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념#무상#부동의 절하기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 무념#무상#부동

 

 

 

생각이 없고 느낌도 없으며 움직임조차 없는 절하기입니다. 절을 해도 아무런 생각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절을 하고 있음을 인식하지 않은 듯 합니다.

그냥 절을 하고 있으니 몸을 움직이는 것이고 몇번 절을 하였는가를 확인하려 하지도 않고 손에 잡은 염주는 그냥 손에 잡힌 물건이고 절하는 자신은 누구인가 모르겠고 지금 이 공간이 사찰인지 집인지도 모릅니다.

화면에 보이는 해인사의 새벽예불을 보면서 지금 스님이 되어 사찰에서 새벽예불에 참여하고 있는 어느 스님 한 분을 설정하고 그 속으로 감정이입이 되어서 내가 스님인지 스님이 나인가도 분간하기 어려운 오리무중의 심경으로 절을 합니다.

 

이런 절을 해본 기억이 없지는 않은데 오늘처럼 확연하게 물아일체가 된 경우는 적습니다.

3,000배를 올리던중에 몇번은 자신의 존재와 주변의 삼라만상이 하나되는 느낌이 올때가 여러번 있었습니다. 근육이 있고 다리와 허벅지 속에 뼈가 있겠구나 하는 느낌을 받은 일이 여러번입니다.

절을 계속 하여 2,000번에 이르면 이제부턴 정신력이고 부처님의 뜻이구나 할때가 있습니다.

 

더이상 체력으로 절하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의 힘으로 몸을 움직이는 단계에 이르는 것입니다. 영화 마라톤에서 주인공 초원이에게 비가 내리면 힘차게 달리라고 코치가 말합니다.

비가 내리지 않는 날인데 비가 온다고 말하는 이유는 결승선 수키로미터 전에 물을 뿌려주는 구간이 있기 때문입니다.

 

마라톤 경기 규정에 출발 후 몇키로미터 지점에서 선수에게 물을 공급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선수를 관리하는 코치와 감독이 자신들만의 비법으로 물을 준비해서 선수에게 줍니다.

그래서 물병에 색을 정하고 리본을 달기도 합니다. 코치가 없는 선수들은 주최측이 준비하여 식탁에 올려둔 물병을 움켜쥐고 달리기도 합니다.

 

절을 하면서 자신의 존재가 다수에게 연결되어 이리저리 오가는 모습을 보곤 합니다. 이것이 부처님의 가피중 하나일까 생각합니다.

나를 내려놓고 남을 높힘으로써 자신이 올라가는 부처님의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올라가려는자 오르지 못하고 스스로 내려가는 자 높이 오를 것입니다.

 

직접 경험한 공직에서도, 다른 이의 전언을 통해 알고 있는 사회에서의 역할을 보면 공감이 갑니다.

인사때마다 인사계장, 기획계장, 언론계장을 가겠다고 자원하는 이는 가지 못하고 말없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이가 그 자리에 갑니다. 가서도 난척하지 않고 직무에 충실하므로 더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나대고 잘난척하고 일하는 모습을 남에게 보이려 하는 이가 큰 성과를 올린 경우는 적습니다. 차분히 꾸준히 소리없이 소임을 다하는 팀장을 기관장, 부단체장이 신뢰하고 높은 점수를 매깁니다.

 

어느 도지사이든 열심히 일하면서 나대지 않는 간부를 중용합니다. 그 모습은 언제 어느 지자체에서나 같습니다. 부분적인 차이가 있다는 기관장의 편애입니다.

더러는 기관장이 아주 실무적이거나 단체장을 개인의 도구로 잘못 판단하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스스로 선거대 공약한대로 국민중심의 행정, 정의, 청렴을 실천하고 이행하고 더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그리 하지 못하는 이가 계속 선거에 나서는 것은 국민적 불행입니다. 멸사봉공이 어렵지만 쉽기도 합니다. 나를 내려놓으면 공익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매사에 다 그러합니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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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