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명칭에 대한 작은 의견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京畿(경기)라는 명칭을 최초로 사용한 것은 고려 현종9년(1018)이라고 한다. 경기는 왕도가 소재하고 있는 지역과 그 주변의 모든 도·현의 총칭으로 경기는 京(경)자와 기현의 畿(기)를 합친 것이다.

 

2001년 8월10일부터 10월28일까지 열리는 세계도자기엑스포2001 경기도 土也(토야)가 토와 야를 합해 地(지)를 의미하는 것도 생각해 볼 일이다.

 

명칭을 처음 정할 때 신중을 기해야한다. 한번 정해지면 바꾸기도 어렵고 바꾸면 일정기간 혼란을 준다. 한번 지은 이름을 바꾸려면 법원의 판결을 받아야 하고 법원은 신청한다고 무조건 改名(개명)을 허가하지 않는다고 한다.

 

국회의원 중에 이름이 같아 신문과 방송보도시 보충설명이 필요하고 중국 쇼트트랙 선수 중에 양양A와 양양B가 중계때마다 구분하는 설명이 필요했다.

 

유사한 사례는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다. 경기도 광주군을 말할 때마다 경기도 광주라고 보충설명을 해야 한다. 6.25전쟁때 연합군은 청주와 청주를 혼동하였다고 하고, 화성(수원성)의 4대문중 남문과 북문을 알면서 팔달문과 장안문을 모르는 경우가 있다. 또 용주사와 함께 조선시대 정조왕의 효행을 상징하는 융건능은 융능과 건능을 합한 말이다.

 

경기도내 남양주시와 미금시 통합, 평택시와 송탄시 통합시에도 명칭에 혼란이 있었고 작은 동사무소 통합시에도 명칭에 대한 작은 분쟁이 있다.

 

그런데 대규모 시설에 대한 명칭에도 혼란이 있다. 오산비행장이 평택시 관내에 있고 반월공단은 구 화성군 반월면에서 작명되었으나 현재는 안산시에 있다.

 

그러나 더더욱 혼란스러운 경우가 있다. 서울공항은 경기도 성남시에 있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는 대부분 경기도 지역을 지난다. 안양, 용인, 성남, 하남, 서울 강동구, 구리, 서울 도봉구, 고양, 군포, 부천, 인천일부, 시흥을 지나 다시 안양으로 130㎞를 달리는 경기도의 고속도로다. 경기남부와 북부를 빠르게 연결하는 도로이기도 하다.

 

도로명을 지을 때 기능성에 중심을 두어 작명하였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참으로 좋은 이름이 많다. 88올림픽고속도로는 광주에서 대구, 즉 호남과 영남을 가로 달리는 도로이다. 서울과 인천공항을 잇는 총 연장 40.2㎞의 도로는 민간자본으로 건설되어서인지 명칭이 신공항고속도로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는 개칭이 필요하다. 경기순환고속도로가 어떨까. 신시대, 인터넷 시대 수요를 반영하여 원웨이(one way)도 좋지 않을까. 둥근 도로라는 의미와 함께 쉽게 이해할 수 있다. 88올림픽 고속도로를 88도로라 하듯이 원웨이 하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서울공항도 경기도 성남시에 있으니 성남공항이나 경기공항으로 불렀으면 한다. 외국 여객기가 지도만 보고 서울을 향해 가다가 성남 상공에서 급히 기수를 돌려야 하는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명칭에 대한 약간의 차별이 있다. 고양시에 있는 벽제화장장, 성남화장장은 서울시민들도 많이 이용하는데 수도권 화장장이나 서울화장장이라 작명하지 않은 이유가 있을까.

 

서울 금천구에 있는 시흥동은 과거 경기도 시흥군 지역이었다. 수원에도 과거 수원~여주간 철도가 운행되던 시절 화성역이 있다. 화성군청이 수원에 있었던 역사의 흔적이다.

 

수원성으로 불리워지던 성곽이름이 화성으로 정해졌으나 많은 사람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과천에 소재한 서울대공원도 그렇고 군포4거리는 실제 안양시 호계동이다. 과천에 있는 경제부처 중심의 사무실을 정부2청사라 하였지만 실제로 국민들은 과천청사라고 부른다. 대전광역시 제3청사도 대전청사로 불리우고 있다.

 

공원의 잔디밭에 사람들이 가로질러 가면 출입금지 간판을 세우거나 철조망을 치지 말고 길을 내라는 말이 있다. 부르기 쉽고 빨리 이해할 수 있는 작명이야말로 인터넷 시대를 함께하는 지혜일 것이다.

 

[그 이후...] 이 글이 기여한 바는 지극히 미미하겠으나 경기도와 도민들의 노력으로 수도권외곽순환도로는 수도권제1순환선으로 개칭되었고 추가건설 중인 도로는 수도권제2순환선으로 불리우고 있습니다.

 

 

 

[저자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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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