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목기좌와 소좌 중좌 상좌 대좌

 

과거 공무원 직급에 행정직에는 5급에 사무관이 있고 기술직렬 5급에 ‘기좌’가 있었습니다. 내무부 토목5급으로 근무하시던 간부가 서울시내에서 不審檢問(불심검문)을 받았습니다.

 

자신있게 공무원증을 내보이자 나이 어린 전경이 ‘기좌’라는 직위를 보고서 ‘아저씨는 북한에서 왔나요?’라는 어처구니 없는 질문을 하였습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1983년2월25일 북한에서 이웅평 대위가 미그 19기를 몰고 귀순하여 수원비행장에 내리는 ‘실제상황’이 발생하였습니다. 신문 방송에 북한군 전투기 조종사 이웅평 대위 귀순 소식이 大書特筆(대서특필)되었습니다.

 

그런데 북한군 장교 계급에는 소좌, 중좌, 상좌, 대좌가 있다는 내용도 언론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내무부 간부를 검문한 초보 전경은 공무원증에 ‘토목기좌’라 적혀 있으므로 북한군 신분증으로 오해를 하고 북한에서 왔는가 물은 것입니다.

 

이 토목기좌 간부는 이른바 ‘소원수리’(訴願受理, 불법 부당한 행위로 인한 피해에 대한 구제요구 및 불합리하고 비정상적인 상황에 대한 시정요구를 건설적인 부대 운용을 위해 검찰관이 받아서 처리하는 행위)를 통해 당시의 당혹스러운 사례를 소개하면서 내무부 조직관리 부서에 개선을 건의했습니다.

 

이에 공무원 직제 호칭이 변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7급 기사보는 시설주사보로, 6급 기사는 시설주사로, 5급 기좌는 사무관으로 바뀌었습니다.

 

토목기좌(5급)는 시설사무관으로, 토목기정(4급)은 시설서기관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시설5, 행정5, 시설4, 행정4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 서기관 군수와 서기

 

옹진군 섬마을에 관선군수님이 처음으로 출장을 가셨습니다. 섬을 지키는 수병이 군수님에게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였습니다. 수행비서는 물론 업무담장자도 배멀미에 지쳐서 군수님을 수행하지 못했나 봅니다.

 

군수님은 주민등록증을 집에 두고 왔다고 하십니다. 그러자 수병은 직업이 무엇이냐 물었습니다. 군수라고 답했습니다. 군수면 뭐냐 물으니 공무원이라 했습니다.

 

그럼 공무원증을 보여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군수님이 건넨 공무원등을 살펴본 수병은 혼자서 중얼거렸습니다.

 

“서기보나 서기는 보았는데, 서기관은 뭐냐?”

 

이 섬에 그 초병이 근무하는 동안 처음으로 방문하신 군수님이었습니다.

 

 

▣ 郡守(군수)와 軍需(군수)참모

 

관선시절 포천군수님이 군부대장과 회의를 위해 위병소를 통과합니다. 수행비서가 ‘抱川郡守!’라고 직명을 알려주었습니다.

 

초소의 젊은 병사는 본부 상황실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抱川(포천) 軍需參謀(군수참모)님 들어가신다!”

 

이렇게 보고했습니다. 군수참모는 군부대의 각종 물품을 총괄하는 책임자입니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