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토중래 와신상담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 捲土重來(권토중래)#臥薪嘗膽(와신상담)

경상북도 김천시청에서 청렴과 적극 행정을 강의했습니다. 청렴은 자신을 키워주는 조직과 시민에 대한 사명감으로 실천하는 덕목이고 적극행정은 청렴하므로 가능한 효율적인 업무처리 자세임을 강조했습니다.

그런 자세를 가지고 작은 일이든 큰 일이든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자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공직자의 자세에 대한 경험적인 이야기를 펼쳤습니다. 8급부터 5급까지의 업무처리 내용 중 조금은 더 적극적인 자세로 임했던 결과를 자랑하였습니다.

 

 

김천시청의 鳶華池(연화지)는 소박한 아름다움이 한동그라미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빙그르 한바퀴 돌아가는데 10분이 걸리지 않겠지만 그 과정에서 바라보이는 경치는 수백개가 넘습니다.

작은 호수 중간에 자리한 더 작은 섬에는 소나무가 자라고 가지가 많은 나무도 하늘을 향해 팔을 벌리고 있습니다. 흔하지 않은 새들이 이 숲에서 자리를 잡았다고 합니다.

 

조선시대에 축조된 저수지이지만 오래전에 만들어진 패총이 있으므로 역사성이 깊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주변에는 벚나무가 원을 형성하고 있는데 하늘에서 바라본 벚꽃 기간의 사진은 그 아름다움을 흐드러지게 자랑합니다.

근경에서는 벚나무 아래의 여유로움이 보이고 원경에서는 둥근 여유가 나타나는 벚꽃축제의 현장사진입니다.

 

연화지 호수가에 설치된 김천시 홍보물 앞에서 사진을 찍고 그 사진을 강의 PPT에 올려서 오전에 다녀왔음을 자랑했습니다. 강의는 참여식이 중요하다 해서 의사봉을 두드려 달라고 부탁하고 적극행정의 반대인 소극행정에 대해 질문하고 강제로 답을 끌어낸 후에 이번 교육 운영팀에서 준비한 모바일쿠폰을 주도록 했습니다. 참여식 교육을 하였다는 근거로 삼고자 하는 것이겠지요.

 

열정으로 강의를 하였습니다. 젊은 공무원들이 이미 퇴직한 공무원에게 무슨 이야기를 듣고 참고가 될까 생각할 수도 있겠다 자평하면서도 溫故而知新(온고이지신), 三人行必有我師(삼인행필유아사)의 심정으로 열심히 준비한 자료를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아마도 원재료 자체가 척박한 청렴에 대한 강의였습니다. 받아들이기 힘든 이야기가 많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두번째 강의에서는 팀장님의 도움을 받아서 동영상을 첨가했습니다. 개인적인 자화자찬을 줄이고 담백한 청렴이야기, 깔끔한 적극행정의 사례를 이야기했습니다.

나름 여러번 강의에 나선 바이지만 더욱 잘하려 노력하다보니 오히려 어색한 정막이 흐르기도 하고 불필요한 동선이 엉켜서 다시 돌아오는데 버벅거림이 보입니다. 스스로 마음속으로 느낀 것이라면 객석의 젊은 공무원들은 더 깊게 눈치를 채고 있을 것입니다.

 

다행인 것은 강의 시작전에 싸이드 자리에 안착한 중년의 공무원 몇 명은 강의에 집중하지 못하는 눈치입니다. 사실 마찬가지 심정입니다. 바쁜 업무를 하다가 기획부서의 계획으로 끌려오듯 참석한 교육일 것입니다.

현직에서 그런 경우를 많이 겪어본 바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돌아보니 이같은 타부서의 기획에 의한 교육은 가급적 참석하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어렵게 준비하고 초빙한 강사의 명강의를 가지 않으면 듣지 못합니다.

 

더구나 명강의는 다른 이가 전해주는 글이나 말로 닫 설명하지 못하는 현장의 감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흔히 '실감이 난다'는 말이 이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실질적인 감각이라고 풀어야 할까요. 현장감있는 분위기, 뇌리를 적시는 마이크의 쨍쨍거림이 팍하고 머리속에 각인되는 이야기를 들으려면 그곳에 있어야 합니다.

 

강재구 소령의 수류탄 사고를 정리한 글의 제목이 '내가 서있는 위치에...'로 기억합니다. 훈련중 병사의 실수로 떨어진 수류탄이 내 눈앞에 있고 평소의 부하사랑 정신이 0.5초안에 반응하여 온몸으로 감싸 산화하고 주변의 부하를 구한 사건으로서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렸습니다.

 

그래서 다음번 세번째 강의에서는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열정적으로 임할 것입니다.

그런 자세와 노력으로 부단히 경험을 축적해서 다른 기관의 초청으로 진행될 예정인 강의에서도 자신감과 파격적인 표현으로 잠들려 하는 오후의 피로를 이겨내는 힘찬 강사로 거듭되도록 지금부터 준비하고 단련할 것입니다.

 

절차탁마의 심정으로 이 순간을 견디고 있습니다. 와신상담의 심정도 조금 포함하고 있습니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프로필 사진
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