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공무원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전 경기도청 언론담당)

 

 

축구에서 골을 넣으려면 골대안으로 공을 차 넣어야 하고 골프에서 버디를 하려면 홀컵을 지나갈 정도의 힘으로 공을 보내야 합니다. 골대앞에서 투스텝으로 망설이면 꼴인이 없고, 골프장에서 '공무원 퍼팅'으로 골프공을 홀컵 20cm까지만 보내면 '버디(Berdie)가 보기(Bogey)'가 됩니다. 공무원퍼팅이란 '최소한만 일 한다'는 데서 유래하는 것 같습니다.

 

세상사도 마찬가지이고 언론홍보는 더더욱 그러합니다. 일단 충돌하여 번쩍하고 광채가 나고 나면 흥하든 망하든 무슨 일이든 벌어지게 됩니다만 추돌을 피하려 살살 가면 얻는 것이 없거나 적습니다. 공보부서 공무원, 홍보담당 직원은 골대앞 축구선수처럼 내달려야 합니다. 손흥민 선수처럼 내달려야 골키퍼와 1:1 상황을 마주하게 되는 것입니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서 매니저 이야기가 나오는데 매니저가 방송국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자신의 연예인을 소개하는 모습을 봅니다. 전혀 안될 것같은 일이 실전으로 가능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을 봅니다.

 

그러니까 손흥민, 박지성, 안정환, 차범근 등 축구에서 꼴을 많이 넣은 선수는 늘 꼴대 앞으로 내달렸습니다. 바다에 낚시바늘을 던진 횟수만큼 고기를 잡는 것이 아니듯이, 슈팅이 모두 꼴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은 적극적으로 슈팅을 시도하고 유효슈팅을 늘리다 보면 꼴인 숫자도 많아집니다.

 

축구에 대한 스토리가 있습니다. 과거 어느 시골에서 벌어진 유명인사의 조기축구에서는 모든 선수들이 '어르신'께 공을 몰아주었고 심판도 웬만하면 업사이드를 불지 않았으므로 꼴인 숫자가 늘고 함께하신 조기축구회원들이 아침 해장국에 고깃국도 함께 얹어서 맛나게 먹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홍보전략 중 다다익선 전략을 강조하고자 합니다. 이것이 홍보자료가 될까 고민하지 마시고 일단 도전하시기 바랍니다. 반복적으로 자료를 내고 습관적으로 보도자료를 만들어서 제공하면 어느 날에는 적극적인 취재기자를 만나 '대박'을 치기도 합니다.

 

하지만 참으로 멋진 우리의 기사가 나기로 되어 있었지만 대형 화재가 발생하여 온 나라가 난리통이라면 당신의 기사가 들어서기로 했던 자리는 사라질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신문, 늘상 새로움을 추구하는 언론이기 때문입니다.

 

신문과 방송 뉴스는 새로움을 추구합니다. 사건사고는 모든 기사에서 최우선권을 갖고 있습니다. 화재가 발생하고 대형 교통사고가 나면 신문 편집부 사무실은 크게 요동을 치게 됩니다.

 

일주일 전에 약속한 도지사, 시장군수 인터뷰 약속도 대형 산불 하나에 밀리게 됩니다. 시청을 향해 달려오던 카메라가 교통사고 현장을 찍느라 늦기도 하고 아예 인터뷰를 연기하자 합니다.

 

그래도 우리가 화낼 수 없습니다. 기관장님께는 송구한 일이지만 잘 설명하시기 바랍니다. 시장·군수님도 자신의 인터뷰보다 교통사고로 다친 시민을 더 걱정하셔야 합니다. 화재로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도지사님은 인터뷰를 취소하고 현장으로 달려가야 합니다.

 

하지만 언제나 꼴을 넣겠다는 집념을 가지고 일단 도전하시기 바랍니다. 좋은 자료이든 비중이 좀 낮은 내용이라 해도 어떤 돌발상황이 발생하여 우리에게 좋은 기회가 올 수 있다는 생각을 품고 매일매일 홍보에 최선을 다하시기 바랍니다. 정말로 생각하지도 못한 행운이 올 수 있습니다.

 

홍보성과라는 마약스러운 기쁨을 한번 맛보시면 신이 납니다. 행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언론에 그 내용이 나오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입맛을 다시게 될 것입니다.

 

우리 편이 공을 잡은 순간은 물론 상대편이 볼을 지켜도 우리가 냅다 내달리면 상대 선수가 깜짝 놀라서 우리 선수에게 공을 패스하여 노마크 찬스를 만나게 해 주는 상황을 만날 수도 있으니까요.

 

 

[저자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경기도민회장학회 감사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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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