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말말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 말말말

말의 씨앗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살면서 한마디 하는 말이 얼마나 큰가에 대한 무게를 느껴 봅니다. 절대로 쉽게 말하는 것은 조심할 일입니다.

그냥 말하기 보다는 생각을 많이하고 말하고 대응해야 합니다. 말속에는 자신의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상황이 담기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다른이의 말을 들을 때에는 그 의미를 더 깊이있게 새겨야 합니다. 어떤 연관성이 있어서 이만한 말이 우리에게 전달된다는 점을 느껴야 합니다.

단순하게 길을 묻고 답하는 말은 이쪽으로 가면 맞다는 정도이겠지만 함께 일하는 사이에 주고받는 말은 중요 정책의 방향을 정하는 일이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따라서 중요 업무를 논의하는 토론의 장에서는 말을 아끼고 줄여야 합니다. 말하기 보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고 생각한 만큼 검토하고 고민하는 노력을 첨가해야 합니다. 판단이 느린 경우 左顧右眄(좌고우면)한다고 비난할 수 있지만 정말로 고민해서 결정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급하게 결론을 내리기 보다는 주변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그 중에서 중요한 포인트를 반영하면서 신중하게 결정하여야 할 것입니다.

살면서 주고받는 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 말이 올라와도 참고 정말로 그렇게 말해도 좋겠다는 결론에 이르면 말로 표현해야 합니다.

 

상상하고 생각은 하되 곧바로 말하지 않고 한번은 입안에서, 마음속에서 빙그르르 돌려본 후에 밖으로 표출하는 반복적인 훈련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결정으로 인해서 다른이의 아픔이 없도록 배려하고 고민해야 합니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의 의미를 오늘에서야 되새겨 봅니다. 정말로 조선시대에도 고려시대에도 삼국시대조차 말로 흥하고 말로 망한 일이 많았나 봅니다.

 

 

어느 시대이든 천냥이면 서민에게는 큰 돈인데 말한마디로 그 돈에 상응하는 가치를 상대에게 전했다는 말을 하는 것입니다. 빚을 갚았다고 하니 돈으로 계산한 경우도 있고 그만한 厚意(후의)에 답례를 하였다는 의미도 포함한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현대에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직장생활, 사회생활에서 고객과의 대화는 기계음과도 같은 경우가 흔해서 익숙하지 않습니다.

 

진정성을 가진 대화는 무게를 주고 우리의 직장 생활에서 큰 울림을 주기도 합니다. 민원인을 응대하는 전화에서의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가 공직을 신뢰하는 힘을 보태기도 합니다.

가볍게 지나갈 민원을 담당 공무원의 퉁명스러운 응대로 큰 사건이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는 기관장 비서실에서 자주 발생합니다. 비서실은 경우에 따라 권력으로 느껴집니다. 최선을 다해도 주민에게는 권력의 갑질로 보일 수 있습니다.

 

기관에 전화를 하여 만나는 공무원의 대응이 전체 공직자의 평가를 대신 받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면 우리는 쉽게 말하지 못할 것입니다. 말에 대한 책임과 무게감이 크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답변으로 고객이 우리를 평가한다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창구 공무원의 응대가 기관의 간부, 나아가서 기관장의 얼굴이 되기 때문입니다.

 

기업에 전화를 하였는데 불친절하다면 고객은 그 회사 전체의 이미지로 그날의 감정을 기억하게 됩니다. 친절한 직원 덕분에 회사의 이미지가 크게 높아지고 고양되는 경우도 많을 것입니다.

개인의 입장이 아니라 기관, 회사, 단체의 대표자로서 지금 통화하고 민원을 응대한다는 마음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말한마디가 천냥빚을 갚는다고 하는데 조선시대 천냥이면 현대에는 1억쯤 될까요?

 

명사의 글에서 보니 조선시대 1,000냥이면 논 6,000평을 살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강남에서 6,000평을 소유하고 있다면 롯도 1등도 필요없다 하십니다. 농촌에서도 6,000평이면 中農(중농)이 됩니다.

한양에서 말 한마디 잘하면 6,000평 재벌이 되고 시골에서 소통만 잘하면 논 30마지기 富農(부농)이 된다는 점을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프로필 사진
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