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표#조한유#홍종명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존경하는 공직 선배 홍승표 전 용인부시장 4형제가 공동으로 출간한 ‘넷이 따로 또 같이’라는 책(도서출판 위) 36쪽에 나오는 글입니다. 이강석의 고향 선배이신 조한유 전 광주군수(폴리택대학 학장)님을 존경하는 홍종명 국장님의 글을 여기에 소개합니다.

 

홍종명의 글 : 기획계장을 거쳐 행정계장으로 근무할 때 만난 조한유 군수도 본받을 만한 어른이시다. 요즘에도 가끔 연락 하는데, 내 머릿속에는 모범적인 공무원으로 각인되어 있다. 이분은 기업인이나 유지가 찾아와 돈 봉투를 놓고 가면 이를 방위성금, 불우이웃돕기, 체육 후원금 등으로 돌려 기탁하게 한 후 이들에게 영수증을 보내고 사본을 보관토록 하였다.

 

군수직을 마친 후에는 경기도, 정부 중앙부서, 청와대 근무를 거쳐 중앙인사위원회 위원 등의 요직을 두루 거치셨는데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는 분이시다. 정년퇴직 후 최근에는 고향에 있는 폴리텍대학 학장으로 부임하여 인재 양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계신다.

 

최근에 고향의 태행산을 함께 등산하고 점심을 하면서 회고담을 들었습니다. 당시의 영수증을 지금도 집에 보관하시고 이삿짐에서 중요한 목록으로 관리하신다고 합니다. 조한유 군수님 또한 존경받을 청백리, 조선시대 양주고을에서 태어나신 다산 정약용 선생님의 목민심서를 실천하시는 분입니다.

 

가끔 모이는 비봉면 공직 선후배들이 만났습니다. 오늘은 태행산을 오르는 날입니다. 일단은 삼삼오오(3355, 16명 아니고 8명이 모였음) 각자 출발해서 청룡초등학교에 집합합니다. 비봉초등학교 출신 공직자들은 청룡초에 처음 방문했을 것입니다.

 

오늘 8명은 조한유 조웅길 이규주 이강석 최영남 허영길 권문주 윤진훈 입니다. 이강석과 이규주는 초중고 동창입니다. 지난번에는 광교호수공원(전, 원천유원지)에서 고등학교 친구들이 만난 바 있습니다.

 

이규주와 이강석 둘은 오목천동으로 내려가다가 친척이 하는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씩을 차에서 주문하고 차량에 앉아서 받아들고 봉담을 거쳐서 상기리를 지나 청룡초등학교에 도착했습니다. 이미 선배들, 후배들이 선착했습니다. 반갑게 인사를 드리고 태행산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태행산 정상은 2012년 6월에 발생한 화재로 인해 민둥산이 되었습니다. 어려서 늘 바라보던 그 산의 모습이 50년 세월속에 많이 변했습니다. 그러나 멍우리를 거쳐 올라가는 길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습니다. 초등

학교에서 2km를 걸어 태행산 산기슭에 도착하니 신록의 초여름이 한가득 일행을 반겨줍니다.

 

이곳은 선산, 종산, 조상님을 모신 곳입니다. 通政大夫敦寧府都正 全州李公(言+韋)應綠之墓라는 비문이 있는데 한글자를 모르겠습니다. 言+韋 = 무슨자? 훗날 조한유 선배가 설명해 주셨습니다. 諱(휘)는 꺼리다는 의미가 있는데 조상의 이름을 말하는 것이 조심스럽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두 번 반 절하고 잡초를 뽑고 아카시아를 제거했습니다. 짧은 시간동안 비문을 살피고 2333을 빼서 1800년대에 태어나신 기록을 확인하시는 동안 응록 할아버지 봉분의 잡초를 뽑았습니다.

 

그리고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녹음이 우거진 산기슭의 초여름 신록을 온몸으로 만나면서 오솔길을 오르고 올라 서서히 가파라지는 중간지점에서 잠시 쉬었습니다. 각자 가져온 간식을 꺼냈습니다.

 

얼음물을 마시면 흐르는 땀이 잦아들까 모르겠습니다만 산행에서는 미지근한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고 들었습니다. 가져온 물과 각자 준비한 오시, 바나나, 사탕, 과자 등 간식을 먹었습니다.

