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의미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부자로 살아도 서민으로 생을 마쳐도 그 삶의 가치는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얼마의 재산을 가지고 살았느냐보다는 어떤 삶을 살았는가가 더 소중하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산에 올라 수원, 용인, 성남의 산기슭을 바라보면 10억짜리 아파트가 즐비합니다만 그집에 사는이들 중에서 자신의 이름 석자를 세상이 널리 알리며 사는이는 몇명이 안될 것 같습니다.

 

 

아파트와 토지의 가지가 올라간 것이야 본인의 투자와 유산, 스스로 벌어서 구매한 것이라 생각합니다만 그 위치와 타이밍과 정부의 정책이 잘 맞아 떨어진 것이겠지요.

 

그래서 귀농한 분들의 삶이 더 아름답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스스로 자신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열심히 농사지으며 전원생활을 하시는 분들이 분당, 평촌, 동탄의 새로지은 아파트에서 규격화된 삶을 사는 이보다 더 멋진 인생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대부분 자기변호이기는 합니다. 여우가 고개를 넘어가다가 잘익은 살구를 보고 먹고 싶은 마음에 몇번 폴짝 뒤어보았지만 어림없이 높은 곳에 달린 살구를 따내지 못합니다. 고개를 넘어가면서 여우는 "살구가 시게 생겼어"라는 말로 자기 합리화시켰습니다.

 

바둑을 두는 이들이 상대편의 말을 다 잡고 싶겠습니다만 잡지 못하고는 "살려주었다"고 말합니다. 반상에서 상대의 말을 다 잡기는 불가능합니다.

아무리 하수라도 반상에서 2집은 지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세력으로 몰아가면 몰살이 되기도 하겠습니다만 맘먹고 2집 짓겠다고 성벽을 쌓으면 18급이라도 대마는 포기하고 2집짜리 작은 망아지는 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마음으로 인생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고 주어진 삶을 열심히 살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주변의 격려를 고마운 마음으로 받아들이고자 합니다.

혹시 버스정류장에 단골 92번이 도착한 후 곧바로 떠나가서 내가 타지 못하였다면 그 버스는 나의 운명에 들지 않는 것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인생에서 운명적으로 만나는 것은 사전에 충분한 준비가 있어야 가능한 것입니다. 혹시 내가 만난 운명의 가치를 다 알지 못하고 그 운명을 가볍게 내보낸 것은 아닌가 반성해야 합니다.

부잣집 업이 슬며시 나가는 것처럼 나의 운명속에 있었던 인연이 인연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면 이전부터 나의 운명이 아니었다는 다짐을 하면 될 것입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동두천시청 발령을 긍정의 마인드로 받아들인 것이 얼마나 잘한 일인가요. 동두천시도 경기도이고 누군가가 근무해야 할 자리인데 거기에 내가 발령된 것입니다.

미워서 보낸 것이 아니고 징계성 좌천은 더더욱 아닌 지극히 정상적인 인사발령이었습니다. 그 진실을 알기에 가는 날부터 시청에 인사드리고 동사무소 동료들과 소통하며 지내고 주변의 시민들을 위해 순찰하고 소통하고 소주잔을 마주했습니다.

 

23년째 이어지는 동두천시 생연4동 어르신과의 인연은 얼마전에 감자탕집에서 저녁식사를 함께하는 행복으로 지속하고 있습니다. 동장을 떠나며 드린 편지를 간직해 주신 어르신께 감사패를 드렸습니다.

동두천시와의 인연은 동장으로 2년 근무하고 오세창 시장님의 추천으로 부시장이 되었습니다. 동료들보다 18개월 먼저 부시장이 되었다고 자평합니다.

동료중에 부시장을 못한 이들이 더 많으니 10년 빠른 부시장이라 평가해도 좋을 것입니다. 이런 자랑을 하는 편은 아닌데 스토리의 의미에 무게를 실어보내려 하니 조금 쎈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시장님은 조금이라도 젊은 사람, 동두천시청 근무경력이 있는 자를 선택하셨습니다. 안성맞춤이었습니다.

 

생연4동장으로 근무했고 근무할 당시 지역주민과 소통하고 공무원들과 친밀하게 지낸 부시장이라고 시민들께 소개해 주셨습니다.

공직을 마치고 공직의 은인 20명중 가장 두두러지는 은인이신 오세창 시장님께 부부가 인사를 갔습니다. 시장님께서는 당신이 열심히 한것이라 칭찬해 주셨습니다.

 

3급 부시장으로 선택해주신 곽상욱 시장님께도 인사드렸습니다. 남양주 이석우 시장님께는 훈장전수받으면서 큰 인사를 드렸습니다.

세분 시장님은 늘 마음속에 간직하고 존경하는 분입니다. 역시 기관장을 하시는 분은 다른 바가 있었습니다. 이분들의 지도를 받으며 근무한 결과 부시장의 역할에 대한 글을 써서 책 속에 담았습니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프로필 사진
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