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선강의와 직강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 랜선강의와 直講(직강)

팬데믹(pandemic)이란 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를 의미하는 말로, 세계보건기구(WHO)의 전염병 경보단계 중 최고 위험 등급에 해당 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염병의 위험도에 따라 전염병 경보단계를 1단계에서 6단계까지 나누는데 최고 경고 등급인 6단계를 ‘팬데믹(pandemic; 전염병의 대유행)’이라 합니다.

 

 

전염병 경보단계 중 1단계는 동물 사이에 한정된 전염으로 사람에게는 안전한 상태, 2단계는 동물 사이에서 전염되다가 소수의 사람들에게도 전염된 상태, 3단계는 사람들 사이의 전염이 증가한 상태입니다.

4단계는 사람들 사이의 전염이 급속히 퍼지기 시작하여 세계적 유행병이 발생할 수 있는 초기 상태, 5단계는 전염이 널리 퍼져 세계 동일 권역(대륙)의 최소 2개국에서 병이 유행하는 상태로 전염병의 대유행이 임박하였다는 의미입니다.

 

6단계는 제5단계를 넘어 다른 권역의 국가에서도 추가로 전염이 발생한 상태로 이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은 ‘전염병의 대유행’ 즉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다는 의미입니다. 2020~2021년이 이 같은 상황에 처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같은 상황으로 인해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생소한 용어를 내놓았고 국가보다 국민들이 잘 기키고 있습니다. 서비스 업종의 종업원들이 마스크 쓰라는 명령을 내리고 있습니다.

 

화장실 관리인이 양치질하는 손님을 지도합니다. 여기에서 마스크를 벗고 양치질을 하면 안 된다고 강하게 말합니다. 손님들이 머슥할 정도로 격한 어조로 지적을 합니다. 평소 안내말씀을 할 기회가 적어서 연습이 안 된 것 같다 생각했습니다.

시내버스 안에서는 마스크를 쓴 채 재채기를 해도 눈총을 받습니다. 그 동안 아무 일 없이 지나간 일들이 이제는 신경을 써야하는 에티켓으로 진입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이처럼 사회 전반이 코로나19로 큰 변화를 경험하고 있는 가운데 강의행태가 크게 바뀌었습니다. 비대면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상대와 접촉하지 않고 대화를 하는 것은 자연의 메아리에서 출발하여 아이들이 실과 종이로 만든 전화기 놀이, 전기로 통화하는 전화기, 무선전화기, 무전기가 있습니다.

 

그리고 화상회의라 해서 경기도로 보면 수원시에 있는 도지사와 간부, 의정부시에서 일하는 제2부지사와 간부들이 화면을 보면서 토론을 하고 중요사항에 대한 지시를 합니다. 현안사항에 대한 설명을 통해 부서간에 도정업무에 대한 공유를 하고 협력을 추진합니다.

하지만 비대면 강의는 익숙하지 않습니다.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강의내용을 방송을 통해서 교육하는 시청각 교육이 있습니다. 보는 이들은 실감이 덜하지만 그 내용은 현장에서 청중과 눈을 맞추면서 나눈 강의대화입니다.

 

현재 비대면 강의는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테이블에 앉아서 노트북 앞에서 강의를 하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회의실이나 강연장 무대에서 실제로 청중을 향해 강의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1시간 정도의 강의를 무대에 서서 하지 않는 추세입니다.

2시간을 10분 휴식시간을 가지면서 진행하는 경우 강단에 서서 좌로, 우로 움직이면서 청중의 집중을 유도하면서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이 경우에는 정말로 객석에 청중이 있다는 느낌으로 대화하듯이 진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1시간 정도는 노트북앞에서 다른 노트북으로 랜선강의를 듣는 이들의 반응을 제한적으로 살피면서 이야기를 합니다. 이 경우 강사는 몸을 뒤로 하면서 손으로 크게 강조점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두 손을 모으고 얼굴 앞에 두 주먹을 쥐면서 설명합니다.

나이든 교사와 교수가 강단에 서서 의자에 앉은 학생앞에서 설명하는 것이 강의입니다. 이는 그리스·로마시대에 점령군이 정치를 배우고 점령한 나라의 현황을 듣기 위해 자리에 앉아서 신하, 장관의 설명을 요구하는 형태와 비슷하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점령군 장수가 적군의 포로 중에서 자신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말하도록 하는 과정이 훗날에 강의라는 형태를 구성하게 되었다는 말입니다. 신하는 점령군의 칼 앞에 벌벌 떨면서 말을 잘못하면 그 자리에서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긴장했을 것입니다.

강의가 아니라 목숨을 건 진술입니다. 그래서 강의가 힘든 것인가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재의 교수님들은 강의준비에 고생한 부분을 시험출제와 채점을 통해 보상받습니다.

 

내가 낸 문제를 가지고 시험보면서 고민하는 모습, 그리고 논술과제를 주고받은 리포터를 채점하면서 그 학생의 수업태도를 떠올리는 행복을 느낄 것입니다.

결국 강의는 얼굴을 마주하고 언어와 표정과 보디랭귀지를 주고 받으면서 진행하는 학문의 토론장입니다. 대변해서 대화하고 눈빛을 보고 수긍하는 표정에 행복해 하고 거부하는 말로 힘들게 갈등하는 것이 강의의 집대성입니다.

 

하지만 2021년의 랜선강의는 상대가 작은 노트북 화면에 30명이 들어와있는 미세한 공간에서의 대화입니다. 중간 질문도 없고 강사가 말하는 중요 포인트에 대한 수긍의 표정도 확인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힘이 듭니다.

그래도 랜선강의를 여러번 진행하면서 서서히 노하우가 축적되고 있습니다. 목소리를 크게 작게 변화를 주고 노트북 줌 카메라앞에서 자신을 가까이 가거나 뒤로 물러나서 수강자 노트북에서도 율동과 역동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뉴스 아나운서 중에서 움직이는 기상캐스터가 되어야 합니다. 강사는 좁은 화면이지만 그 안에서 열정으로 움직이면서 열정적으로 강의를 하면 됩니다.

그래서 의사봉은 이용자가 관리해야 한다는 논제를 가지고 한 두번 탕탕탕 울리면서 관심을 유도하고 집중하게 하는 전략을 쓰고 있습니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프로필 사진
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