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하늘이 열린 날입니다. 개천절입니다. 단기 4353년 서기 2020년입니다.

2333+2020 = 4353년. 4297년-4353=1964. 어려서 시골집 우물에서 본 단기 4297년은 서기 1964년이고 1965년에 초등학교에 갔습니다.

 

 

우물주변을 시멘트로 수선을 하고 그 기념으로 굳기 전에 기념 연도와 월일을 적어두는 유행이 있었습니다.

그 숫자가 서기1964년과 다른 것이어서 혼란이 있었습니다. 학교에선는 서기1965년인데 집에오면 단기 4298년입니다. 단군할아버지와 예수님이 함께 하시는 시골집의 모습입니다.

 

학교에서는 아라비아 1, 2, 3인데 집에 오면 一, 二, 三, 四입니다. 막대기 5개를 그으면 좋겠는데 숫자 5는 五라하니 어렵고 十을 拾이라 하고 一을 壹이라 합니다. 二도 貳라고 쓰니 또한 쉽지 않습니다.

 

다만 공무원에 들어가보니 회계서류에서는 貳拾萬원이라 적습니다. 200,000원인데 가진 자라 해서 수정을 할 수 없도록 어려운 한자로 頭書(두서) 금액을 표기하고 두서와 아라비아가 틀리는 경우 두서 금액 한자가 우선이라는 규정도 있다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二十만원이라고 쓰면 三十만원으로 수정할 수 있는데 貳拾만원은 수정이 안 될 것입니다. 그래서 혼란스러운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열심히 따라다니면서 배우고 익혀서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숫자, 한자도 어렵지만 정말로 나이들어 세상 살아가는 것은 더더욱 힘들고 복잡한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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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