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공서의 보안

이강석 전 남양주시부시장

 

 

1시간 30분동안 작성한 워딩 문서가 일순간에 사라졌습니다. 화면에서 사라진 9장 분량의 글이 디렉토리 문서명으로 숨어들었습니다. 다시 찾아가니 원래대로 되돌리는가를 묻습니다. 얼결에 되돌린다고 하자 파일을 처음 열었던 초기상태가 됩니다. 되돌리지 않겠다고 해야 화면에서 사라진 워딩자료가 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시 1시간 넘게 작성을 했습니다. 한번 머리속에서 정리한 내용이니 두번째 작성시에는 시간이 조금 절약되기는 했습니다. 그리고 날아간 화일은 인연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마음 편안하게 먹기로 했습니다. 인연이 닿지 못하여 사라진 파일을 아쉬워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으니 하는 말입니다. 앞으로는 파일을 작성하는 중간에 저장단추를 누르는 것을 기억하기로 했습니다.

 

1988년경 워드프로세서가 처음 도입되었을때 "상대"라는 단어를 한자로 변환하면 지금까지 작업한 글이 깨져버리는 사고를 몇번 겪고나서 그 원인이 상대라는 단어변환인 것을 알았습니다.

 

당시에 비슷한 시기에 농어촌개발과에서는 "인사"를 한바로 변환하면 깨지는 사고를 겪고 있었습니다. 동병상련입니다. 간단한 사고로는 "용도"라는 글을 입력하면 "1988"로 자동 변환되기도 했습니다.

 

컴퓨터 프로그램의 숙성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시 1988년 워드는 화면과 출력물이 달랐습니다. 그래서 화면을 보면서 입력하고 출력물을 머릿속으로 상상했습니다. .h8은 큰 글씨이고 .h5는 작은 글씨, .ce는 이 문장을 중앙으로 보내달라는 주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상상대로 작성되지 않으므로 일단 종이출력을 한 후에 다시 편집작업을 이어갔습니다.

 

최근에 화성시청에서 기간제로 일하고 있는데 PC의 보안이 강화되어서 메일이 안되고 개인 프로그램은 구동되지 않습니다. 파일을 복사하는 것도 어렵고 복사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개인의 자료를 입력하는 것도 조심스럽습니다. 일단 관공서 피씨에 자료를 들이면 오픈된다고 보아야 합니다.

 

이제는 워드프로세서가 일반화되고 이메일이 실용화되고 카톡으로 사진과 파일을 보내는 시대인데 행정기관은 보안을 이유로 여러가지 규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보안이 필요한 부서가 많을 것입니다만 효율성, 능율성을 가로막는 규제의 대못이 여러곳에 박혀 있습니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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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