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 월드컵 경기장과 제주에서 보내온 나무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제주도에는 돌이 많았고 바람이 많이 분다. 바람과 돌과 여자가 많다는 삼다도 제주를 설레이는 마음으로 처음 다녀왔다. 김포공항에서 이륙한 비행기는 50분만에 제주도 해안선을 따라 낮게 비행하더니 사뿐히 공항에 내려 앉아서는 이리저리 활주로를 움직여 승객을 내려주었다.

 

제주공항은 사진에서 보던 그 모습이었다. 곧바로 서귀포로 가는 버스를 탔다. 차창쪽으로 붙어 앉아서 제주도 거리를 감상했다. 즐거운 일이었다.

 

잘 정돈된 시가지는 국제관광지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고 스위스 풍의 시가지는 이곳이 섬이라는 사실을 망각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이곳이 섬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곧바로 자동차 번호판들을 살피기 시작했다. 이틀동안 시내를 다니면서 제주 이외 지역의 자동차 번호판을 본다면 행운을 얻을 것 같아서였다.

 

어린시절 네잎크로버를 찾던 심정으로 이틀동안 자동차들을 살폈다. 다음날까지 수백대의 차를 보았을 것인데 행운이 따르지 않았는지 관찰력이 부족했는데 타지역 차번호를 찾아내지는 못했다.

 

다음 날에는 제주 월드컵 경기장을 관람했다. 이 경기장의 관람석은 42,256개다. 수원 경기장 관람석이 43,288석이니 1,032석 더 많다.

 

소개 책자에 보니 환경을 배려하고 환경과 잘 어울리는 제주월드컵 경기장의 전체적인 모양은 제주의 신비로운 자연경관을 이루고 있는 ‘오름’과 분화구를 상징하고 형태는 제주의 바다를 누비던 독특한 생산도구인 ‘테우’와 ‘그물’을 상징하며, 경기장을 연결하는 동선은 제주의 전통초가로 들어서는 ‘울레’와 대문구실을 하는 ‘정낭’을 상징한다고 한다.

 

월드컵 수원경기장은 거대한 새가 날아오르는 듯한 지붕, 전통 건축물의 이미지를 형상화하여 수원의 역사적 전통과 현대의 하이테크 건축물의 조화를 특징으로 하고 있다.

 

수원 경기장이 도심의 낮은 언덕에 위치한 내륙형 경기장이라면 제주 경기장은 해안에 위치하였고 경기장과 스탠드가 지면 아래에 지하형으로 건설되었다는 점에 차이가 있다. 바람이 심하게 부는 제주도의 자연환경을 고려한 설계라고 한다.

 

경기장 관람을 마치고 제주공항을 향해 가는 길에 눈에 익은 나무가 보였다. 잔가지가 많이 나고 봄과 여름, 그리고 가을까지 넓은 잎을 풍성하게 보여주는 도청 정원 중심에 자리잡은 키가 가장 큰 나무와 모습이 흡사했다.

 

 

확인할 길은 없지만 1967년 6월 23일에 서울에 있던 경기도청이 수원의 현 청사로 이전하는 것을 기념해서 제주도에서 기증한 나무라고 들은 기억이 있다.

 

이번 제주도 첫 방문을 돌아보면서 얻은 성과 중 가장 기억나는 점은 경기도와 제주도에 있는 월드컵 경기장을 비교해보는 기회를 얻은 것과 또 하나는 같은 수종의 나무를 만나본 일이다.

 

우리는 식목일을 전후한 나무심기에 좋은 기간을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5월 26일에는 프랑스팀과 우리나라 팀간의 A-매치가 열린다. 이어서 6월5일 저녁 6시에 미국 : 포르투칼전을 시작으로 6월11일 3시30분 세네칼 : 우르과이전, 6월13일 3시30분 브라질 : 코스타리카전이 열리고 6월16일 8시30분에는 16강전이 열린다.

 

유소년 축구선수를 가리켜 꿈나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외국과 마찬가지로 스포츠 꿈나무를 키우고 있다. 나무도 미래의 꿈이다. 푸르름을 주고 환경을 맑게 해주며 재산가치도 있기 때문이다.

 

봄과 식목기간을 맞아 더 많은 나무를 심고 가꾸어야 하겠다. 다 함께 심은 나무들이 푸르름을 더해갈 즈음 월드컵을 성공시킬 것이다. 미래 축구 꿈나무를 키워야 하겠다. 그리고 우리의 산과 들을 더욱 풍성하게 할 나무를 사랑하는 마음을 미래의 주인인 청소년 마음속에 심어야겠다.

 

 

[저자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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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