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안전모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승진하면 대부분 부서를 이동하여 새로운 마음으로 일을 하게 되고 승진은 아니지만 발전적인 자리바꿈도 당사자에게는 큰 기쁨이기에 동료들이 새로 온 직원을 포함하는 송·환영회를 연다.

 

식사하기 전에 기념품 전달을 하기도 하는데 꽃다발을 주고 Y-셔츠, 벨트, 지갑, 상품권을 전달한다. 현직에서 부서직원이 부서를 떠나면 복사지 6장을 연결해 붙인 장문의 소개글을 지루할 정도로 읽었고 그 두루마리가 나중에는 술잔을 올리는 쟁반이 되기도 했다.

 

송별회는 함께 근무한 정을 담아 그간의 노고를 자화자찬하는 기회가 되기도 하고 새로운 부서에 가게 되는 기대감을 마음껏 발산하는 모임이기도 했다.

 

아마도 기념품은 막내 후배가 챙겨서 다음날 새로운 부서로 이동할 때 이른바 후행단원들이 함께 들고 가서 다시 한번 전했던 기억도 있다.

 

이처럼 부서를 이동하는 이에게 함께한 마음을 담아주는 기념품에 대한 파격적인 아이디어를 냈다. 물론 1급 공무원 상사이니 이런저런 고민을 한 바가 있다.

 

그래도 경기도에 근무하다가 중앙으로 영전하는 분이니 의미있는 기념품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함께 매주 간부회의를 열고 도정을 함께 고민하고 검토했던 국장들의 주머니돈을 모아서 기념품을 만들었다.

 

안전모다. 앞에는 국민안전처 로고를 붙이고 뒷면에서 경기도를 자랑했다. 안전모 머리부분에는 경기도에서 부지사로 일한 언론의 보도내용을 스크랩으로 올렸다.

 

이임 기념품으로 받으시면서 살짝 당황스러워하시는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지만, 안전모 전달기사가 조간에 나고 다음날 석간신문에 크게 보도되었으며 이후 SNS를 통해 수일간 알려졌다.

 

스스로 정부의 공무원으로 영전된 것을 알리지 못하던 차에 홍보대행사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이후 다시 경기도에 錦衣還鄕(금의환향), 경기도 최초로 1, 2, 3부지사 역할을 단계별로 모두 수행중이시다.

 

그 안전모가 지금은 부지사님의 사무실에 있을지, 자택에 보존하실지는 모르겠으나 요즘같이 어려운 시기에 코로나19 극복, 폭우, 화재 등 재난, 재해예방에 힘을 보태는 마스코트가 되고 있다고 나름 확신한다.

 

그리고 김희겸 경기도 행정1부지사는 2020년11월13일에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 본부장(차관급)으로 발령받았다. 경기도에서 부지사로 일하다가 차관으로 영전한 정창섭, 김성열 부지사가 있지만, 경기도 출신 차관은 아직 전례를 확인하지 못했다. 혹시, 혹쉬(윌리엄 유행어임) 안전모가 어떤 업의 역할을 한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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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