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요!" 119 김문수 도지사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김문수 경기도지사님이 재야운동을 함께 하시던 동지의 요양원을 방문했을 때 소방서의 최신형 앰블런스를 알아보기 위해 119에 전화를 한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직접 119에 전화를 하니 소방관이 전화를 받았습니다.

 

 

"나, 도지사 김문숩니다."라며 대화를 시작합니다.

 

그러자 소방관은 메뉴얼에 따른 듯 동문서답으로 대화를 이어갑니다. 도지사라 말하면 '네 도지사님, 소방관 아무개입니다'라고 답하면 '앰블런스를 이용하려면 어찌해야 하는가?'질문 할 순서였습니다.

하지만 소방관은 '도지사 김문수'라는 말을 흔하게 접하는 장난전화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

 

나중에 진짜 도지사임을 파악한 소방당국이 소방관 교육용으로 만든 녹음파일이 언론에서 취재하였고 인터넷으로 퍼져나가서 여러번 당시의 대화상황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여러 번 반복 청취를 해 보았지만 어느 구석에도 "나 도지사" 라며 "갑질"을 한 부분은 없습니다. 오히려 친절하게 “나는 도지사 김문수입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소방관의 응대를 기다립니다.

 

결국 대화가 길어지고 애당초 앰블런스를 알아보려던 의도는 사라지고 그냥 소방서에 장난 전화를 한 도지사 목소리를 흉내 낸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아도 소방관 두 분이 일단 도지사로 받아 들이고 인사를 하였으면 다음 용건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흔히 군부대에서 "나 사단장이다"라고 동료 선배가 장난 전화를 하면 "네가 사단장이면 나는 국방부장관이다"라고 응수하는 경우가 있다 합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일단은 긍정의 마인드로 상대편의 이야기를 받아들이면 좋겠습니다. 자신의 선입견으로 다른 이의 생각을 豫斷(예단)하는 것은 좋은 습관이 아닐 것입니다.

 

모든 일에 理由(이유)가 있습니다. 그렇게 행동하는 그만한 事由(사유)가 있다는 말입니다. 아마도 우리는 섣부른 예단으로 손해를 보거나 사회생활에서 미안한 상황을 여러 번 겪었을 것입니다.

혹시 미안한 줄도 모르고 지나간 일이 한 두번을 넘을 것입니다. 그러니 매사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고 무슨 행동이든 어떤 말이든 그만한 이유가 있고 논리가 성립할 것이라는 전제를 가지고 받아들이고 한번 걸러서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내 생각에 맞지 않는다고 상대방의 말이 틀렸다 하지말고 나와는 좀 다를 수 있구나 생각해야 합니다.

김문수 도지사님은 서민적인 풍모로 재야활동 동지의 안타까운 투병을 지켜보면서 작은 일이라도 스스로 해야 하겠다는 생각에 119전화를 하신 것입니다.

소방관과의 통화가 진도를 한 발작도 나가지 못하고 엉뚱한 상황이 되어서 언론은 마치 '김문수 갑질'로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하지만 다시 들어보아도 한마디도 '도지사 갑질'은 없었다고 확신합니다. 중간 간부의 충성심이 만들어낸 해프닝입니다만 아직도 갑질 이미지는 지워지지 않아 보이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언론은 아무래도 약자편인가 하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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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