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나무와 스토리텔링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화성시 제부도 해안절벽에 매달린 소나무를 보면서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오래전에 촬영한 사진을 바탕으로 수년후에 다시 그자리에 가서 사진을 찍었는데 먼저번에 매달려있던 소나무는 추락하고 그 뒷편에 자리한 나무의 절벽 흙이 흘러내리면서 다시 절벽에 매달린 나무였습니다. 이 나무를 화성시가 추진하는 보티닉가든의 테마로 삼자는 제안을 드립니다. 절벽에 매달린채로 떼어내어 이식하고 그렇게 절벽을 타고 살아남아서 시민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하는 스토리텔링의 주인공이 되도록 하자는 의견입니다.

 

 

1,100년전에 신라 마지막 왕자 마의태자가 심었다는 양평 용산사의 은행나무는 정4품의 벼슬을 받았습니다. 세종대왕께서 내린 벼슬이라 하는데 요즘으로는 1급과 2급공무원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양평 은행나무보다 더 벼슬이 높은 정2품송은 수고 15m에 6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데 세조의 행차시에 어가에 걸린 가지를 들어올리는 충성으로 큰 벼슬을 받았다고 합니다. 

 

예천군의 석속령은 세금내는 소나무로 유명한데 역시 600살로 추정하며 옆으로 크게 퍼져서 324평을 차지하고 있고 주변이 관광지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장마에 떠내려온 어린 소나무 묘목을 길가던 나그네가 지금의 그 자리에 심어서 오늘에 이르고 있고 땅주인이 토지를 희사하여 속성령이라는 이름으로 이 소나무를 주인으로 관청에 등재되었다고 합니다.   

 

경기도청에 서울 광화문에 있을때 도민과 함께했던 측백나무는 수령 110년으로 추정하며 박원순 시장과 남경필 도지사간 협의에 의해 경기도로 이식되어 지금은 수원시 동수원의 광교역사박물관 부지에 가식되어서 광교청사나 팔달산 구청사에 자리잡을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얼마전에 수원시 원천천변에서 발견한 각목위의 버드나무의 사연을 적어서 수원시에 건의하였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하천 중앙에 박힌 나무말뚝위로 버드나무 씨앗이 날라가 안착하였거나 장마시에 상류에서 떠내려온 버드나무 실뿌리가 나무틈새에 걸려서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운 것인가 상상해 봅니다. 그리고 수년이 지나서 가녀린 5개의 줄기를 키우고 있으니 이 나무를 통으로 잘라서 시청 정원이나 적정한 장소에 심자는 제안을 하였던 것입니다.

 

하지만 수원시 하천부서에서는 하천부지에 이 나무를 심는 것은 하천 물 흐름에 방해가 된다면서 건의를 받을 수 없다는 회신을 했습니다. 이에 다른 방식으로 시청에서 이 나무에 스토리텔링을 연결해서 관리하여 수원팔경의 하나인 세류의 버드나무를 계승하도록 하자는 의견을 건의중입니다. 아마도 이 각목위 버드나무를 이식하고 100년이 지나면 수원시의 명물이 될 것임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역사와 문화는 누군가의 노력에 의해서 만들어지기도 한다는 확신을 합니다. 오늘 우리가 행한 작은 일이 후대에는 크게 성장하고 더 나아가서는 후진들중에 어려움에 처한 이들에게 꿈과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을 것임을 확신합니다. 이 건의를 하천부서에서 담당하지 말고 기획, 문화, 정책부서에서 골똘히 고민해 주시기 바랍니다. 

 

화성시 제부도 절벽의 소나무의 생명력을 시민에게 전파하고 수원시 버드나무의 강인함을 시민들에게 전달하는 그런 방안을 제안하면서 지금은 작은 일이지만 역사가 흐르면 의미가 쌓이고 스토리가 축적되어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존중을 받게 될 것이라는 확신을 하고 있습니다. 공무원들이 좀더 큰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가져 주시기를 원합니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프로필 사진
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