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내린 조각품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 신이 내린 조각품

미국 유타주 북쪽 콜로라도 강에 인접한 공원이 있습니다. 아치스 캐년 국립공원(Arches National Park)에는 2,000개의 아치가 있다고 합니다.

아름다움의 극치이고 신만이 가능한 예술작품이라 합니다. 우리의 생각을 뛰어넘는 작품세계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 아취의 형성과정에 대한 상상을 해 봅니다.

 

 

이곳은 과거 바다였다고 합니다. 3억5천만년전의 이야기랍니다. 350,000,000년전이라면 5천년 단군의 역사가 70,000번 이어진 것이니 인간으로서 계산은 해 볼 수 있지만 그 기간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그냥 아주 오래전의 이야기입니다. 긴 세월이니 지구상의 지표와 바다가 도대체 몇 번이나 그 위치를 바꿨을까요.

그래서 이 바다의 바닥에 부드러운 흙이 퇴적되고 골자기가 생겨나고 아주 커다란 고래가 죽어서 바닥을 차지하였을 것입니다. 또는 몸통이 가늘고 긴 생명체가 죽어서 바닥에 누웠다고 가정합니다.

 

죽은 생명체의 영양분을 먹기 위해 미생물이 모였는데 미생물로 인해 아주 단단한 재질을 가진 성분이 생성되었습니다.

시간과 세월이 흘러서 바닷속의 용암이 폭발하여 올라오면서 바다의 바닥을 들고 올라왔습니다. 다시 시간이 흘러서 이 미생물이 뭉쳐진 단단한 부분은 남고 그 아래 연약지반은 풍화작용으로 다시 바다로 흘러갔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아치가 남아있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용암의 작용을 상상해 봅니다. 평지에 물이 흐르는 작은 냇가로 폭발한 용암이 흘러내렸습니다. 처음에는 바닥으로 포석정의 곡선으로 자리한 용암줄기가 식어서 바위가 되었고 다시 지진이 일어나서 그 용암덩이가 바로 서게 된 것입니다. 누워있던 용암바위가 90도 돌아누워서 지금의 아치가 된 것입니다.

그냥 풍화작용이 선택적으로 이뤄진 것이라는 설명은 논리상 약함이 보입니다. 그런데 재질이 강한 바위가 녹은 용암이 구불어진 개천을 지나다가 힘을 잃고 굳어서 바위가 되었고 그 부분에서 다시 조륙운동이 일어나 옆으로 누운 용암을 하늘을 향해 세우니 오늘의 아름다운 아치가 되어서 관광객을 맞이하는 것입니다.

 

지구와 다른 행성간에는 거리가 있고 그 자체의 행성속에는 세월이 담겨 있습니다. 우주속 행성은 시간여행과 공간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존재하였고 큰 공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지구가 하늘을 날고 그 위에 화성이 돌고 더 나가면 목성, 금성, 토성이 있습니다.

그러니 월화수목금토일 일주일을 쉽게 보낼 일이 아닙니다. 태양계라는 우주의 일부지역을 살면서 인간은 감히 수금지화를 말합니다. 하늘의 달을 보고는 한 달이라 합니다. 조상들은 세상을 참으로 넓게 보았는데 우리는 작은 아파트에 살면서 나와 내 가족만 바라보는 중입니다.

 

비행기를 타고 한반도 서해안을 보면서 참으로 많은 이들이 산과 들과 강가에 사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미국 LA공항을 향해 날아가면서는 태평양의 바닷물이 많고 바다가 넓다는 생각도 합니다.

승용차를 운전하여 여행을 가면 한반도가 넓습니다. 그런데 미국 우주선이 화성에 착륙했다고 하니 마음이 넓어지기도 합니다.

인간의 생각이 이처럼 다양하게 적응하도록 구성되었다는 것은 다행스럽고 행복한 일입니다. 인간만이 지구가 둥근 것을 알고 지구~달까지의 거리를 이해하고 태양의 존재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미생물이 이같은 지구를 알까요. 동물들이 사계절이 변하는 이유를 이해할까요.

