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진 원고가 있는 것 같지만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 빠진 원고가 더 있을 것 같지만

퇴색한 노트와 공무원 수첩 갈피에서 가끔 발견되는 낙서와도 같은 글들을 모아 1개의 파일로 정리하고 나니 어린 시절 초등학생들이 가을 들판에 떨어진 이삭을 모은 것이 벼 10가마니는 족히 된다며 보람을 느끼게 해주셨던 선생님 말씀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노트에서 플로피디스크로 정리하고 근무부서를 옮길 때마다 늘 복사해서 다시 하드디스크에 넣고 디스켓을 흰 봉투에 담아 탄탄한 상자속에 보관했던 일들이 생각납니다.

이제는 파일이 지워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조금은 덜게 된 것이 큰 기쁨입니다. 걱정을 덜어주신 도움 주신 모든분에게 감사드립니다. 이 작은 책을 끝까지 읽어줄 사람은 몇 분 안 되겠지만 그래도 표지와 목차까지만 보아 주시면 저에게는 아주 큰 행복입니다.

 

처음에는 제목을 ‘말 많은 소년의 끝나지 않은 이야기’였습니다만 마지막에 ‘말많던 그 소년은 어디로 갔나’로 변경했습니다.

비봉중학교 다닐때의 노트를 보면서 그 시절이 있었지 생각하였고 수성고등학교 ’야생초‘일원으로 선배들과 함께 했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30년, 고졸 그해 공직에 들어 온지도 30년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니던 저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고 이 자료들을 통해서만 그 시절을 반추할 수 있다는 현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 정리하지 못한 어린 시절 추억의 비늘들이 몇 조각 더 있을 것 같아 집안을 둘러봅니다. 세월의 무게만큼 쌓인 먼지를 털어 내고 저에게 있어서는 반짝거리는 어린 소년의 마음 자락을 더 찾아보겠습니다.

 

그리고 어린 시절 처음으로 바다를 보고 거기에서 주워왔던 소라 껍질과 조약돌을 갈고 갈아서 아름다운 보석을 만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런 일들은 또다시 30년이 지난 후에도 자료를 모아보면 이것만큼 아기자기하지는 못해도 세월을 거슬러 흘러간 과거를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는 아름다운 일이 될 것이라는 자신감도 가져봅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2009. 2월 팔달산 언저리 경기도의회 건물에서 이강석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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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