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 금덩이 버리기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옛날에 의좋은 형제가 길을 가다가 금덩이를 하나씩 주웠다. 배를 타고 강을 건너던 중 형은 주머니에서 조금전 길에서 얻은 금덩이를 꺼내어 강물에 던졌다.

 

깜짝 놀란 동생이 그 이유를 묻자 형은 ‘아무래도 네가 주은 금덩이가 큰 것 같아서 형제간 의가 상할까 걱정이 되어 강물에 버렸다’고 대답했다. 금덩이보다 형제의 우의를 중요하게 생각한 동생도 금덩이를 강물에 버렸다.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배운 옛날이야기다. 의좋은 형제 이야기는 정말로 금덩리를 버리라는 교훈을 주기 위해 초등학교 교과서에 올라간 것은 아닐 것이다. 형제간의 의리는 황금과도 바꿀 수 없고 세상의 무엇보다도 존귀함을 강조하고자 함일 것이다.

 

경제개발을 위한 목표에는 인식을 함께 하면서도 수도권과 비수도권간의 견해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경기도는 도내 인프라를 활용한 경제 활성화 정책을 강조하는 반면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수도권 규제를 통한 비수도권의 균형발전을 주장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런데 경기도와 수도권을 규제한 결과 투자를 희망하는 기업은 외국으로 가고 있다. 규제를 피해 강원, 충청과 경기도 경계지역에 입지하고 있다다.

 

의좋은 형제가 금덩이 크기가 다르다고 해서 강물에 버릴 일이 아니라 두 덩이를 합쳐서 값어치 나가는 보석으로 가공하는 것이 좋았을 것이다. 형제의 금덩이 크기가 더 크면 클수록 합해서 더욱 그 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연구해야한다.

 

경기도청의 晩學塗(만학도)는 그의 석사학위 논문에서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선의 틀은 규제권역, 규제수단, 계획고권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計劃高權(계획고권)을 강조했는데 이는 지방자치단체가 그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구속력 있는 계획을 수립하고 그에 관련된 상급계획의 수립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이라고 한다.

 

 

이 논문의 필자는 “수도권에는 보다 많은 자율을, 지방에는 보다 많은 지원을 부여하는 상생전략”으로의 정책전환과 제도개선을 강조하고 있다.

 

교통, 정보, 인적 인프라가 편리한 곳에 모여드는 것은 기업의 본능이다. 특히, 세계시장에서 경쟁하는 지식을 집약하는 기업은 더욱 그렇다. 공장총량규제는 문제를 푸는 열쇠도 아니고 갈등을 해소하는 키가 될 수 없다.

 

원자재와 제품을 야적하고 직원 기숙사조차 지을 수 없게하는 규제는 비수권을 위하는 일도 아니며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는 처사가 아니다.

 

히딩크 감독의 유연한 전술과 선수들의 노력, 그리고 관중의 응원이 주식회사가 되어서 16강, 8강, 4강을 달성했고 국내 프로축구에 새바람을 일으켰으며 젊은 영웅을 탄생시키고 그들과 함께 행복해 하고 있다.

 

이제 우리도 변화를 일으키고 개혁해야만 경제적 영웅을 만들고 스피디한 발전을 이룩해 모든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비가 내리는 행사장에서 원고대로 읽는 바람에 ‘청명한 날씨’라고 말하는 우를 범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키가 큰 아이보고 대문이 낮으니 키를 줄이라고 말하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해 볼 일이다.

 

이제 기업의 대문을 높이고 넓힐 때다. 형제의 의리를 위해 강물에 금덩이를 던지기에는 시간이 없다. 오히려 금덩이가 있던 그곳에 광산을 개발해야 하는 것이다.

 

 

[저자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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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