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 이런방송 저런신문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아침 TV뉴스를 보니 강원도 설악산을 관광하는 것만으로도 수재민을 돕는 일이 된다는 생소한 보도가 나왔다. 수해를 입었지만 응급복구를 마쳤기 때문에 등산로도 연결되었고 음식점을 비롯한 편익시설도 새롭게 단장하고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예년에는 1만5천명이 다녀간 이곳에 올해에는 수해로 인해 3천명 정도만 다녀갔다고 친절하게 설명하면서 수해지역에 관광을 가는 것을 꺼려하기 때문에 관광객이 적은 것으로 보이나 오히려 수해지역에 관광을 가는 것이 수재민을 돕는 일이라고 밝혔다.

 

우리는 그동안 수재민 돕기 골프대회는 안되고 수해성금 모금을 위한 축구경기는 된다는 식의 보도에 익숙해 있다. 재난이 극심해도 프로골퍼의 경기는 장시간 중계방송이 되지만 일반인의 골프는 르포나 카메라출동의 표적이 되고 있다. 골프나 축구나 스포츠인 것은 같지만 대중성의 정도에서 차이가 있고 그래서 다른 시각으로 보이는 것일까.

 

여하튼 이 TV방송국의 기자는 강원도민을 위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강원도 관광을 홍보하는 뉴스를 내보냈다. 참으로 잘한 일이다. TV도 그렇고 신문도 그러하듯이 최근의 우리 언론은 대부분 우리 사회의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는데 더 많은 시간과 지면을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

 

김밥 할머니의 장학재단 설립, 자수성가한 사업가의 모교 연구비 지원, 전 재산을 자식이 아닌 사회에 내놓겠다는 유언을 남긴 사람에 대한 기사는 아주 작게 취급되는 것 같다.

 

우리 사회에는 보다 많은 선행이 있을 것 같은데 그나마 언론에 알려지는 것은 일부분일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해본다.

 

 

우리의 어머니들은 자녀를 키우면서 칭찬하기에 인색하고 야단치는데 익숙하다고 한다. 야단은 최소화하고 칭찬을 많이 하는 것이 바람직한 육아방법이라고 한다.

 

아이들은 칭찬하면 더욱 더 잘하려고 하지만 야단을 치면 부모의 눈치를 살피게 된다는 것이다.

 

범죄사건에 대한 보도는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일이 되겠지만 모방범죄의 부작용도 있다고 한다. 어린이를 칭찬하는 일은 우리사회에서 일어나는 선행, 밝은 일을 널리 보도하는 일이고 야단치는 것은 부조리와 잘못된 점을 알리는 것이다.

 

언론의 입장에서는 둘 다 필요한 일이고 시청자나 독자들도 원하고 있다는 점에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아이를 키우는 부모나 사회를 이끄는 언론 모두가 좀더 밝은 얼굴과 따스한 미소로 교육하고 선도하였으면 좋겠다. 매를 들고 끌고 가는 것만이 육아의 정도가 아니듯이 잘못만을 부각시키는 일이 언론의 왕도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강원도에서 보내온 신선한 뉴스는 전국민에게 수재민을 돕는 또 하나의 방법을 알려주었다. 우리가 마음을 합치면 기쁨은 2배로 늘려 모두가 행복할 수 있고 슬픔은 반으로 줄이는 또 다른 행복을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마음속에 새겨본다.

 

그리고 어렵겠지만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듯한 소망을 말해본다. “7일에 하루는 잘한 일, 좋은 것, 즐거운 내용만 방영하는 방송, 일주일에 하루는 좋은 일만 보도하는 신문이 하나씩 있었으면.”

 

 

[저자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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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