 

이어서 다시 길을 재촉하니 더더욱 가파른 칼모양의 산정상 부근에 도착합니다. 마치 에베레스트 빙벽의 칼날을 올라가는 모습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한겨울 폭설이 내린다면 이 정도 지형지세라면 충분히 에베레스트 분위기를 연출한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산 정상에서 각자의 생가를 바라봅니다.

 

자안리, 청요리, 양노리, 쌍학리, 남전리, 구포리 등 각자의 시골집 방향으로 눈길을 돌리고 단체사진을 찍고 옆에 오신 가족사진을 찍어주면서 등산인들의 예의와 자부심을 만끽했습니다.

 

하산길은 상기리 방면으로 정했습니다. 태행산 정상에서 북쪽으로 가면 헬기장을 만나고 이어서 직진하면 상기리 방면으로 갑니다. 좌측으로 가면 쌍학리, 우측으로 가면 청요2리가 될까요.

 

산을 내려가는 방향의 미세한 차이가 하산후 도착점에서는 큰 격차가 난다는 사실은 인생사 매일아침 선택과 결정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오늘 선택한 우리의 길이 5년후 10년후의 모습을 결정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정말로 상기1리에 도착했습니다. 천연림, 원시림 같은 산속에 밭농사를 짓는 가족이 있습니다. 예능 방송에서 만나는 자연인급에 충분히 다다를 만한 분들입니다. 가는 길을 물으니 오른쪽이라 하십니다. 알고 있었습니다.

 

상기1리에서 곧바로 청요1리로 가는 고갯길이 있습니다. 어려서 아버지 심부름으로 지나가 본 길입니다. 세상에나 50년전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그리고 그 깊은 자연림 길가에 멍석딸기밭이 풍성합니다. 일행 7명이 신명나게 딸기 따먹기에 도전했습니다. 입안에 팍 터지는 딸기향이 풍성합니다. 농익은 맛이 자연의 단맛을 느끼게 합니다.

 

고갯길을 넘어 청요1리 요골을 지나는 길에는 뽕나무밭에 검정색 오디가 한가득합니다. 온통 먹을 꺼리입니다. 초등학교 이환구 선생님 先親(선친) 묘역을 지났습니다. 102세를 사신 장수가족입니다.

 

조 선배도 조상님 산소에 들렀다가 5분 늦게 내려오시고 이규주 친구도 부모님 묘소를 소개합니다. 청요 자안리 출생 공무원 3인이 나름 각자 조상님을 뵙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다음번 산행은 다른 회원의 선산이 있는 남전리로 정했습니다.

 

초등학교에 도착하여 각자의 차로 출발합니다. 왕림휴게소에서 굴밥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권문주 회원을 만나러 갑니다. 학장님 자전거는 큰 차에 싣고 각자 둘 하나 차를 몰아 도착하니 오후 1시20분경입니다.

좋은 자리 잡아놓고 기다리는데 주인 눈치가 보였다고 말합니다. 좋은 방을 1시간 이상 홀딩하였으니 미안한 일입니다.

 

점심은 파전과 굴밥입니다. 가볍게 막걸리 한잔을 하고 조한유 학장님의 제안으로 한 사람씩 최근에 좋은 일, 힘든 일을 각각 2가지씩 이야기했습니다. 공직을 무사히 마무리한 점을 자랑하는 이가 많습니다.

 

그렇습니다. 다사다난했던 한해를 대과없이 보내기가 이렇게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살아온 이야기, 살아갈 이야기를 나누면서 고향 선후배들의 이야기는 3시까지 이어졌습니다. 대화중에 학장님 광주군수 시절의 청렴에 대한 이야기에 공감했습니다.

 

지인 홍형제 4명이 쓴 책에 그시절 스토리가 나왔다고 하시므로 책을 찾아 Face book에 올렸습니다. 만남은 이야기를 창출하고 이야기는 새로운 만남을 이어줍니다. 더구나 고향 선·후배들이 공직이라는 매개체로 만나 참 좋은 시간을 함께했습니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프로필 사진
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