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의 자세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해야 할 일이 있고 하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어제 경기도청의 몇 부서를 다녀보니 현직시절의 열정적이던 자랑스러운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책상을 놓고 빼곡하게 앉아서 일하는 주무관, 팀장, 과장을 만나보니 그런 과정을 거쳐서 공직을 마감하고 명퇴하고 공기관에서 일하고 이마저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오늘의 모습을 투영하면서 긴 세월 참 평온하게 보냈구나 회고하였습니다.

 

 

일하면서 위기의 순간도 있었고 술 한잔하다가 큰 사건사고에 임박할뻔 하였지만 참으로 행운스럽게 잘 피해온 세월이었습니다. 술은 자신을 콘트롤하지 못하니 영 위험합니다만 그래도 평소의 긍정 마인드는 술 먹고 누구와 싸운 일 없음을 다행으로 봅니다.

술 먹은 다음날 새벽에 술에서 깨어보니 파출소 장의자에 누워있다면 참으로 황당하겠습니다. 아내와 가족이 급하게 신발 거꾸로 신고 달려와서 무슨 일이냐 걱정하는 모습을 드라마에서 많이 봅니다.

 

실제로 주변의 공직자들이 사건사고로 고생하는 모습도 보았으니까요. 승진이 늦어지는 후배들을 보면 모두가 다 술과 연관성이 있습니다.

술 먹고 싸운 직원, 음주운전이 통보되어서 승진에 누락된 간부들 이야기는 부지기수입니다.

그러니 순조롭게 공직에서 근무하고 잘 마치고 돌아온 것이니 다산 선생님 말씀대로 解官(해관)의 상황임을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고르게 흘러가는 세월과 시간이니 이 또한 공평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신이 모든 인간에게 모든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은 다들 알고 있습니다. 잘생긴 얼굴을 받은 이는 거친 목소리로 살아야 하고 훤칠한 키를 주면 얼굴에서 일부 깎아내리는 것이 신의 뜻인가 생각합니다.

인생에서 운명적인 얻음이 있으면 필연적인 모자람이 발생하는 것은 정말로 ‘신의 한 수’이고 인간이 인간스럽게 살게하는 그 어떤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하는 경제원리와도 같다 하겠습니다.

 

바람이 강해도 나그네 옷을 벗기지 못하고 태양의 열기로 스스로 저고리를 팔에 올리도록 한다는 동화의 스토리가 떠오릅니다. 정말로 세상은 힘으로 되는 것이 있지만 무력으로는 안 풀리는 일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니 공직에서도 윗사람 잘만나고 좋은 동료와 함께 하고 존경받고 신뢰받는 부하와 상사의 관계를 바탕으로 조직이 발전한다는 점에 큰 방점을 두고자 합니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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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