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지구의 날에 자전거 타기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4월22일 제31회 지구의 날을 맞아 21세기 수원만들기협의회가 주최하고 수원환경운동센터, 수원YMCA, 수원KYC가 주관한 ‘푸른지구 녹색 수원을 향한 자전거 대행진에 참여했다.

 

지구의 가치를 진하게 느끼게 하는 전형적인 봄날의 오후의 날씨. 참가자 대부분이 이 지구 위 대한민국에서 꿈을 펼치며 살아갈 초등학생이었다. 어쩌면 이 행사를 준비한 어른들이 어린이들에게 미안하다는 마음을 전하는 현장이라는 느낌이 든다.

 

아주 담백하고 간단한 의식에 이어 시청앞 88올림픽공원을 출발한 일행은 8차선 산업도로를 시원스레 달려 200년 역사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수원성의 남쪽 출입구 팔달문을 지나 북쪽 장안문을 거쳐서 만석공원에 도착했다. 대략 거리는 8㎞ 정도. 참가자 모두의 얼굴에 땀방울이 맺히고 숨을 몰아쉬는 모습이 행복하게 보인다.

 

이들 500여명의 긴 자전거 행렬은 도로를 막았다. 횡단보도 앞에 아주 많은 시민들이 모여서 일행이 빨리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있고 사거리에서는 차량이 아예 시동을 끈채 초록불 신호등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그러나 미안한 생각은 많지 않다.

 

자전거 대행진은 지구를 살리자는데 그 의미를 두고 있기 때문이며 자동차로 인한 매연은 지구를 아프게 하고 하늘의 오존층을 구멍나게 해서 인간이 만든 문명 중 가장 편리함을 주는 자동차가 지구와 인간을 파괴하고 있음을 알리고자 하는 깊은 뜻이 있기 때문이다.

 

이날 자전거 행진으로 통행에 불편을 겪었던 자동차 운전자나 행인중에 이 같은 생각을 한 분들이 몇 명이나 되었을까. 또, 많은 사람들이 환경연합이니 푸른경기21이니 하는 환경운동에 대해 그저 하고 싶어서 하는 이들의 취미생활 정도로 생각했을까.

 

 

그래서 걱정이 된다. 아직까지 지구의 황폐화가 미래 인류에게 가져다 줄 재앙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 것 같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도로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흔히 도로는 자동차만을 위한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많은 이들이 사람을 태우고 짐을 싣고 달리는 자동차의 편리함 때문에 도로에는 자동차만 다녀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1년 내내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에 다만 하루 ‘지구의 날’만이라도 모든 도로를 사람들이 걷거나 공해 없는 자전거를 타고 다녀야 하고 매년 하루씩 차 없는 거리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태양의 고마움을 잊고 지구의 소중함을 모르고 사는 우리에게 지구의 날 하루만이라도 자연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나아가 자동차의 편리성을 느끼게 하였으면 한다. 매일 자동차를 타고 다니던 길을 걷거나 자전거로 가보면 차량과 길의 고마움을 절실히 느끼고 보행자를 보호하고 과속하지 않는 건전한 운전문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걷고 뛰고 자전거를 타는 일은 건강의 지름길이다. 그러나 자동차를 타고 과속으로 달리거나 난폭운전을 하는 것은 몸을 다치거나 본인과 타인을 생명을 잃게 하는 일이이며 운동부족으로 인해 체력이 약해질지도 모른다..

 

그런데 우리의 도시는 자동차 중심으로 설계되고 시설물도 차량을 전제로 설치되어 있다. 자전거를 타고 싶어도 길이 없고 일부 설치된 자전거 전용도로는 수십 미터를 가지 못하고 턱을 넘어야 한다.

 

차량운행을 줄여서 지구를 살리고 아름다운 자연, 구멍 뚤리지 않은 하늘을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한다. 자전거를 애용함으로써 자신의 건강을 증진하고 자전거 타기 운동의 작은 실천이 지구를 살리고 자신을 보호하는 일임을 한 번 더 새겨 본다.

 

 

[저자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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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