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주 1박2일 ▧ 우리는 지금 무진장 기분이 좋다. 우리를 태운 버스는 지금 무진장을 향해 가고 있다. 무주·진안·장수 국회의원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선발대가 충분히 검토하고 고민하여 결정한 덕유산으로 간다. 德裕山(덕유산)은 전라북도 무주군·장수군과 경상남도 거창군·함양군에 걸쳐 있는 높이 1,614m의 산이다. 1975년 2월 1일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우리 일행이 탄 2호차는 출발부터 술렁이기 시작했다. 우리회사 ‘한 명물’하는 분들이 승차한 때문일까? 한 사람씩 나와서 인사를 했다. 4개부서의 직원들이 동승을 하였으므로 이제부터 친화, 친교의 시간인 것이다. 자신을 소개한 후 흔히들 노래방 습관인지 마이크를 끄자 사회자가 제발 마이크 끄지 말자는 주문을 하면서 분위기는 서서히 매끄럽고 부드러워지는 것이다. 분위기가 좀 오르자 오늘 점심에 2호차가 식당 안쪽으로 집결하자는 주문이 들어온다. 오찬장에서 건배 한 번 하자는 이야기다. 여하튼 우리나라 국민은 계모임을 좋아한다. 모이면 모임이 결성되는 것은 우리 국민성의 은근과 끈기일까? 버스가 경기도를 벗어나 충청도를 지나는데 역시 익어가는 여름의 녹음이 좋다. 모든 것이 풍성해 보이고 줄 맞춰 기
축령산은 늘 그곳에 있었다는데 정작 오늘 初行(초행)이다. 그것도 깊은 밤이다. 저녁 6시 반 출발을 준비하였지만 업무가 연관된 기다림이 있어 선발대 버스는 7시경 출발하고 잔류인원은 7인승에 넓게 앉아 저녁 8시경 천천히 시동을 걸었다. 가는 길에 자동차에 밥도 주고 일행도 도토리 묵밥과 막걸리로 빈 가슴을 조금 채우고 여유롭게 시동을 걸었다. 어둠속을 달리는 차량속의 일행은 수시로 선발대에서 걸려오는 핸드폰의 추적을 받으며 가급적 아직 멀리 있는 것으로 대답하면서 저쪽에서 벌어질 소주 공격을 가급적 피하기로 하였다. 어둠속의 자동차는 그 속도감이 빠르다고 했던가. 선잠이 들기도 하고 급브레이크 흔들림에 두 손을 앞으로 내저으며 깨어보면 밖은 어둠속이고 주변의 자동차 속도를 느끼면서 아직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다 생각하게 된다. 아직은 경기 남부지역인 것 같다. 그리고 이어서 차가 힘차게 요동치는 것으로 보아 우리가 4주전에 약속한 그 축령산 휴양림을 맞이하는가 보다. 입구 관리인들은 친절히 길을 안내해 주고 우리가 도착한 3층 목조건물의 테라스에서는 선발대가 손을 흔든다. 아직 소주기운은 덜 한 듯 목소리가 맑다. 선발대의 목소리가 맑은 이유를 일행은 금방
이집트, 그리스, 터키에서 역사 들여다보기 #행복한 출발이에요 우리의 기분을 들떠있다. 부부가 여행을 떠나기 때문이다. 여기는 인천공항이다. 우리는 공항 집결예정 시각보다 2시간 일찍 집을 나섰다. 그냥 마음이 급해서다. 오늘따라 공항 가는 고속도로가 시원시원하다. 버스가 잘도 달린다. 공항에 모두 모였다. 11쌍의 부부이니 22명이다. 여행사 사장님의 안내가 이어진다. 첫 4일간은 강행군이란다. 지중해는 비행기가 늦을 수 있고 일정이 흐트러지기 쉽다는 것이다. 여행 짐은 충분한 여유를 가지고 꾸렸지만 그래도 한 번 더 점검해 본다. 가장 먼저 관광에 들어갈 이집트에 도착하면 저녁에 한잔 할 일이다. o... 이집트의 타이트한 일정이 즐거웠어요 이집트는 식당에서 물 값을 따로 내야 하는 나라다. 돈을 내야 하는 화장실이 있는데 5인 단체 1불이다. 이집트에 도착한 일행은 본부방에 모여 한잔 했다. 공직 30년 여행을 자축하는 건배다. 양주와 소주를 나누며 이번 여행의 첫 밤을 보낸다. 모두 들떠있다. 마음속으로 지난 공직 30년을 스크린하고 있을 것이다. KBS의 올드 프로그램 뉴스파노라마처럼 자신의 젊은 나날들이 스크린 영상처럼 지나갈 것이다. 그리고 여행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108배를 올리고 다시 한번 더 108배에 도전하였습니다. 정수리에서 흐른 땀이 가슴을 타고 배로 내려갑니다. 온몸에서 땀이 흐르는 것을 보니 여름이 멀지 않았나봅니다. 한겨울에 절을 하면 관절이 차갑다는 느낌으로 시작해서 나중에 노골노골해진 후에 허벅지 속에 뼈가 느껴지는 과정으로 절하기가 마무리됩니다만 늦봄, 초여름에는 80배에서 땀이 뭍어나고 100배에 이르면 주르르 흐르게 됩니다. 이마에는 땀이 벌벌 거리는데 이는 통통한 일벌이 꽃에 주둥이를 디밀고 열정적으로 꿀을 빨아먹는 형상을 상상해봅니다. 