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과 생각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어제 부부가 삼성길을 걸었습니다. 삼성전자 연구동과 상가 사이를 지나는 하천에 산책로가 자연스럽게 환경친화적으로 설치되어 있어서 산책하는 시민과 자전거를 탄 젊은이들의 성지가 되고 있습니다.

 

이제 4월 중순의 봄기운이 가득 차오르는 그 하천길을 걸으면서 2019년 새봄을 느껴보고 있습니다. 삼성 연구동 3곳은 박사 연구원으로 가득합니다. 매일 매주 무슨 연구를 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인정받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저 연구동으로 출근을 하는 것일까 생각했습니다.

 

하천변에는 물오리와 황새 등 평소 주변에서 만나기 쉽지않은 키 크고 멋진 새들이 봄날의 저녁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맑고 깨끗한 원천천의 물속에는 대형 잉어가 보이고 잔챙이 물고기가 오가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123만이 사는 수원시 시내를 흐르는 물이 이처럼 맑게 관리된다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태국의 방콕시내 하천은 어디를 가나 오염입니다.

 

아직도 태국 국민들은 강과 하천은 소비의 장 인 줄 생각 하는가 봅니다. 연탄재등 모든 쓰레기를 버리면 둥둥 떠내려가서 태평양이 해결해 줄 것이라 기대하나 봅니다.

 

하지만 우리는 한강을 살렸고 안양천을 물고기가 부화하는 청정 하천으로 유지하고 있고 수원천도 잘 가꾸고 있습니다. 오산천이 맑은 것도 용인에서 시작하여 오산에서 돈을 들이고 시민들이 참여해서 노력한 덕인 줄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원천천 주변의 식생도 멋집니다. 굵직한 잎새를 자랑하는 네잎클로버가 보입니다. 물론 세잎 클로버이지만 잘 찾아보면 행운의 네잎 클로버를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억새이든 갈대이든 그 흰 꽃줄기의 아름다움이 지난해 가을을 장식한 이후 겨우내내 버텨서 봄날의 마무리 장식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태조 이성계 왕릉 건원릉을 장식하고 있는 함흥에서 가져온 억새의 흰 자태에서 설명되는 역사 스토리가 떠오릅니다.

 

이성계는 아들 이방원과 불편한 관계였다고 합니다. 崩御(붕어)하시면서 함흥에 묘역을 설치해 달라 말씀했습니다. 왕자 이방원은 신하들과 논의한 끝에 함흥의 흙과 뗏장을 가져오라 했습니다.

 

한양에서 아주 먼 곳인 함흥에 모시지 못하니 함흥의 흙과 풀을 가져와 봉분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고향의 풀냄새를 느끼시라는 의미에서 봉분은 벌초를 하지 말라 명합니다.

 

가을날 길게 자란 억새풀이 왕관처럼 봉분을 장식한 채 한겨울 추위를 지내고 초봄을 맞이하면 문화재청 직원과 구리시청 공무원들이 하얗게 삭아버린 지난해의 억새풀을 정리하여 태우는 행사를 합니다.

 

구리시 부시장이 주관합니다. 지금쯤 태조의 건원릉에는 억새풀 새싹이 돋아나고 있을 것입니다. 1392년에 조선을 창업한 태조의 역사는 그렇게 이어오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원천천을 장식한 억새는 오늘 우리 부부의 저녁 산책길에 서서 건원릉 태조의 스토리를 가슴에 새겨보라면서 가볍게 고개를 흔들어 인사를 합니다. 8,000보로 왕복을 하였습니다. 이 길을 계속 올라가면 광교저수지에 이릅니다.

 

지난번 어느 날 낮에 완주한 코스입니다. U턴 지점을 조금 더 북으로 올리면 가볍게 10,000보를 채울 것입니다. 다음번 부부 산책은 다음번 다리까지 가기로 합니다. 다녀오니 몸이 가볍고 졸음이 더 빨리 오고 있습니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프로필 사진
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