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목일 행사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 식목일 행사

역사적으로 4월5일에 좋은 일, 농사일, 나무와 관련한 일들이 있었다고 해요. 그래서 어느 해에 국토에 나무를 많이 가꿔서 온 국민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하기 위해 나무심는 날을 정했던가봐요.

 

 

어려서는 무조건 4월5일 전후에 나무를 심어야 하는 줄 알았는데 나무의 성격에 따라서는 가을에 이식을 하기도 하고 이른 봄에 가지에 물기가 올라가기 전에 나무를 옮기거나 적지에 심어주어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그래서 나무심는 날은 4월이 아니라 3월부터 가능하다고 하니 오늘부터 나무심기에 관심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초등학생 시절에 부역으로 인력을 차출하니 초등생이 곡괭이를 들고 현장에 나갔습니다.

 

아이들은 다른 동네의 비탈진 산에 초대되었고 열심히 묘목을 나누고 심고 하다가 나무박스에 배달된 삼립빵을 맛나게 먹은 기억이 납니다. 그 흰색 생크림이 들어있는 삼립빵는 안전제일이라는 문구와 함께 마음속에 저장하고 말았지요.

이후 식목일에는 쌍둥이 남매를 데리고 3번정도 참석하였는데요, 권두현 부지사님 성남시장 시절쯤엔가 두 아이를 데리고 가니 반드시 차비를 주어야 한다시며 10,000원씩 주셨지요.

 

아이들은 다음 해에도 식목일에 가면 용돈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스스로 4월5일이 가까워지면 나무를 심으로 가야 한다고 했지요.

그래서 쌍둥이 남매 아이들을 식목현장에 데리고 갔지만 이번에는 격려금을 주실 분이 없으므로 옆에 사무관에게 10,000원 2장을 주면서 적당한 시기에 아이들에게 주라 부탁을 했지요.

 

세 번째 해에도 아이들은 참석하였고 또다시 10,000원을 받았고 이후에는 식목행사에 가지 않기로 했지요. 다만 아이들에게 가끔은 아버지가 돈을 5천원정도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발견·발굴했지요.

아이들에게 아버지는 새벽에 나가고 밤 늦게 술마시고 돌아와서 자신들을 불편하게 하는 불필요한 사람으로 인식하였거든요. 모든 생필품은 엄마의 결정과 엄마의 가계운영권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엄마가 돈을 아껴야 한다고 말하면 ‘수협에가서 종이에 써내면 수협의 직원이 돈을 준다’면서 돈 없으면 수협 창구에 가거나 ATM(automated teller machine, cash machine)에서 돈을 뽑으면 된다고 했어요.

엄마는 아이들에게 아빠가 직장에 가서 열심히 일하고 월급을 받아서 엄마 통장에 넣어주니 그 돈을 찾아서 가족이 쓰는 것임을 알려주었지요.

 

고마운 일이지요. 결국 세월이 흘러 아이들은 아빠의 월급을 알게 되었지만 이제 연금으로 바뀐 아버지의 수입은 당연지사가 되었고 다시 아빠 아닌 아버지는 불필요하게 거실을 지키는 사람으로 밀려나고 있지요.

하지만 그래도 다행인 것은 가족이 무탈하고 각자의 길을 열심히 달리고 있으니 가장으로서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고맙고 행복한 일입니다.

 

더 깊이있는 글을 쓰는 것을 삼가는 것이 이 시대 아빠의 도리라고 생각하는 바이니 이 글을 읽으신 65세 아빠들의 어깨에 힘을 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힘 빼지 마시고 힘을 내세요. 힘을 빼는 기술은 골프장에서 4시간반 동안만 발휘하시고 나머지 시간에는 어깨든 허리든 목이든 빵빵하게 힘을 주시기 바랍니다. 장년에 접어든 분들에게 응원을 보냅니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프로필 사진
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