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25일에 화성 제부도에 가족여행을 갔습니다. 제부도 섬 뒷편에 철봉과 나무로 테크를 만들어 여행객들이 재미있게 섬 뒷편을 산책할 수 있는 참 좋은 코스가 있습니다.
참으로 재미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차분히 걸어가다가 파도에 씻겨나간 절벽 위에 힘겹게 매달린 소나무를 발견하였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무너지는 절벽에 늘어진 소나무라 생각했는데 거꾸로 매달린 세월이 2~3년은 되는 듯 보였습니다. 아래쪽 가지에 솔방울이 많이 달려있고 그 솔잎이 하늘을 향해 올라가고 있습니다.
이른바 向日性(향일성)이라 해서 식물의 잎과 가지는 태양을 향한다는 원리를 말하는 것입니다. 최근에 늘어진 것이 아니고 몇 년 된듯한데 아주 싱싱하게 거꾸로 매달려 잘 자라고 있습니다. 붉은 바위틈에 뿌리를 단단히 내리고 있는 듯 보입니다.
그래서 화성시청에 근무하는 지인에게 액자를 만들어 세우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소나무와 관광객이 서 있는 바다위 데크길은 20m정도 떨어져 있으니 그 중간 10m지점에 네모난 액자를 설치하면 좋겠습니다.
그 액자 테두리에 "생명스러운 소나무 화성시와 함께...."라든지 "화성시민 힘의 원천입니다"라든지 "힘내라 힘!!!" 등 격문을 적어보자 했습니다.
관광객들이 이 포인트에서 사진을 찍고 소나무로부터 에너지를 받고 힘을 낼 것입니다. 힘든 일들이 많은 시민, 국민에게 저 소나무가 강력한 에너지를 발산할 것입니다.
그런 취지의 이야기를 추가하였습니다. 이후에 교육생 강연자료 표지에 이 사진을 실었습니다.
혹시 홍살문 안쪽에 자리한 문화재를 연상해도 좋을 것입니다. 홍살문을 지나면서 몸과 마음을 정리하고 경건한 자세로 임하게 됩니다.
그래서 下馬碑(하마비) 다음에 紅箭門(홍살문)을 세우고 그 안에 신도, 王道(왕도)를 설치하고 齋室(재실)에 도착하게 됩니다. 조선시대 왕릉의 구조를 개략 설명한 것입니다.
소나무와 어우러진 홍살문이 보이는데요 조선말기 영친왕을 모신 '영원'입니다. 가운데 돌로 만든 보도가 보이는데요 쪽 좀 넓은 길은 신도, 오른쪽 3개의 돌을 연결한 길은 왕도입니다.
그러니 아이들을 데리고 왕릉에 가신다면 이 돌길위로 걸어가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이 길위로 자랑스럽게 걷는다면 역사공부를 덜했음을 자인하는 것입니다.
세상에는 대칭이 많습니다. 모든 소나무가 하늘을 향하고 사는 듯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화성시 제부도에서는 거꾸로 소나무가 힘차게 자라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에게 힘과 용기를 주고 있습니다. 저 사진속 물속에 들어간 나무도 역시 화성시 제부도 거꾸로 소나무처럼 우리에게 힘과 용기를 주고 있습니다. 1년전 일인데 아주 오래전의 기억처럼 가슴속에 머리속에 단단히 자리하고 있는 추억입니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53권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