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편지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생연4동장으로 일하다가 3, 4동이 통합되면서 시민회관, 도서관, 운동장을 관리하는 시설사업소로 전근되면서 동단위 유지분들께 보낸 150여장의 편지중 아마도 유일하게 남아있는 7통 김방남 통장님의 편지를 기증받았습니다.

 

어제 동두천시청에 업무차 갔다가 잠시 생연로에 어르신을 뵈러 갔습니다. 말씀중에 1998년에 받으신 편지를 보여주시므로 반갑게 읽어보고 아예 내어주시므로 봉투에 담아 품에 간직해 집으로 돌아와 밤새워 필사하고 통장님께 감사장을 만들어 오늘 발송하고자 합니다.

다른 이들에게야 그냥 종이한장이겠지만 목숨을 걸고 일했던 동장 2년의 추억이 이 편지한통에 올옷이 담겨있는듯 하여 참으로 반가웠습니다.

 

 

감사장을 만들어 드렸습니다. 단편의 글로 정리했습니다. 다른 이의 편지를 가지고도 이렇게 글을 쓰는 능력과 역량이 있어야 하겠다는 다짐을 하기도 했습니다.

[편지내용] 안녕하십니까? 그간의 성원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생연4동이 중앙동으로 거듭나는 경축분위기 속에서 이렇게 인사 드리게 되니 1년10개월 근무기간 동안의 기억들이 한 번에 머리속에 떠오릅니다.

그 기억속에서 가장 큰 모습으로 등장하는 것은 지난해 8월의 수해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밤낮으로, 휴일도 없이 애쓰시던 시민들의 모습입니다.

 

인간이 자연에 대항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마음 한편으로는 공무원의 심정으로 돌아가 조금이라도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었나 반성하기도 하고 다른 쪽으로 생각하면 비록 재산을 잃고 몸과 마음의 고생이 컷지만 인명피해를 최소화 한 것에 보람을 느끼고, 그때는 모르고 뛰어들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동료직원까지 위험에 빠트릴뻔한 일도 떠오릅니다.

 

가슴 뜨거운 일도 생각납니다. 군부대 장병들의 뜨거운 조국애, 수백리길을 달려와 집안 청소를 돕고 따뜻한 국물로 용기를 주고, 격려의 말씀을 보내주신 주변의 많은 분들께 감사하는 마음 끝이 없겠습니다.

순간에 당하신 수해라 마음 추스리시기 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동사무소를 찾아주시고 현장에서 일하는 공무원들을 격려해 주신데 대해 글로 다하지 못하는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우리 생연4동 주민들은 이웃을 사랑하고 지역을 아끼시는 분들입니다. 어느곳 어느 주민보다 애향심이 많으십니다.

생연4동이 중앙동으로 개청하는 것은 바로 동두천의 중앙이요 시민의 중앙이 된다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생연4동과 동두천시를 위해 보내주신 그 성원과 애정을 중앙동과 거듭 발전하는 우리시에 지속적으로 보내주시면 경기북부의 중심, 한반도의 동점마을로 성장하는 시기를 앞당기는 주인공이 되실 것입니다.

 

공무원은 수시로 근무지를 이동합니다만 항상 어느부서에서나 시의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할 것입니다.

동을 향해 보내주신 따뜻한 마음은 가슴속에 항상 간직할 것입니다. 이 모두를 가슴에 품고 공직에 전념하는 것이 보내주신 정성에 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한번 그간 보내주신 격려와 성원에 머리숙여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생연4동 동민 여러분의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업의 번창과 가족 모두의 건강을 기원드립니다.

 

1998. 11. 30 이강석 올림

저는 시설사업소(시민회관, 운동장, 도서관)에서 근무하게 됩니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프로필 사진
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