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와 운명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글을 쓰면서 신변잡기만이 아니라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도 써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만 아직은 자신감이 없습니다.

도대체 자신의 의견을 시원하게 제시하는 일을 해보지 못하고 조직 안에서 이 눈치 저쪽 분위기를 살피면서 적정한 중용, 중도, 중간의 입장으로 살아온 세월이기에 남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이 어렵고 칭찬하기에도 자신이 없습니다.

 

 

누군가를 칭찬하면 건너편 사람은 비판을 받는 의문의 1패를 주기도 하기에 우려스럽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이런저런 걸림돌 없은 경험적 이야기만 내어놓으니 글에 힘도 없고 무게도 없다고 합니다.

촌철살인의 막말 수준의 이야기를 늘 떠벌이면서도 자신있게 언론에 얼굴을 내미는 분들을 보면 한켠으로, 한편에서는 존경스럽다는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조금씩 발을 앞으로 나가서 비판하고 평가하고 칭찬하고 나무랄 수 있는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다짐을 부처님께 드리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자비와 사랑과 중용의 길을 걸으시는 부처님의 마음에 아픔을 드리면 안 될 일입니다.

삼천갑자 동방삭은 나이많은 것을 자랑하다가 노인으로 변장한 저승사자에게 옷소매를 잡혀서 180,000년의 긴 생을 마감하고 저승사자와 동행하였습니다.

 

나이자랑만 안했으면 지금도 이 세상의 모든 중생들을 지도하시고 평가하실 것입니다. 다만 동방삭 어르신이 긴 세월을 사시면서 이룩하신 업적은 아직 공부가 일천하여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 글은 글로서 신문이나 책을 통해 독자에게 전해지는 마음의 통로입니다. 그러니 마음속에 축적된 생각과 경험과 지혜를 전하는 일이기도 하고 잘못을 인정하고 다른 이들이 바른 길을 가도록 안내하는 나침반이기도 합니다.

 

교통표지판을 보면서 먼 길을 달리고 네비게이션을 읽으면서 가까운 지리를 파악하는 것이 인생입니다. 긴 호흡과 짧은 판단으로 어렵고 힘들다는 인생길을 차분히 걸어갑니다.

그것이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이들이 함께 가야하는 운명이라는 길일 것입니다. 글을 쓰라 하는 것도 아니고 글을 써야 한다고 강제하는 바도 없지만 글쓰기에 신경을 쓰는 것도 운명인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평범한 글쓰기보다는 조금 다른 글로 다른 분들의 공감을 얻고자 작은 노력이지만 이런저런 이야기를 정리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글재주는 타고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수련하면 조금은 나아질 수 있다는 확신이 서기도 합니다. 두 가지를 합하고 융합한 후 더 큰 열정의 노력을 보탤 필요가 있다할 것입니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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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