땜장이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땜장이를 구경해 보겠습니다. 과거에 시골에 돌아다니며 무쇠솥 구멍난 곳을 때워 주는 땜쟁이도 돈 잘버는 직업이었습니다. 땜질 작업은 예술적 경지를 맛보게 합니다. 땜쟁이 부자는 우선 동네 중간쯤에 자리를 잡고 갈탄 불을 피웁니다.

 

무연탄보다 열량이 높다는 褐炭(갈탄) 덩어리는 우선 숯불을 피우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지하수를 퍼올리는데 마중물이 필요한 것처럼 갈탄의 열량을 살리기 위해서는 솔방울에 불을 붙이고 여기에 숯을 넣어 열량을 키운 그 위에 갈탄을 올려서 불을 붙이는 것입니다.

 

 

起承轉結(기승전결). 갈탄에 곧바로 성냥불을 그대는 땜쟁이는 없습니다. 계란투석. 세상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바위에 계란을 던지면 바위는 그대로이고 달걀만 깨지는 법입니다.

 

불도 그 레벨이 層層侍下(층층시하)이니 큰불, 작은 불, 꺼진 불, 사위어가는 불, 활활 타오르는 불 등 다양한 양태를 보이는 것입니다. 일단 숯불을 거쳐 갈탄 불속에서 새파란 불꽃이 피어오르면 양은냄비를 녹일 수 있는 온도로 봅니다.

 

아버지 땜쟁이는 준비해온 냄비를 꾹꾹 밟고 망치로 두드려 메밀묵을 만들었다가 메밀전으로 바꾼 후에 갈탄 사이에 끼워 넣은 흑연으로 만든 옹기에 넣습니다.

 

흑연이란 연필심을 말하는데 炭素(탄소)의 ​ 결합체로서 그 결합방식에 따라 탄소가 黑鉛(흑연)이 되기도 하고 무연탄이 되기도 하며 다이몬드가 되어 강력한 힘으로 소재를 절단하는데 쓰입니다.

 

아침이슬을 사슴이 먹으면 鹿茸(녹용)이 되고 뱀이 먹으면 상대를 독살하는 猛毒(맹독)이 된다는 말로 연결해도 좋습니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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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