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취표명 이후에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생각이 참으로 많은 아침입니다. 조금전 적어둔 글을 여기에 올리고자 합니다.

 

최근의 거취에 대한 결정을 돌아보면서 그냥 스스로 잘했다는 자평을 하기는 합니다. 주변에서 이야기를 전해들은분, 직접 대화로 상황을 이해하신 분들이 참 좋은 결단이었다는 칭소을 합니다.

 

SNS로 근황을 말씀드리면 또한 잘한 결정이고 결단이라 말씀해 주십니다. 퇴직하신 선배도, 현직의 후배들도 그렇게 보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다른이의 칭찬에는 인색하다가 일단 당사자를 만나면 평가가 좋으신데 더 머무시기를 바란다는 덕담 정도를 합니다.

 

 

하지만 이 세상은 쉽지않은 무대이고 녹록하지 않은 구조입니다. 작은 선물 한 두개가 큰 반향으로 다가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장이라도 음주운전을 하면 지난날의 40년 경력이 공든탑 무너지듯 합니다.

 

삼국시대 이래로 조선까지 공든탑은 무너지지 않는 줄 알고 있고 이것이 유교의 기본정신이겠지만 현대에는 공든탑 뿐 아니라 시멘트로 기초를 다진 탑도 지진이나 폭우로 인해 무너질 수 있습니다.

 

주변에서 스르르 무너지는 사례를 참으로 많이 보았으니 하는 말입니다. 평생을 통해 이룩한 것들을 순간에 날리는 미국판 토네이도와 같습니다.

 

정말로 그런 사건사고를 많이 보고 뉴스를 통해 전해듣고 있습니다. 어제 밤과 오늘 새벽 사이에도 음주운전으로 이 시각 경찰서 유치장에서 고개 숙이고 반성하는 이들이 100명이 넘을 것입니다. 하루에 30명이 자살하는 나라이니 젊은 죽음을 애통해 하는 부모님들이 병원 영안실 빈소에서 날밤을 새우고 있습니다.

 

사건사고는 물론 사기사건으로 이밤을 새운 분들이 대한민국 38선 이하 지역에 얼마나 많을까 생각해 봅니다. 정치적 사건도 어제오늘을 달구고 있습니다. 정치와 언론에서의 타이밍이라는 묘한 인연을 생각하게 합니다.

 

역시나 몇 가지 정황에서의 우연의 일치점이 확률적으로 아주 높게 나온다는 점도 언론에 나왔습니다. 세상사는 모든 것이 상호 연결되는 것이니 因果應報(인과응보)이든 指鹿爲馬(지록위마)이든 知彼知己(지피지기) 百戰百勝(백전백승)이든 모든 일들은 그렇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생각은 정리하는 중입니다. 내려놓습니다. 줄이고 있습니다. 보다 더 유교적인 무소유의 생각으로 가보고자 합니다.

 

생각을 줄이고 마음을 맑고 가볍게 하면서 생각으로 무게중심을 이동하는 중입니다. 현실을 비판하지 않고 미래를 향한 자신의 모습을 조금은 더 고양스럽게 하자는 생각입니다. 다른이를 탓하기 보다는 스스로 반성하는 고승의 신념을 닮아가기 위해 노력하여야 합니다.

 

수원 매여울 도서관에 이제 서야 등록하고 오늘 회원카드를 받고자 합니다. 인터넷으로 가입신청은 성공하였고 그 다음으로 카드를 받아 좋은 책을 많이 읽고자 합니다.

 

책은 마음속 양식의 보고라고 합니다. 마음을 넓게하고 가을날 정신적 서정을 살찌우는 책을 많이 만나고 이를 통해 귀인들의 생각과 心性(심성)을 공유하는 기회를 만나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 가을, 깊어가는 가을, 시작되는 초여름의 길목에서 떨어진 나목을 보면서 풍성한 여름 신록을 이해하고 눈내린 들판위에서 초록의 봄날을 상상하는 폭넓은 생각의 무대와 깊이있는 생각의 샘물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무대포. 대포없이 전쟁에 나섰다는 데서 나온 말이라 하는데 가끔은 무대포처럼 글을 쓰고 다음날 제 정신이 돌아왔을때 加筆(가필)·添削(첨삭)하는 것도 새로운 문장작성법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결국 삶을 이어가면서 느끼는 점을 적어두는 것이 행복일 수 있습니다. 출판기념회에서 드린 말씀도 그런 이야기입니다.

 

자신이 서 있어야 할 자리를 알고 앉을 좌석을 파악하는 일이 얼마나 세상사에서 중요한가를 거듭 돌이켜 봅니다.

 

오늘은 참 좋은 일요일 아침입니다. 자신을 반성하고 돌아볼 수 있는 아침이어서 행복합니다. 거듭 감사드립니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프로필 사진
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