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멸보궁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전에 몰랐습니다. 불가에 적멸보궁이 있습니다. 5곳에 부처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는 곳을 적멸보궁이라고 합니다. 모든 번뇌가 멸하여 불상을 따로 모시지 않아도 마음속, 가슴속에 부처님을 모시는 곳이라 합니다.

 

 

그래서 불상의 자리에 비단으로 만든 네모난 상징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 좁은 보궁안에 들어가 손인사만 올리고 나왔습니다. 높은 산길 계단을 올라온 보살님들이 한가득하여 인사만 드리고 밖으로 나와서 천 몇백년전에 진신사리를 모신 비석이 서 있는 그 자리에서 인사드렸습니다.

적멸보궁 앞에서 108배를 올렸습니다. 그 무대앞에서도 어떤 여사님은 사익을 생각합니다. 자신의 자리를 미리 찜하였던가 봅니다. 신속히 옆자리로 옮겨앉고 아내가 가져다준 방석을 놓고 힘을 모아 무념무상으로 절을 올렸습니다.

 

세상에 태어나 이 같은 의미있고 행복한 기회를 얻은 것은 참으로 좋은 일입니다. 주변의 누가 내 앞을 막거나 불편하게 하는 것은 다 번뇌의 가루일 뿐입니다. 편린조차 아닙니다. 그냥 번뇌가 잠시 문대어 흐트러지고 결국에는 보이지 않는 분말이 되는 것입니다.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지나면 모든 것들이 사그러지고 육신이 마모되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당연한 인생사 생노병사에서 어떤 욕심이 있다해도 결국에는 본인의 짐이 될 뿐입니다.

 

부처님의 넓은 무대위에서 다함께 살아가는 참 좋은 이 세상을 더 높고 넓은 눈으로 보아야 합니다. 잘잘한 일로 마음을 쓰는 것은 부처님 제자의 길이 아닙니다. 누군가의 감언이설에 끌려다니는 것은 더 큰 번뇌의 늪에 들어서는 일입니다.

오늘아침 이른 111배속에서는 새롭게 적멸보궁의 기억이 또렸합니다. 올라가는 계단의 매끄러운 바위에 송송 보이는 작은 기포의 구멍도 문양으로 보이고 아름다운 배치로 평가하는 바입니다.

 

혹시 제주도에서 가져온 현무암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색상도 그러하거니와 기포가 생겨난 것은 화산폭발의 수증기가 바위속에 숨었다가 세상에 나온 그 모습인 듯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시를 남처럼 잘 쓰고 수필을 작가처럼 멋지게 표현하여 마무리하고 싶지만 그렇게 쉽게 되지 아니하는 일인 줄 알기에 오늘도 반성하고 고민하고 다른 著名(저명) 인사들의 책을 보면서 배우고자 합니다. 일신우일신하겠다는 다짐으로 오늘 아침을 시작합니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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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