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급 공무원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9급 공무원으로 처음 들어왔을 당시에는 모든 이들이 어려운 상사였다. 1977년 면사무소에 근무할 때 보조원으로 함께 일하던 사환이 있었지만 직장 선배이므로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20년 넘게 공무원으로 여러 부서, 다양한 과에서 일하는 동안 같은 팀 구성원과 조를 이루어 일하고 있다.

 

 

모든 부서에는 부서장이 있게 마련인데 행정기관에서는 과장을 조직의 기초단위로 본다. 도청이나 시청이나 과장은 '전결'이라고 해서 결재권한을 위임받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읍면동 사무소에도 5급 읍면동장과 6급 사무장, 과장, 계장이 있고 각각이 조직을 구성하고 있다.

 

1984년에 상사가 지시를 하면 따르고 결재를 올려서 고치면 수정해서 일처리를 했다. 조직의 힘은 상사와 소속직원간의 유대에서 나온다.

 

조직의 세포라 할 수 있는 개인과 계조직, 과구성이 탄탄하게 연관성을 맺고 움직일 때 그 조직은 큰 힘을 발휘할 것이며 그 연결고리가 약하거나 불협화음이 난다면 그 부서는 약해질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시행착오를 반복하게 될 것이다.

 

부하직원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일은 상사의 세심한 지도력이다. 어느 직원이 바쁘고 어려운가를 확인하고, 그 직원의 능력을 파악하고 적절한 지도를 하거나 다른 구성원과 일을 나누어 하도록 조정하는 기능도 상사의 몫이다. 그리고 때로는 상사가 나서서 업무의 방향을 정해주고 필요한 부분을 실무자가 채우도록 하는 것도 효율적인 일처리 방식이다.

 

부하도 마찬가지다. 자신 없는 일을 혼자 처리하겠다고 무리하게 나서지 말아야 하며 그렇다고 처음부터 일을 무서워하거나 기피하는 것은 더 큰 잘못이다.

 

어렵고 복잡한 일일수록 상사에게 미리 의존하고 지침을 받아 일을 시작하는 것이 복잡한 일감을 풀어가는 방법이며 목표에 빠르게 도달하는 지름길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사무는 개인 앞에 주어진 과업이지만 조직 전체가 해야할 목표이기도 하므로 모든 일이 계획대로 진행되도록 하는데 구성원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

 

같은 부서의 일은 서로 깊은 연관성을 맺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사람의 일이 지연되면 다른 이들이 '줄모를 내는 경우처럼'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직의 힘은 특출한 한 두 사람에 의해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며 좀 부족한 직원이 있다고 해서 조직의 힘이 약해지는 것도 아닌 것이다. 각각의 능력에 맞는 일감을 나누어서 조직적으로 처리해 나가면 조직의 힘은 배가되는 것이다.

 

조직의 힘은 부서의 화합과 조직원의 결속력으로 얼마든지 배가시킬 수 있는 마술과도 같은 것이며 누구든지 따라해도 되는 차력과도 같은 일이라 할 수 있다.

 

강하게 보이는 철사줄도 여러번 구불이고 당기면 끊어지지만 약해 보이는 물풀 줄기를 여러겹 모우면 무거운 비행기도 끌어당길 수 있는 것처럼 다소 부족하지만 여러명의 힘을 모으면 큰일도 쉽게 처리할 수 있는 것이다.

 

벌통에서 놀고먹는 녀석을 따로 모아 한통에 넣으면 열심히 일하는 벌, 일 안 하는 벌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열심히 일하는 벌만을 모아 한통을 구성해주면 그속에서 또한 놀고 먹는 녀석이 나온다고 한다. 조직이란 그런것인가 생각한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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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