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배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동두천시 생연4동에 근무할때 자주 매일 뵙던 사모님께서 67세에 영면하셨습니다. oo인쇄소 ooo 사장님의 사모님이시고 경기도청 지인의 처형이십니다.

 

 

지인께서 전부터 동두천시 생연4동 근무에 대해 잘 아시기에 부음을 가정 먼저 알려주셨고 이날 자신의 차로 4명 2집 부부가 동행해서 요양병원 영안실로 달려갔습니다.

 

지난번 지인의 모친상에서 마스크를 쓰고 조문을 할 것인가 고민을 하였는데 이제는 코로나19-2.5단계의 위중한 상황이고 부의 안내문에도 마스크를 쓰고 와서 쓴 채로 조문을 하라 합니다. 아예 조문을 사절한다는 문구도 올렸습니다. 참으로 힘든 시기입니다.

 

고인은 수년전에 큰 수술을 하시고 회복하셔서 콩밭, 고구마, 깨밭에서 일을 하시면서 건강을 챙기셨습니다. 수술 후에 적정한 운동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처방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점차 회복하시는 줄 알았는데 수개월전에 중환자실에 입원하셨고 코로나상황이 위중해지면서 면회 금지되었다고 합니다.

 

지금 대부분의 요양병원은 면회를 못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위중하시다는 전갈을 받고 5분만에 달려갔지만 달려가는 동안에 운명하셨답니다. 의료진에게 크게 어필을 하고 딸이 울고불고 하였지만 이미 돌아가신 후였다고 합니다.

 

코로나19가 위중하기는 하지만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우리 일행이 의정부를 진입할 즈음 시청 국장님이 전화를 하셨습니다.

 

문자로 부음을 알려주신 분이기도 합니다. [부고알림] ooo의 배 / 정확히는 [ooo상배]가 맞는다고 합니다. 배우자의 상을 알리는 것입니다.

흔히 부인별세라 합니다만 남편의 이름 다음에 喪配라 합니다. 물론 아들딸의 이름으로 알리기도 합니다만 상배의 경우는 비교적 젊은 분들의 경우 아직 자녀의 이름으로 알리기에는 인지도가 낮은 경우에 씀니다.

부인이 사회적으로 활동을 하시는 경우에는 부인 이름을 써서 [ooo 여사 喪配]라 할 수도 있겠지요.

 

장례식장은 최근에 지은 듯합니다. 신천이 바라다보이는 우회도로변에 2줄 주차장과 함께 대리석 건물을 올렸습니다.

이 요양병원에 97세쯤 되신 어머니를 모신 77세쯤의 아드님도 상가에 오셨습니다. 역시 코로나19로 인해서 어머니를 방문하지 못하시는 아들입니다.

 

그리고 80이 넘으신 통장님 부부도 오셨습니다. 시청의 간부 출신 여러명이 오십니다. 전 시장님도 몇시간전 다녀가셨고 잘 아는 지인들 여러분이 오십니다.

시의원, 시의 국장, 지역상인대표, 문화계 인사 등 다양한 분들이 오셨습니다.

 

큰아들은 미국의 유명 자동차회사의 연구원으로 미국 시민권자입니다. 긴급 연락을 받고 지금 저녁 7시 현재 인천공항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려서 이상없이 결과가 나오면 다음날, 어머니 발인날 새벽 4시경에 빈소에 도착할 것입니다.

큰아들을 기다리기 위해 염습을 연기하고 있습니다. 가족의 전언에 의하면 평온하게 돌아가셨다고 합니다만 아들과 한번은 얼굴 인사를 해야 할 것이라는 말씀과 함께 상례 절차는 큰오빠와 더 많이 상의하라는 아버지와 딸의 대화를 들었습니다.

 

8시반경에 출발해서 2시간을 걸려서 10시반에 집앞에 내려주셨습니다. 감사인사를 드리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소주 2병반정도 마신 듯 생각합니다. 오는 내내 잠을 자고 동수원을 나올즈음에서야 깨었습니다. 월드컵경기장 앞에서 정신을 차리고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눈 후 물한 컵을 먹었습니다.

 

생연4동사무소에 근무할때 늘 밝고 환한 미소로 인사를 하시고 가면 커피, 사이다, 쌍화차, 녹차를 주시고 동사무소를 떠난 후에도 1년에 한두번 가면 감자, 옥수수, 열무 등 농사지으신 것을 수북하게 담아주시던 사모님이십니다.

 

고인이 부처님의 나라에서 영생을 누리시기를 바랍니다. 아제아제바라아제바라승아제소지사바하

사모님은, 고인은 주변의 사람들이 놀러오고 쩜100 고스톱을 쳐도 불편한 표정은 없으시고 오히려 우리집에 놀러와 주어서 고맙다 하신 분입니다.

 

그래서 더더욱 손님이 몰리고 지역사회 정보의 흐름을 알 수 있는 토론의 현장이기도 했습니다. 병원에 입원하신 기간중에 어르신과 점심을 먹을때 사모님들은 모시지 못했습니다.

전에는 3분 사모님이 함께 식사를 하시곤 했는데 입원 이후에는 나머지 2분 사모님을 모시지 않았습니다. 말씀은 없으셨지만 다른 사장님들도 이해해 주셨습니다. 젊으신 연세에 떠나가신 사모님의 극락왕생을 거듭 기원합니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프로필 사진
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