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주제조 과정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어려서 어머니 술 담그시는 작업을 도왔습니다. 어머니 살림을 거드는 일입니다. 우선 쌀로 밥을 쪄내야 하는데 이른바 "꼬두밥"이어야 합니다. 밥알갱이가 탱글탱글하게 살아 있어야 누룩이 잘 달라 붙습니다.

누룩은 통밀을 갈아 물에 반죽한 후 메주덩어리처럼 각지게 만진 후 쑥으로 쌓아 서늘한 곳에 두어 누룩곰팡이를 불러들여 만든 효소입니다. 촉매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시루에 쩌낸 밥은 멍석에 풀어 식힌 후 누룩가루를 뿌려 고르게 비벼줍니다. 누룩곰팡이가 밥알에 달라붙으면 발효가 되는 것입니다. 알콜은 CH3COOH인가요? 녹말이 주성분인 밥알의 영양분이 누룩곰팡이의 화학작용을 거치면 알콜로 변화하는 것입니다.

 

알콜은 에칠알콜과 메칠알콜이 있다고 합니다. 메칠은 화학용으로 쓰이며 먹을 수 없습니다. 에칠알콜은 동그라미가 있으니 동그란 입으로 먹을 수 있다고 초등학교 선생님의 수업을 통해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화학실험실에서 학생들이 에칠알콜을 물에 희석하여 소주파티를 한다고 하네요. 위험한 일입니다. 시중에서 파는 소주도 많이 마시면 취하는데 말입니다. 더구나 메칠알콜을 먹고 부상을 당하거나 사망할 수도 있다고 하니 조심하셔야 합니다.

 

일단 누룩에 비벼준 쌀알을 항아리에 넣어야 합니다. 항아리는 마른 수건으로 내부를 닦아내고 창호지나 신문지에 불을 붙여서 그 안에 넣어 잡균을 없애줍니다. 누룩곰팡이만의 스테이지를 만들어 주기 위한 것입니다.

 

누룩과 혼합된 밥을 항아리에 넣고 물을 채워줍니다. 이미 항아리는 방 아랫목에 자리하였으므로 항아리 뚜껑을 덮고 이불옷을 입힙니다. 발효에 적당한 온도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2~3일 지나면 발효가 시작됩니다. 천천히 죽이 끓는다고 생각해 주십시오. 느리게 부글거립니다. 그래서 슬로푸드라는 말이 나왔고 오토바이는 패스트푸드를 싣고 내달립니다.

 

여기서 한마디 첨가하고자 합니다. 요즘 젊은 엄마들은 패스트푸드가 많아서 편합니다. 15**-9999 누르면 번개같이 치킨이며 피자며 각종 패스트푸드를 배달해 주니 말입니다.

 

하지만 옛날 어머니 시절에는 슬로푸드만 있었습니다. 된장, 간장, 누룩, 막걸리, 김치, 무말랭이, 장조림 등입니다. 그래서 미리미리 준비해야 가족의 三時(삼시)세끼를 먹일 수 있습니다.

 

술은 보름 정도 걸리는 슬로푸드이고 빠른 슬로푸드는 하루 걸리는 팥죽, 3일이 소요되는 두부, 9일이 필요한 콩나물 등이 있습니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프로필 사진
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