행 등 다양한 경험을 하였습니다.

교육기간중에 지방 나들이를 많이 하였습니다. 그 결과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에 인물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왜 경기도 출신 인물이 없을까요? 경기도는 왕의 땅이고 충청도부터는 경상도 전라도는 백성이 터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기도의 경이란 1경을 말하는데 이는 중국 제후가 통치하는 땅의 단위라고 들었습니다. 2경 3경 8경을 다스리는 제후가 중국에 있는데 조선의 왕은 1경, 즉 경기도를 직할하고 나머지는 관리를 보내서 통치하였다는 말입니다. 야사인지 정사인지는 고증과 확인이 필요해 보입니다.

지방을 여행하면서 그지역의 정치, 행정 분위기를 약간 감지하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즉 교육간 공무원에 대해 지방자치단체 동료 선후배 공무원들은 약간 안스러워하는 분위기가 감지됩니다.

경기도나 서울특별시 교육생에게는 일안하고 1년간 놀러(?) 갔다는 분위기인데 반해 충청과 영호남은 고생하러 중앙정부에 불려갔다는 분위기를 감지한 것입니다. 그래서인가요 대접이 융숭합니다.

비용이 만만하지 않을 것인데 말입니다. 비용은 두번째이고 과장때, 국장때 함께 근무한 동료 후배들이 4-5명 나타나서 식사의전, 숙소 안내, 새벽 신경씀이 보통을 넘습니다.

경기도에서는 생각할 수 없는 수준으로 대접을 합니다. 그 표정, 말씀, 움직임이 '형님 수원 연수원 가서 고생이 많으십니다'라는 듯 합니다. 이것이 조직의 힘이라 해야 할까요.

사실 정부청사에 올라온 지방의 관리들은 2-3일씩 머물면서 사업예산 확보, 인허가, 기타 인력확보, 직제확충 등 다양한 로비작업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동안 경기도청에 근무하면서 중앙정부에 올라가 1박하면서 무슨 일이든 올인한 것은 7급때 세정과 연감작업 이외에는 기억나는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지방에서 올라온 공무원들은 체계적이고도 적극적으로 중앙정부 공무원을 설득하고 이해시키고 압박해서 예산과 인허가 결과를 얻어간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중앙정부의 공무원들도 충청 경상 전라도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말입니다.

경기도출신 공무원들은 대놓고 모임을 하지 않는다는데, 영호남 충청 출신 공무원의 향우회는 아주 복도에서 대놓고 모이고 식당에서 힘차게 마시고 마음껏 소리 지른다고 들었습니다.

그나마 수년전 안행부에 경기도 전성시대가 있었지만 요즘에는 이리저리 이동하고 경기도출신 공무원을 안행부 복도에서 만나기가 참 여럽다고 합니다.

2012년 지방행정연수원 장기교육을 이야기하려 하다가 잠시 서론이 길어졌습니다. 연수원에 2월12일에 입교하니 늦겨울 추위는 남아있고 잔디며 나목은 아직도 한겨울이었습니다.

1년간의 세월을 어찌 보내나 걱정을 하면서 몇가지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중의 하나가 월요일 아침에 연수원 입구에서 3장의 사진을 찍는 일이었습니다. 일단 정문을 지나면 왼쪽 은행나무 사이에 서있는 인재개발원을 촬영합니다.

우측으로 몸을 돌리면 '배움과 변화속에 나의 발전 나라발전'이라는 표석을 촬영합니다. 그리고 5m이동하여 연수원 본관과 운동장을 촬영하였습니다.

연수원 건물에 들어서면 그간의 공직생활 업무는 내려놓고 평이한 민간인처럼 행동합니다. 여유롭게 창밖을 응시하기도 하고 신문을 아주 천천히 읽어갑니다. 인터넷에 들어가 검색을 하고 시간을 체크하면서 다음 일정을 생각합니다. 이어서 강의가 시작되면 올인합니다.

재미있다는 생각을 갖고 열심히 듣고 적었습니다. 점심시간이 되면 즐겁게 식사하고 1시까지 산책하면서 사색하고 자연을 느끼고 자연과 대화를 하였습니다.

매주 월요일 교과는 10시에 시작합니다. 영호남 충청 제주에서 강원도에서 오시는 교육생을 배려한 스케줄입니다. 그래서 13번 버스종점까지 버스로 가서 광교산 자락을 올라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면서 100분간 걸어서 등교하였습니다.

운동효과가 좋아서 체중이 관리되고 뱃살이 정리되고 허리춤이 평온해졌습니다.

연말에 교육내용을 묶은 720쪽짜리 자료집을 만들었습니다. 2007년 서기관 장기교육에서도 자료집을 묶어낸 바 있습니다. 현장방문, 아침 외국어, 2시간 강의내용을 열심히 노트북으로 정리하였더니 연말에 묵직한 크기의 자료집이 완성되었습니다.

500권 발행하여 과장반, 국장반 교유갱들에게 나누어 주고 안행부에 보냈습니다. 통일부장관실에도 보냈습니다. 장관님의 특강이 실렸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통일부장관실 비서가 한권 보내달라 연락을 했습니다.

40년 공직생활중 1~2년을 꺼내어 장기 연수를 가는 것은 새로운 충전, 휴식, 자아성찰 등 다양한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경기도에서는 일을 피해 교육을 간다는 비판이 있는듯 보입니다.

하지만 중요 보직에서 일하는 공무원일수록 1년 장기교육을 가야 합니다. 가는날부터 배우고 10개월 내내 느끼고 마지막에도 가슴속에 무게감 있는 경험을 축적하고 돌아옵니다. 그리하면 경기도정이 더욱 돈독해 지고 무게를 더 할 것입니다.

장기교육 기간중에 해외연수, 국내연수, 토론, 운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 주시는 연수원 관계관 어려분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자료집을 만들어 주신 연수원 담당님들께 고마운 말씀을 드립니다.

두 권의 교육자료집을 냈다는 자부심을 가슴에 품고 오늘도 10년후의 미래를 향해 생각하고 고민하고 실천하고자 합니다.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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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