정말로 땀이 벌벌 나는 것은 마치 벌이 몸통을 흔들면서 꿀을 따는 모습과 유사하므로 그렇게 표현하기 시작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땀을 벌벌 흘린다인데 더 강조하다보니 뻘뻘 땀이 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벌벌이든 뻘뻘이든 갯뻘이든 216배를 하고나면 온몸에서 땀이 나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런 마음으로 차분히 자리에 앉으면 새벽 맑은 호수위의 안개처럼 수많은 어휘와 단어들이 떠오르고 그물망 없이도 그 말들을 모아서 여기에 차례로 정리정돈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절하기의 묘미가 있음을 강조하게 됩니다. 영화 마라톤에서 초원이는 코치선생님의 말
▧ 백령도에서 하루 더 白(백)翎(령)島(도)를 그냥 서해바다의 섬 하나로 생각한 것은 아주 송구스러운 일이었다. 백령도가 대한민국의 국토인 것을 알려면 정말로 그 섬에 가보아야 하는 것이다. 해방 후 갈라진 3.8선으로 치면 백령도는 물론 개성과 해주도 걸리지 않았던가. 다시 지도를 펴고 3.8선을 살펴보니 선 바로 밑에 백령도와 대청도, 소청도가 보이고 3.8선 바로위에 해주가, 다시 3.8선 바로 아래에 있다. 백령도는 황해남도 장산곶과는 지척간이다. 가이드 선생님의 말씀으로는 6.25당시 치열한 전쟁으로 지켜낸 우리의 국토인 것이다. 백령도는 최북단에 홀로 떠있는 바다의 종착역이다. 맑은 날이면 몽금포타령의 무대인 북녘 땅 장산곶이 먼발치로 보이는 섬. 더 이상 북상할 수 없는 군사분계선을 머리에 인 채 서해5도 중 최북단에 홀로 떠있는 섬, 백령도 이곳은 바다의 종착역이다. 수정같이 맑은 바닷물과 고운 모래, 형형색색의 자달들로 펼쳐진 해안은 백령도의 자랑이다. 12월6일 오전8시, 일행은 1박2일의 여정으로 인천 여객터미널에 모여 ‘가고오고호’에 올랐다. 그리고 1시간20분 정도가 지난 9시20분부터는 배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난번 울릉도
▧ 행복한 제주도 #한라산 <2007. 11. 12- 11. 14> 삼다도 제주에는 돌과 바람과 여자가 많다고 했는데 바람은 심했고 돌은 많았다. 여자는 많이 보이지 않는다. 산은 원만한 곡선을 그리는 것이 여성스럽고 들은 11월인지라 억새풀이 무성하다. 갈대와 다른 억새풀의 흰 꽃이 때마침 풍부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만나 평화스럽게 일렁이고 있다. 아들딸은 서울로 보내고 말은 제주로 보내라 했지만, 뉴질랜드 양처럼 제주도 말이 흔하게 보이지는 않고 한번 차창으로 몇 마리의 방목된 말을 보았을 뿐이다. 경마장도 있다하고 승마시설은 내눈에도 보인다. 길가에 검은색 돌로 쌓인 성곽안의 감귤이 풍성하다. 감귤의 계절은 모르되 수확이 안 되는 것인지. 듣기로는 감귤이 과잉 생산되어 수확하는 인건비도 건지지 못할 상황이라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 것인지. 그래도 길가를 장식한 풍성한 결실이 보기에 좋다.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고 우리도 교육의 마무리를 위해 제주도에 온 것 아닌가. 제주시 연동의 황가네 뚝배기(064-713-8887)의 오븐자기뚝배기는 풍성한 주방장의 정성이 가득담긴 별미였다. 뜨거운 국물이 시원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면서 패류의 맛을 즐겼다. 성게
▧ 제천·안동 탐방기 #무작정 집 나서기 20대초 청운의 뜻을 품었던 그 시절에 왜 그 건물을 벗어나지 못했을까. 다시 말해 면사무소 건물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 지금까지 가슴속 앙금으로 남아있는데 오늘 또다시 지난날에 대한 회한에 젖는다. 세월이 흐른 뒤 돌아본 그 건물은 참으로 오래된 초라한 건물인 뿐인 것을 알았다. 하지만 그 면사무소 건물에서 근무한 것이 오늘이 있게 한 원천이고 뿌리의 일부이었음을 간과할 수는 없다. 동시에 27년이 지난 지금 그 건물보다 조금 큰 사무실에서 일하면서 머물러 있는 자신을 돌이켜 보면 말 그대로 만감이 교차한다. 하지만 새장 안에 장시간 머무는 것만 같아서 오늘 무계획으로 일상을 탈피하여 세상속으로 나가겠다는 결심을 했다. 가족들에게도 무전여행 비슷하게 어딘가를 훌적 다녀오겠다 전하고 출발한 나만의 여행이다. #수원역과 청량리역을 지나 제천으로 눈발이 내리는 가운데 설 명절을 맞은 수원역에 무작정 들어서니 귀성객의 파도가 넘실대고 저마다 고향에 대한 소망을 담고 열차를 기다리고 아직도 표를 구하기 위해 줄을 선 것이 말 그대로 ‘장사진(長蛇陣)’이다. 긴 뱀이 꼬리를 물고 늘어선 모습이다. 하지만 남행열차는 모두 매진이다
