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드리는 마음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서울 숙대역 6번 출구로 나와서 좌측 골목에 유명 식당 남영돈이라는 고기집에 도착했습니다. 지난해까지 회의에 참석했던 분들의 모임입니다. 퇴직, 이직, 전출 등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참으로 맛집입니다. 저녁 6시까지 예약을 받는다 했습니다. 7시로 예약을 하면 영업시간에 손해를 본다는 논리인듯 보이는데 정말로 손님이 많습니다.

 

수원 매탄권선역에서 탑승하여 수원역에서 1호선으로 환승하여 금정역에서 갈아타고 사당을 지나 서울역 직전의 숙명여자대학교 역에서 하차하여 6번 출구로 나왔습니다. 그 길가에 구둣방이 있으므로 불쑥 들어가서 구두를 닦았습니다.

 

구둣방 사장님이 구두수선을 탓하기 시작합니다. ‘뒷축을 성의없이 붙였다, 바닥 본드칠이 미진하다’고 지적하십니다. 전문가들은 같은 계열의 전문가를 비판하는 것을 즐거워합니다. 나라면 이렇게 하지는 않았다고 말합니다.

 

축구 해설을 들어보면 자신이 감독이고 선수이면 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선수교체에 잘못이 있다고 지적하고 선발 출전에도 문제가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교체선수가 들어가서 패스를 잘해 골을 넣으면 크게 칭찬하지 않습니다.

 

 

교체된 선수가 잘한 것인지 기존의 선수가 셋트풀레이를 잘한 것인가도 알 수 없습니다. 모든 일들을 평가할 때 주관이 들어갑니다. 그래서 남을 평가하는 비평가라는 자리가 참으로 어렵다는 생각을 합니다.

식당은 맛집입니다. 큰 도자기 그릇에 물을 반쯤 채웠고 그 위에 숯불이 올라갑니다. 돼지고기 올라가고 찬찬히 돌려가면서 익혀줍니다. 일하시는 분 모두가 수준이 있고 내공이 깊은가 봅니다.

 

고기를 굽고 자르고 돌리고 배분하는 손길의 스킬이 높은 수준입니다. 아마도 이 식당에서 5~10년 근무하신 분들로 보입니다. 서빙도 자연스럽고 늦음이 없습니다. 주문내용도 핵심을 잘 짚어냅니다.

1시간만에 소주 여러 병을 마시고 고기를 추가 주문하고 국수와 쫄면을 주문해서 70여 분 만에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고마운 마음으로 인사를 나누고 각자 집으로 향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졸다가 꿈을 꾸고 다시 깨서 집 앞에 내렸습니다. 9시30분쯤 되었습니다. 참으로 고마우신 분들을 머리속에 그리며 집에 돌아왔습니다. 만남이 소중하듯 떠나는 것도 소중하다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입니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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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