 

미국땅에 가서 그랜드캐니언을 보면서 지구가 참으로 오래되었구나 하는 생각을 한 바가 있습니다. 캐나다 천연림속을 거닐면서 지구가 큰 에너지를 가지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호주의 붉은 언덕을 바라보면서 지구의 생성과정에 대한 고민을 했습니다. 뉴질랜드의 남섬 함상에서 대낮에 우박을 맞으며 지구 남쪽의 바닷물이 밖으로 날아가지 않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이제 이땅의 어느 지형이든 바위든 흙을 보면서 시간과 세월을 연상하게 됩니다. 유명한 시인은 산기슭에서 만나는 작은 벤취를 보면서 다양한 생각을 해보라 했습니다.

 

저 의자를 만든 사람을 생각하고 봄날에 두 아이를 데리고 소풍을 와서 저 벤취위에서 맛있는 김밥을 먹으며 행복해 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합니다.

그리고 한여름에 더위에 지친 나그네가 잠시 쉬는 모습을 상상하고 가을날에 청춘남녀의 데이트 장면도 떠올려 보라 합니다.

이어서 한겨울 눈이 소복히 쌓인 벤취의 정경을 그려보라 합니다. 시인의 눈에 보이는 사물을 그대로 보고 상상해서 보고 분석해서 바라보라는 시인의 강의였습니다.

 

마찬가지로 동학사 사찰입구의 나무들이 바위에 몸을 의지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 또한 상상의 내래를 펼쳐서 길게 깊은 호흡으로 상상해보자 제안합니다.

이 바위 위에서 자라고 세월을 보내고 열매를 맞은 후 떠나간 나무가 몇 그루일까 가정해 봅니다. 100그루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나무의 수명이 대략 200년이니 2,000년까지 상상한 것입니다. 이 돌은 그 이전에도 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니 상상의 폭을 조금 더 넓혀 보시기 바랍니다. 그런 상상으로 30분 정도 사색을 하고나면 지금까지 살아온 나의 생이 참으로 값지구나 생각이 들것입니다.

 

긴 세월속에서 오늘 이시각은 나 자신이 그 시간의 흐름속에 존재한 것임을 알기에 자신의 삶이 갑지다는 말입니다. 유행가 가사처럼 왔다가 사라지는 바람같은 인생이 아니라 긴 역사의 한 부분을 담당, 감당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가득하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오늘 이 순간에 이같은 시간과 세월의 흐름을 인식, 인지하고 이를 분석하고 고민 한 후에 아름다운 논리로 정리하고 있있음을 자랑하는 것입니다.

스스로에게 자랑스러운 일이니 자존감 높은 상태랄 것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모든 사안에 의미를 부여하며 생각하고 느끼고자 합니다.

 

지표면에 나타난 붉은 아취처럼 땅속에는 더 많은 지구의 역사와 인간의 생각이 매칭되는 소재가 매장되어 있을 것입니다. 땅속에는 금, 은, 동, 석탄, 철광석만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지구가 생성되고 변하고 바다가 산이되고 산자리에 바닷물이 들어온 그 수많은 변화의 과정을 지문처럼, 주름처럼, 나무의 나이테같이 간직하고 있다는 상상을 합니다.

그런 상상이 우리의 삶의 가치를 높이는 것입니다. 90세 노인이 러시아어를 배우시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99세 되는해에 '도대체 9년전에 내가 러시어어 공부를 시작한 것은 참 잘한 일이야'라고 말하기 위해 어학공부를 추가했다 답하십니다.

 

정말로 인생은 평생동안 도전하고 노력하고 주변의 모든 것에 대해 고민하라고 신은 인간에게 지혜를 주셨습니다.

지식을 축적하여 지혜를 확충하는 인간의 능력이야말로 이 세상에 대표적인 생명체로 군림할 수 있는 자격증을 주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년을 단위삼아 생존하는 식물, 수년을 사는 동물, 인간보다 더 길게 사는 코끼리와 거북이 있지만 그 중에서 인간만이 대평원의 붉은 아치가 생성되는 과정에 대하여 고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이 세상의 모든 것을 관찰하고 세상일을 고민하고 자신의 존재에 대해 큰 자긍심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살아가기를 권유합니다. 그런 삶이야말로 신이 인간에게 준 특별한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고 실천하는 것이라 생각을 해 봅니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프로필 사진
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