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공무원#만찬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전 경기도청 언론담당)

 

 

일단 지방지 신문사 본사에 근무하는 언론인과 깊이있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후에도 친밀한 관계를 지속하겠다는 생각으로 식사약속을 잡는다면 금요일이 좋고, 금요일이 아닌 경우에는 저녁 8시 이후로 시간을 정해야 합니다.

 

토요일자 신문이 없어졌으므로 목요일 저녁에 금요일자 편집을 마치게 됩니다. 금요일 오후에는 시간이 느슨할 것입니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저녁 6시를 전후하여 간단한 식사를 하고 빨라도 9시까지는 편집 화면을 들여다보아야 하는 언론인으로서의 숙명적인 역할이 있습니다.

 

하지만 시군청에 주재하는 이른바 주재기자와 식사를 하는 경우에는 요일이나 시간에 큰 제약이 없습니다. 다만 한 달에 한 두번은 제2사회부에서 시군 주재기자 회의가 있습니다. 그날만 피하면 쉽게 저녁식사 시간을 잡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군주재 언론인들은 저녁보다 점심 식사를 선호할 것입니다. 가급적 점심을 잡되 밀접하게 친해지고자 한다면 저녁 시간을 가끔 잡으시면 좋겠습니다.

 

언론인과 저녁식사를 하는 패턴은 몇가지 있습니다. 1:1을 선호하시는 분이 있습니다. 대화소재가 부족하다면 정치부, 사회부, 경제부 등 회사단위로 만날 수 있습니다.

 

우리기관 출입기자 중 1진과 2진을 나누어서 식사를 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세로축 모임과 가로축 식사를 병행하는 것이 언론과의 융합에 좋습니다.

 

그런데 언론인들 중에는 서로 낯을 가리거나 불편해 하거나 호불호가 가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개 기자하고는 친한데 그 옆의 차장하고는 불편한 경우가 있습니다. 기자생활을 해온 이력을 조금 깊이 파악해 보면 그 사연을 캐취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무조건 기자님을 모을 것이 아니라 같은 차장 라인이라도 서로 호흡이 맞는 사람을 모아서 점조직으로 만나야 합니다.

 

공보실 간부는 그래서 자주 식사를 해야 합니다. A그룹과 식사약속을 잡으면 나머지가 속한 B팀과도 다음 주 같은 날에 미리 약속을 잡아 주어야 합니다. 약속이 잡히지 않으면 B팀 기자들은 일주일간 불안과 불만이 쌓이게 되니까요.

 

언론인은 늘 비교하고 평가하는 직업이다보니 우리그룹을 제치고 다른 그룹과 먼저 식사를 하면 기분이 상합니다. 그래도 그 다음 주에 우리그룹하고 두번째로 식사를 하기로 미리 약속을 했으니 용서할 수 있습니다.

 

중심적 역할을 하는 기자와 저녁약속을 잡으면서 당신이 함께할 동료를 선정하라 하면 됩니다. 이번 식사초청에 누락된 기자중 중심역할을 하는 이와 그 다음 주에 약속을 잡으시기 바랍니다.

 

결론적으로 밥 사고 욕먹는 공무원이 있고 밥 먹으면서 다른 공무원을 욕하는 기자도 있습니다. 한번은 국장님의 명에 의해 대타로 가서 저녁을 사는데 끊임없이 공무원을 나쁜 표현으로 비판하는 언론인이 있었습니다.

 

다른 공무원을 만나시면 이런 방법으로 저를 비평하시겠군요 물으니 아니라고 합니다. 하지만 사실이었습니다. 그래서 밥 얻어먹고 칭찬받는 공무원, 밥을 사도 공무원을 욕하는 기자를 만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함께 밥을 먹으면 친해집니다. 밥 먹은 기억은 쉽게 지워지지 않습니다. 그러니 시간을 내서 언론인과 밥을 먹어야 합니다. 밥을 먹으면서 업무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밥을 먹었다는 사실로 우리를 응원하는 응원단 인원이 몇 명 늘어난 것이니까요. 走馬加鞭(주마가편)은 달리는 말에게 필요한 것이고 도와주는 언론인에게 더 도와달라 말하는 것은 결례입니다.

 

우리의 공직생활을 도와줄 언론인과 자주자주 함께하시기 바랍니다. 기업에서도 우리 회사를 찾아오는 언론인 모두에게 최선의 관심을 주시기 바랍니다. 언론인과의 식사는 참으로 중요합니다. 우리 회사와 나 자신을 위해서 소중한 일입니다.

 

 

[저자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경기도민회장학회 감사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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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