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손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 後孫(후손)

100년을 이어가지 못하는 종이와 서류는 보통의 가정에서 제대로 이어가기가 어렵습니다.

조선시대 왕실의 문서는 별도의 사고를 4개 지어서 보관했다고 합니다만 벼슬을 지낸 영의정 등 관료나 당대의 학자들이 남긴 책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데는 집과 토지, 농지가 함께할 때 더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자자손손 집을 이어 살고 농지를 경작해 먹고 살면서 집안에서 관리하는 고문서를 잘 보존했습니다. 이것이 참으로 소중한 자산임을 며느리와 아들, 손자들이 알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문서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 중국 명의 화타의 부인은 남편이 죽자 소중한 의서를 아궁이에 불태웠고, 이를 예견한 제자가 달려와서 반쯤 불타고 있는 문서를 아궁이에서 꺼내어 급하게 불을 꺼서 구해낸 것이 오늘날 중국의 한의학 수준이라고 합니다.

 

화타의 아내가 의서를 불태우지 않았다면 지금 의술의 3배 이상 높은 수준에 이르렀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겠습니다.

우리 주변의 사대부 집안에서도 놋그릇을 내다 팔고 스텐레스 그릇으로 제기를 바꾼 며느리가 많았습니다. 옛날 돈을 모아서 부자가 된 국민학교 선생님도 있다 들었습니다.

 

조선말 우표를 모아서 큰 돈에 내다 판 경우도 있습니다. 3만원에 산 도자가가 3억원짜리인 경우도 있고 쓰레기통에 버려진바 있는 모나리자의 미소를 그린 명화는 지금 박물관의 센터를 차지하고 색상이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한 방호막의 경호를 받고 있습니다.

 

명작도 세월에 밀려나고 비싼 작품이 시간의 칼날에 찟겨 나갑니다. 그런 시간의 흐름속에 우리가 살고 있으니 부자가 3대를 가지 못하고 지금 고생하는 아이들이 나이들어 부자가 되고 권력을 잡을 수도 있습니다.

고생고생하다가 선거에 당선되어 신분이 수직상승하기도 하고 여러 번의 도전에 매번 고배를 마시는 불운으로 고생하는 분도 있습니다.

 

아마도 올해 하반기에는 더 많은 분들이 선거를 준비할 것입니다. 서울시장, 부산시장이 이달 초에 결정될 것입니다. 그런 격동의 시기를 맞이해서 오늘 4월1일 아침에 절을 올릴 수 있음을 감사합니다.

지난 5년동안 매일 아침에 절을 할 수 있는 행복을 느껴 봅니다. 개근상을 탄 학생을 높게 평가하던 1970년대의 기준점은 2020년에는 맞지 않습니다. 열심히 학교에 다닌 것이 모든 것을 이룩한 것이 아니라는 평가를 합니다.

 

살다 보면 집안의 관혼상제가 있는 것이니 초등학교 6년 내내 개근상을 받은 것은 자랑이 아니라 기계적인 학생이었다는 비판을 받게 됩니다.

그러니 살다가 여행을 가서 사정이 생겨서 하루 더 연장할 수도 있고 부대찌게 먹으러 가서 불고기백반을 주문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일상보다는 작은 변화를 추구하는 삶의 여정을 구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4월1일 아침입니다.

 

이 글을 200년 후 자손들이 보게 된다면 인터넷의 승리입니다. 종이에 써둔 글은 당대에 이사 가면서 쓰레기장에 가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인터넷 글은 손에 잡히는 것이 전여 없지만 조금은 더 길게 보존될 것이라는 기대를 합니다.

그래서 100년전의 어느 할아버지가 2021년 4월 1일 아침에 108배를 올리고 그 소감을 적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이 글이 사이버 공간에서 300년 정도는 살아남을까 기대를 합니다.

 

하지만 사후에 자손들이 이 글을 읽는가 읽지 못하는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나의 인생을 살면서 자신의 인생을 이처럼 기록하고 관리하고 자신에 대한 자존심을 간직하고 살아갔음을 자랑하는 것으로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를 사는 것에 만족하면서 동시에 그 의미를 의미있게 관리하는 노력을 지속하는 자세를 자화자찬하는 것입니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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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