보여주기 위해 신경쓰는 공무원들의 모습을 ‘전시행정“이라고 지적한다. 전시(戰時)행정이라면 을지연습 같은 전쟁상황을 가상한 행정훈련이겠지만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전시(展示)행정이다. 사실 전시는 많은 이들이 미술품을 비롯한 작품을 보기에 편리하게 분류하고 눈높이에 맞추어 벽이나 공간에 걸어주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보기에만 좋게 자신들이 한일을 장황하게 자랑하기 위한 일들을 보고 전시행정이라고 지적하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 전시(展示)행정의 표본은 참으로 많다. 언론에서도 수없이 지적하는 시민회관, 공설운동장을 비롯한 각종의 회관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물론 이들 시설도 시민과 군민에게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것들이다. 하지만 늘 재정을 이야기할 때 재정자립도가 낮아서 투자재원이 없다고 하면서 2-3년 내에 준공식 테이프를 자를 수 있는 시설들에 대한 투자는 선호의 대상이다. 2-3년이라는 기간과 단체장의 임기(4년)는 묘한 연관성을 갖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리고 전시행정은 작은 시설에서도 볼 수 있다. 등산로 비탈길을 가노라면 나무모양의 계단을 오르게 된다. 그런데 무늬는 나무인데 실제로는 시멘트와 모래, 자갈의 덩어리다. 나무는 쉽게 썩기 때문에 튼
고향집 헛간 속 낡은 지게 하나 거미줄을 방충망 삼아 고단하게 누워 있다 나뭇결이 사라진 몸통은 파이고 부러지고 상처로 얼룩져 살아가는 동안 얼마나 많은 비바람이 그를 몰아쳤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등태와 밀삐는 새끼줄 몇 오라기만 남아 있고 탄력을 잃고 길게 늘어진 탕개 줄에서 등짐의 무게감을 느낄 수 있다 어려울 때마다 몸을 지탱해 주었던 작대기는 부러져 균형을 잃은 채 새고자리에 꽂혀 있다 암스트롱과 올드린은 화려한 패션으로 우주선 타고 달에 갔다 논두렁 밭두렁 장터 길마다 아버지가 숨겨 놓은 발자국 화석 삼십팔만 사천 km다 한평생 무거운 짐을 지게에 지고 걸어서 달나라에 갔다. 정겸 시인 경기 화성 출생(본명 정승렬) / 경희대학교 대학원 사회복지학 졸업 / 격월간 '시사사'로 등단 / 시집 『푸른경전』 『공무원』 『궁평항』 / 공무원문예대전 시부문, 시조부문 행정안전부장관상수상 / 현재 경기시인협회 이사, 칼럼니스트로 활동 -시작메모- 5월 8일은 어버이날이다. 어머니의 희생은 무어라 표현 할 수 없지만 아버지 또한 그렇다. 아버지는 한 집안의 기둥이다. 그래서 한 가정을 올바르게 지키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대들보를 바치며 반듯하게
비바람, 눈보라에 시계가 제로라는 말을 들은 바가 있습니다만 어느날 문득 생각제로를 느꼈습니다. 전에는 그냥 키보드를 잡으면 어떤 문장이 시작되고 30분안에 글 하나를 완성하기도 했는데 오늘 낮에는 키보드를 잡고 글쓰기에 도전했지만 한줄도 적어내지 못하고 들어왔던 파일의 공간마져 삭제하고 말았습니다. 지난날의 자만심인가 반성하면서 동시에 이제는 생각의 인자들이 많이 사라지고 그냥 백지상태로 정체되는 뇌활동의 마비를 겪은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이같은 증상을 나이 후유증으로만 돌리기에는 머슥함이 남습니다. 생각을 하지 않는 나이가 된 것인가 반성해보면서도 유명작가 중에는 70세 이후에 역사에 남을 작품을 집필한 사례가 여러번 있으니 이 또한 타당한 변명꺼리가 되지 못한다 할 것입니다. 그러하다면 최근들어서 글쓰기에 집중하지 않은 이유를 발견했습니다. 색 다른 업무에 열중하다보기 그리된 것입니다. 다시 생각해보니 이미 써둔 글을 바탕으로 가필해서 재활용하는 재미에 빠진 것이라는 점도 게으름의 이유이고 이를 크게 반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행스럽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느정도 생각이 정리되는 과정이라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청년시절, 장년시절에 맑은 호수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