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올림픽 기념 2,000원 지폐가 8,000원에 판매된다고 하는데 큰 정성과 적극적인 노력이 없으므로 구매하지 못하였습니다.
지난번 문재인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도 우체국앞에 장사진을 치고 전량 매진, 소진되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한국은행 최초의 기념주화가 3천만원을 호가한다고 하니 대단한 일입니다.
미국의 2달러의 소중함을 벤치마킹한 듯 지극히 서민적이고 전통시장에서만 볼 수 있을 것 같은 우리나라돈 2,000원짜리는 발매되어도 시중에 돌아다니지 않고 각각의 집안 장롱, 앨범, 수첩속에 곱게 간직될 것 같습니다.
소중한 것은 밖으로 나오지도 않고 내보내지도 않는 것이 사람들의 고운 심성이니 말입니다.
아이들 어려서 20년전쯤에 500원주화 등 몇가지 기념화폐 동전을 사둔 기억이 있고 아이들에게 전해주었으므로 앞으로 30년 정도 잘 보관했다가 손자들에게 전해주면 가문의 작은 가보가 되거나 급할 때 팔아서 쌀이라도 사서 밥 해먹을 유산아닌 유산이 될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솔직히 할아버지와 아버지께서 젊은 시절 1945년 전후에 누군가와 사업상, 개인 삶의 과정에서 편지를 많이 쓰시고 주고 받으셨다면, 그리고 그것을 자손들에게 곱게 관리하여 물려주셨다면 땅과 건물보다 더 큰 보배로운 자산, 유산이 되었을 것입니다. 지금 이곳의 종이 한 장이 100년후에는 문화자료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 자료와 역사물들이 보존되는 힘이 어디에 있나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松江(송강) 정철, 孤山(고산) 윤선도, 秋史(추사) 김정희 선생의 생가나 유적지에 가보니 생가나 유적지에는 반드시 토지가 함께합니다.
자자손손 이어가는 집과 토지가 있으니 그 자손과 며느리들이 잘 관리하는 것입니다. 논과 밭과 산떼기를 물려받은 이유가 생가를 지키고 그 책과 저술자료들을 보관 보존하라는 조상님들의 유지를 받들게 되는 것입니다.
등 굽은 소나무가 마을을 지키고 부족한 자식이 부모님 돌아가실 때 종신을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고르게 크게 잘 자란 소나무는 곧바로 베어져서 집을 짓거나 다른 용도의 목재가 되지만 굽은 소나무는 그냥 그대로 그 자리를 지키면서 역사를 이어가게 됩니다.
자식도 마찬가지로 공부 잘하는 놈은 서울가서 직장 잘 다니고 서울서 색시 얻어 처가에 동색되어 잘 산다고 합니다. 하지만 부족한 자식은 매일매일 땔깜작업 하고 밭일 하고 소와 돼지 닭 오리 키우고 어머니 아버지 일 도우면서 착하게 살아간다는 말입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시골에서는 결혼이 어려워 45세 아들 내복을 어머니가 챙겨야 하는 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晩婚(만혼)을 하고 아이 낳아서 잘 키우고 그 아들딸이 미래의 농어촌을 잘 지켜내기를 바랍니다.
대한민국의 농어촌을 지켜낼 젊은이가 필요합니다. 50,000원짜리 아들딸이 필요하겠습니다만 우리의 농어촌에는 2,000원짜리 젊은이가 있어야 합니다.
2,000원짜리 청소년들이 숨지 말고 밖으로 나와서 대한민국 농어촌을 지키고 관리하고 발전시켜야 하는 시대적 소명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이 아니 가면 중년의 60대들이라도 농촌, 어촌으로 가서 8·9십 노인들의 부족한 일손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53권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