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방송에 나오는 자연인, 갈데까지 가보자 등에서 현대문명 몇가지를 포기하는 대신에 자연에서 참으로 많은 것을 얻는다는 스토리를 보게 됩니다.
문명에서 벗어나 신석기시대로 돌아가면 전기가 없습니다. 전기는 불을 밝히는 것은 기본이고 냉장고, TV등 가전제품을 움직입니다. 야채를 갈아주는 믹서기도 가동되지 않습니다.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프로그램에서는 자전거 발전기에 믹서기를 연결하거나 선풍기를 자전거 페달을 돌리는 인간의 동력으로 움직이라 합니다.
선풍기를 내 힘으로 발전하여 돌려서 시원함을 얻으면 운동효과는 극대화 될 것이지만 시원함은 부족할 것입니다.
차라리 자전거 페달을 돌리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더 나을뻔 했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에너지의 중요성과 화석 연료를 줄이자는 캠페인으로는 성공적입니다.
자연속에 들어가 원시생활을 해도 키보드는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1970년대 처럼 타자기를 들고갈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전기없는 산속에서 컴퓨터 키보드를 치려면 배터리가 있어야 합니다. 시내에서 먼 곳이니 일주일에 한두번 배터리를 짊어지고 다니는 것도 어렵다고 하면 태양광을 이용한 축전지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낮에 축전지를 채우고 밤에 글을 쓰다가 배터리가 방전되면 다시 종이위에 연필로 쓰고 다음날 아침 10시경에야 태양광이 가동되면 다시 키보드를 이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소소한 삶을 실제로 글로 완성하여 산속에서는 참으로 인터넷을 연결하에 세상에 보내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그려보는 것입니다.
이른바 산속에서 바람결에 날아온 편지를 읽는 기분으로 산속 흰수염 도사님의 글에 공감하면서 잠시 산속 생활에 동참해 보는 기회를 얻는 것입니다.
또 산속생활에서 우리의 생체리듬이 달라질 것이라는 말입니다. 요즘에는 일찍자고 더 일찍 일어나는 패턴이라면 산속에서는 더 일찍 자고 더 새벽 4시에 기동하게 될 것입니다.
산속생활은 저녁에는 일단 어둡고 산짐승도 돌아다닐 것이므로 가급적 집안에 머물게 되지만 새벽 3~4시만 되어도 활동이 가능할 것입니다.
맑은 공기속에서 산을 오르고 내리고 좋은 식물을 채취하여 간식으로 주식으로 한다면 생체리듬의 변화는 물론 신체 구성의 면에서도 큰 변화가 가능할 것입니다.
30년된 도라지를 만나고 15년 성장한 더덕을 캐서 생식하는 자연인의 삶을 살아간다면 문명에서 만나고 맞닥뜨린 각종 신체의 불편함이 서서히 사라지고 새로운 활력의 청춘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기대를 합니다.
하지만 이런 상상과 구상은 허구일 수 있습니다. 일단 질기고 모진 인연의 끈을 잡고 살아가는 현대인에게는 여간 모진 마음 아니고는 결행할 일이 아닐 것입니다.
솔직히 한여름에 텐트치고 하룻밤을 보낸 기억이 있을까요. 과거 23세에 한계령 정상부근 도로 중앙에서 한잠 자고 일어난 기억이 있습니다만 30넘어 지금까지 산속에서 하룻밤을 보낸 일조차 없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소설속의 주인공처럼 나름 산속 생활에 대한 그림을 시방서로 만들어 보는 것입니다. 아마도 불편함이 아주 많을 것입니다.
문명속 일상에서 가지고 있는 수만가지 소품이 일거에 사라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면봉, 화장지, 스킨로션, 과자, 사탕, 아이스크림 등 수많은 문명이 일거에 사라진 곳에서 덩그란이 혼자 남게되는 모습을 상상해 보는 것입니다.
언젠가는 꼭 한번 그리 해보고 싶습니다만 그날이 빨리 당도하여 자연인으로 한해 4계절 정도 살아보는 로망을 꿈꾸면서 오늘 주어진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그것이 오늘을 사는 현대인의 숙명일 것입니다만 그 현대인에게도 자연스럽게 신석기시대의 모습이 떠올라 가슴 설레이게 합니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53권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