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매일 사람들은 일하고 만나고 계약을 하고 행사를 진행합니다. 이시각에 클럽에서 운동을 하고 호텔 포럼에 참석해서 분야별 전문가의 강의를 듣고 아침을 먹고 9시에 다음 일정에 갑니다. 시내를 나가보면 참으로 많은 차량이 오갑니다.
가는 곳도 모르고 오는 길도 알지 못하지만 각자의 일정이 있어서 저렇게 바쁘게 운전을 합니다. 비가 내리는 어제 밤에도 수원~용인간 도로에 차량이 가득하여 네비게이션을 보고 우회하니 그곳도 러시아워처럼 차량이 빼곡합니다.
다시 돌아오는 길은 늘 다니는 국도인데 여기에서도 참으로 많은 차량을 만났습니다. 서로 알 수 없는 목적지를 향해가는 수많은 차량 행렬을 보면서 인간은 참으로 바쁘고 힘들게 사는구나 생각합니다. 아프리카 쎄렝게티 동물원의 동물들은 1,000마리든 10,000수 이든 가는 방향이 일정합니다.
물을 마시기 위해 강으로 오고 풀을 찾아서 악어가 우글대는 강을 건너다가 수십마리가 잡혀 먹히고 눌려서 부상을 입어 강 하류로 떠내려갑니다. 하지만 이들은 많든적든 목표지점이 동일합니다.
같은 방향을 향해가는 코끼리들도 가는 길을 스캔하여 다 기억한 후 먹이를 구하거나 종족을 키운 후에는 다시 그 길을 따라 돌아온다고 합니다. 철새의 길은 그 먼 길을 구륵구륵거리면서 날아가는 고행의 여정입니다만 늘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인간만이 늘 도시의 아스팔트 위를 사계절 변함없이 오가고 있습니다. 집에서 직장을 오가는 인간들에게 직주일치의 제도를 만들면 어떨까 합니다.
하지만 인간은 늘 보다 더 큰 집, 좋은 차, 맛있는 음식을 추구하는 욕심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래서 먼 길을 오가면서 좀더 나은 직장, 좋은 집, 맛있는 식당을 찾아 돌아가니기에 오가는 교통량이 많은 것입니다. 인간들을 군인 병정처럼 획일화하면 이동을 줄일 수 있습니다.
줄을 선 순서대로 훈련소에 넣어 훈련을 시키고 군번대로 보직을 배치하는 군대에서는 불필요한 이동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그냥 그 자리에서 취사병, 포병, 운전병, 이발병으로 정해줍니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필요한 사람의 기술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에게 지금 필요한 기술을 습득하도록 명령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우리 사회에서도 각자의 업무능력을 반영하기 보다는 획일적으로 담당할 일을 정해주는 고도의 기술이 있다면 이동을 최소화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불가능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適材適所(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인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늘 인사부서의 고민이 있습니다. 우리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꼭 필요한 재원, 앞으로 발전가능성이 있는 기술을 적극 유치하여 활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래서 이처럼 교통량이 많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수원 삼성연구소가 人材(인재) 남방한계선이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서울이나 분당의 고급 아파트에 거주하는 고급 인재의 아내와 그 가족들이 남편, 아빠가 수원까지 가서 일하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오산은 갸우뚱, 평택은 멀다, 천안은 더멀다고 합니다.
그래서 경부고속도로가 체증이 옵니다. 인재들이 고급 승용차를 타고 아침 일찍 수원, 오산, 평택, 안성, 천안으로 출근하고 저녁에 퇴근하기 때문입니다.
교통은 그냥 만들어지는 물류입니다. 그 문제를 개선하는 방법은 일자리와 주거복지입니다. 안성시쯤에 엄청 좋은 서울 강남지역을 뺨 때리는 아파트나 아파트 이상의 주거지역을 만들고 명문고등학교를 유치하면 경부고속도로 수원~평택간 체증은 일거에 해결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늘 강남과 분당과 판교를 기준으로 생각합니다. 이제부터는 오산에서 시작하여 천안을 연결하는 제2의 수도권 지역을 주거지역으로 고민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서울권에 들고날기에 편리한 지역만을 고집하지 말고 서서히 남쪽으로 터전을 잡아가야 할 것입니다.
어느날 문득 국토 균형발전이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차분히 도시의 연결을 통해서 국토가 고르게 발전하고 직주가 조화를 이루도록 주거복지 정책 당국에서 고민하시기 바랍니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