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논두렁콩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땅을 놀리는 것은 농부의 도리가 아닙니다. 그래서 논뚝에도 콩을 심었습니다. 논 뚝에 콩을 심으면 꿩이 와서 파먹으므로 싹이 날 때까지 꿩을 쫓기 위해 허수아비를 세웠습니다.

 

‘허수아비의 아들’은 ‘허수’라는 조크가 크게 통하던 시절입니다. 그래서 꿩이나 새들도 시골 할아버지가 대충 만든 허수아비에 놀라서 논두렁 밭두렁에 심은 콩을 꺼내어 먹는데 어느 정도 부담을 느꼈을 것입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이제는 독수리 모양의 연을 날려도 새들은 가짜임을 다 알아차리고 농작물을 쪼아먹습니다. 요즘 농부들이 더 이상 독수리를 키우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아차린 모양새입니다.

 

그 시절에는 논두렁에 콩을 심었습니다. 푸른 잎이 무성하게 자라는 콩이 파랑 주머니를 달고 익어갈 무렵에 동네 아이들은 논두렁 근처에 불을 지피고 콩튀기 놀이를 합니다. 불 위에 파랑 콩을 익혀서 알콩을 꺼내먹는 것입니다.

 

알콩달콩하다는 말이 여기에도 어울릴 것입니다. 그 맛이 참 좋았습니다. 살짝 익은 콩은 흰 밥 위에 올려진 그 콩맛을 내기에 아이들은 신이 났습니다. 입가는 물론 콧구멍까지 검정으로 물들었습니다.

 

 

검은 재 속에서 익어가는 콩을 주워서 껍질을 까고 먹는 것입니다. 그런데 다음날 아이중 몇 명이 배앓이를 했습니다. 무슨 일일까 걱정되어 어머니들이 自初至終(자초지종)을 따져 물었습니다. 최근의 5번 식사 중에 콩튀기가 들어있습니다.

 

現場檢證(현장검증)이 실시되었습니다. 전날 아이들이 콩튀기를 한 그 자리는 풀밭이었고 염소와 양을 매어두는 곳이기도 하였습니다. 부모님들은 지금까지도 아이들이 콩튀기와 염소똥을 混合(혼합)해서 먹었기에 배가 아프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콩튀기를 먹은 아이들은 지금도 건강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아마도 염소, 양의 왕성한 소화효소를 지금도 몸속에 관리하고 있을 것입니다.

 

더구나 콩의 영양소는 필수영양소이니 콩밥, 콩자반, 두부 등 콩을 재료로 하는 식품을 많이 상차림해야 하는 것입니다.

 

[저자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프로필 사진
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