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로 담당자님 전상서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시작이 반이라고 등산화를 신는 것만으로도 운동 효과가 있다는 말을 들은 바 있는데 새해가 되면 개인적 여건이 등산하기에 좋아질 수 있으니 자주 산에 오르리라 마음을 먹는다.

 

인생사모든 일은 부족하고 어려운 여건에서 결정을 감행해야의미가 있고 그 결과에서 큰 행복을 얻는다. 그래서 내일이라도 당장 등산을 가고 싶어진다.

 

 

등산로에서 700m 남았다고 이정표에서 확인했는데 평지보다 산에서는 더 멀게 느껴진다. 전문가에말씀이 산에서의 거리는 지상에서와 마찬가지로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거리란다. 그러니 가파른 산등성이를 오르고 내려가는 것은 온전히 등산객이 감당할 몫인 것이다.

 

흔히 말하는 ‘걸어서 5분’은 지나친 주관적 표현이다. 어른과 아이에게 차이가 있는데 자신을 기준으로 말한다. 등산길은 그래서 짧은 거리는 멀게 느끼고, 먼 거리도 등산에 취하면 생각보다 가깝게 받아들인다.

 

골프장에서 T-샷을 하면 계곡이나 해저드 위를 날아가 안착하니 비거리는 200m정도다. 하지만 골퍼는 카트를 타고 500m를 우회하여 쎄컨샷을 하게 된다.

 

골퍼는 500m를 이동하지만 골프공은 지름길로 날아간 것이다. 하지만 골퍼의 맨탈은 계곡으로 빠질까, 물로 들어갈까 걱정하여 힘을 쓰게 되고 그러면 그럴수록‘개미지옥’에 빠진 개미가 된다. 골프와 공직은 어깨 힘을 빼야 잘한다고 했다.

 

누구나 어려워하는 골프에서 거리는 m로 말한다. (고급진 골프장에서는 야드로 표현) 반면 등산로 거리표기 방식은 혼용이다. 시군청에 따라 목표지점까지 남은 거리100m, 2㎞, 0.8㎞, 0.1㎞, 800m, 0.01㎞등 다양하다.

 

개인적으로는10㎞를 10,000m라고 쓰면 가늠이 어렵다. 초등학생 시절100m달리기를 했다. 0.1㎞ 달리기가 아니다.

 

짧은 거리는 m표기에 익숙하다. 그래서 거리표기 방식은 자동차 길을 안내하는 네비게이션의 법칙에 따랐으면 한다. 자동차가 출발하면 남은 거리와 도착 예상시각을 알려준다.

 

우회전 2㎞전이라 알려주다가 인근에 가면 900m 우회전이라 설명한다. 이것이 정답이다. 신경 많이 쓰는 운전자에게 0.8㎞남았다고 하지않고 800m 전방이라 설명하는 네비가 표준이다. 바쁜 운전자가 0.8㎞= 800m라는 계산을 하지 않고 곧바로 800m전방이라 정보를 주는 것이다.

 

등산로에서도 1㎞미만의 거리는 700m, 300m로 표기해 주기 바란다. 50m를 0.05㎞라 표기하면 혼란스럽고 9m를 0.009㎞라 표기해서는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등산로 안내판을 제작하는 회사 공장장님과 시·군청 주무관님, 팀장님들께 남은 거리가 0.6㎞가 아니라 600m로 적어달라고 간절히 호소드린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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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